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부진으로 인한 공급 차질···지난달보다 최대 143.6% 올라

“잎채소 가격이 너무 올라 선뜻 사기가 힘이 드네요”

8일 이마트 포항이동점에서 만난 주부 전 모씨(60)는 시금치 한 단을 들었다 놨다 하며 고민하고 있었다.

시금치 가격이 한 달 사이에 2배 이상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0일 이후 한 달 가량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소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고온 및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인해 물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생육부진과 상품성 하락으로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의 출하물량이 감소한 배추·무·양배추 등 대표적인 잎·뿌리채소 가격이 모두 올랐다.

이마트 포항이동점 기준 이날 시금치 한 단에 4480원으로 지난달(2100원)보다 113% 나 올랐다. 양배추(3480원) 75.7%·배추(4480원) 50%·무(2480원) 39%·감자(2280원/1kg) 15%·적상추(1550원/200g 1봉) 12.3% 각각 상승했다.

주부 전 모 씨는 그나마 한 개에 1000원 이하인 찰옥수수(580원)·둥근 호박(790원)·가시 오이(890원)에만 눈길이 쏠렸다.

포항농협 채소공판장 역시 8일 기준 무 한 개에 2500원 선으로 지난해(1500원) 대비 66%나 높게 거래됐다. 배추는 한 포기에 4000원으로 지난해(2500원) 보다 60% 상승했고, 감자 20kg 기준 4만원 선으로 지난해(3만원 선)보다 33%가량 오른 가격이 형성됐다.

탑마트 우현점도 양배추가 5980원으로 지난해(3180원)보다 88%나 높게 판매됐다. 무는 3780원으로 지난해(2580원)보다 46%, 배추는 4500원으로 지난해(3780원)보다 19%가량 개당 가격이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의 ‘주요 농산물 주간 거래 동향’ 역시 6일 기준으로 전월보다 시금치는 무려 143.6%나 껑충 뛰었고, 양배추가 116.4%·배추 88.6%·무 51.5% 등 주요 채소들의 가격이 급등했다.

주간 가격변동 역시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채소 가격은 1주 전보다 5.4% 뛰었으며, 수산가공품은 7.0%, 생선류는 2.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소는 조사대상 21개 품목 가운데 13개가 올랐다.

양배추가 한 주 새 41.2% 올라 가격 인상률이 가장 높았으며, 시금치(33.4%)·깻잎(19.1%)·상추 및 배추(11.4%)·단무지(10.6%) 등도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aT 관계자는 “배추의 경우 준고랭지에서 고랭지로 작기가 전환되는 출하 공백기인 데다 고온·가뭄 지속으로 생육이 더뎌지는 등 작황이 부진해 출하물량이 감소했다”며 “특히 고랭지 배추 작황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8월 중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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