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3경기 모두 골문 지키며 ‘주전 수문장’ 우뚝…독일전 MOM 선정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골키퍼 조현우가 독일 베르너의 헤딩 슛을 막아내고 있다. 연합
2018 러시아 월드컵 태극전사의 마지막 경기에서 1%의 기적은 없었지만, 대신 특급 수문장을 얻었다.

진격의 전차 군단에 ‘불꽃 선방’으로 맞선 ‘대구의 데 헤아’ 조현우(27·대구FC)다.

조현우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 F조 3차전에 선발 골키퍼로 나서 골문을 지켰다.

반년 전까지만 해도 이 순간 조현우가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불리는 독일의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와 각자의 골대 앞에서 마주 서리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야 A매치에 데뷔했다.

대구를 비롯한 K리그 팬에게는 번뜩이는 선방으로 이름을 알려 ‘대구의 (다비드) 데 헤아’라는 뜻의 ‘대헤아’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그였지만, 국가대표로선 경험이 전혀 없었다.

데뷔전에서 세르비아를 상대로 선방 능력을 뽐내며 깊은 인상을 남긴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도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아 기회를 얻었다.

조현우를 뽑기 시작한 이후 월드컵 본선 준비 체제에서 신 감독은 선수 명단을 작성할 때면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과 더불어 조현우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세 선수를 번갈아 기용하면서 이번 대회 첫 경기 직전까지도 경쟁을 강조했던 신 감독이 택한 건 조현우였다.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서 아쉬운 페널티킥으로 한 점을 내준 것 외에 안정적으로 골문을 지키며 신임을 얻었고, 멕시코와의 2차전에도 장갑을 꼈다.

그는 0-0으로 맞선 후반 3분 한국이 맞이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기는 데 앞장선 것을 시작으로 무실점 경기를 이끌며 한국이 기적의 2-0 승리를 거두는 발판을 놨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레온 고레츠카가 완벽한 헤딩 슛으로 연결했으나 조현우의 손이 기다리고 있었다.

만만하게 봤던 한국을 상대로 득점하지 못하며 연신 진땀을 닦던 독일은 마리오 고메스, 토마스 뮐러 등 베테랑 공격진을 총동원해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후반 23분 다시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이은 고메스의 절묘한 헤딩슛을 조현우가 다시 잡아내 독일의 마음을 더욱 급하게 만들었다.

후반 43분엔 토니 크로스의 날카로운 오른발 슛을 넘어지며 방어하며 조현우는 자신의 첫 월드컵 ‘무실점’ 경기를 남겼다.

그의 선방에 동료들은 후반 추가시간 두 번의 ‘극장 골’로 응답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날 그를 경기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해 활약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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