경북도가 행정안전부 주관 전국 29개 중앙정부 합동 자치단체 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내리 2년간 전국 최 하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도청이전에 따른 불가피한 업무소홀이나 3선 연임 도지사의 레임덕 현상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경북도가 안고 있는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개선 의지도 없는 합리화에 불과하다.

경북도가 지방 자치단체 평가에서 꼴찌 수준을 보인 것은 구성원의 혁신 의지가 결여된 결과이거나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한해도 아니고 2년 연속 전국 최하위 수준인데 도청이전이나 레임덕 운운하는 것은 상황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행안부는 19일 전국 17개 시·도가 지난해 수행한 국가위임사무, 국고보조사업, 국가 주요시책 등의 추진성과를 평가해 발표했다. 이 평가는 일반행정은 물론 지역경제, 보건복지, 일자리 창출 등 모두 11개 분야를 가 나 다 등급으로 순위를 매겼다.

평가에서 경북도는 일반행정, 사회복지, 안전관리, 규제개혁, 일자리 창출, 환경산림 등 모두 6개 분야에서 최하 등급인 다 등급으로 평가됐다. 가 등급을 받은 것은 지역개발 1개 분야에 불과했다. 보건위생, 문화가족, 중점과제 등 3개 분야는 나 등급이다. 도 부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인 충남도의 경우 9개 분야가 가등급을 받고 2개 분야가 나 등급을 받았으며 다 등급은 1개 분야도 없었다.

경북도는 또 광역시 부 11개 평가 부문 중 절반인 6개 부문에서 가, 4개 부문 나, 1개 부문 다 등급을 받아 울산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대구시와 대조를 이룬다. 경북도는 경주와 포항 지진 등으로 안전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지만 결과는 꼴찌 수준으로 평가됐다. 또 일자리 창출도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 성과는 전국에서 가장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최하 등급을 받았다.

행안부의 이번 자치단체 평가는 11개 분야별로 연구기관, 학계 등 전문가 146명으로 합동평가단을 구성해 시도 간 상호검증과 중앙부처, 시도 평가위원회가 합동으로 실질 검증을 통해 평가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은 이번 행안부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 결과를 찬찬히 들여다보고 행정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이 당선인은 당선 소감으로 경북도를 나라의 중심으로 다시 서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북도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병을 알아야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행안부가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행정 자문단을 구성해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맞춤형 컨설팅을 할 계획이라 한다. 경북도는 가장 먼저 행안부의 컨설팅을 자처해야 한다. 스스로 개혁 의지도 중요하지만 외부의 자극이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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