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양식장에서 기르던 물고기들이 폭염으로 올라간 수온을 견디지 못해 떼죽음을 당하는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 양식 어민들이 얼음물과 액화 산소로 물의 온도를 낮춰보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장기간 폭염이 이어지면서 바닷물까지 데워져 피해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상 유례없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농작물과 축산, 수산 양식장 등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제는 여기에다 가뭄 피해까지 덮치고 있어서 농민들의 걱정이 크다.

연일 35℃가 넘는 고온과 강한 햇볕이 내리 쬐면서 농작물의 생육환경이 악화돼 채소와 과일이 말라 비틀어지거나 검게 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채소의 작황이 매우 부진하고, 과실류들도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폭염은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농도로 불리는 경북 전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폭넓게 나타나고 있어서 그야말로 국가재난 수준이다.

경북지역 농민들의 농심이 바짝 타 들어가고 있다. 최악의 폭염으로 농촌지역 피해가 불어나고, 가뜩이나 어려운 농가의 일손부족은 정부의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경북지역 농민들은 폐농의 극단적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폭염으로 5일 현재까지 경북지역에서만 햇볕 데임 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규모가 400여㏊를 훌쩍 넘었다. 또 닭과 돼지 등 가축 폐사도 41만3600여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산양식장 피해도 늘고 있다. 포항과 영덕 등 동해안 지역의 양식 어장에서 어류 6000여 마리가 폐사하는 등 지역 곳곳에 폭염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폭염에 농작물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그늘막 설치나 과수 봉지 씌우기, 농약·영양제 방제 등은 일손부족으로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최근 1년 새 경북지역 농민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은 농가가 80%를 넘는다는 관련 기관의 조사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폭염 장기화로 농어가의 피해가 커지고 수급이 악화되면 당장 밥상물가에 큰 영향을 준다. 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추석 물가도 덩달아 뛰어서 서민 가계에 큰 주름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는 우선 농수축산업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폭염에 따른 농작물의 생육과 병해, 가축 폐사, 양식 물고기의 폐사 등을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농작물의 생육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관정개발이나 간이급수시설, 살수차 등을 동원하는 긴급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농어민들도 폭염과 가뭄 피해를 줄이기 위한 행동요령과 과수원, 축사, 양식어장의 관리 요령을 철저히 지켜서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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