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좌장·친문 원로 당권 접수…10%p 이상 여유있는 승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대표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대표에 7선의 이해찬 의원이 뽑혔다.

이 신임 대표는 25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42.88%의 득표율로 송영길·김진표(기호순) 후보에게 승리했다.

이 대표는 송 후보(30.73%)와 김 후보(26.39%)를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사전에 이뤄진 권리당원 ARS 투표(40%), 국민(10%)·일반당원(5%) 여론조사에 이날 현장 대의원 투표(45%)가 더해지면서 승패가 갈렸다.

이 대표는 대의원(40.57%), 권리당원(42.79%), 국민여론(44.03%), 일반당원(38.20%) 등 대체로 40%가 넘는 득표율을 올렸다.

문재인정부의 집권 2년 차를 맞아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당심이 강력한 리더십을 내세운 이 대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당대표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에서 “문재인정부 성공, 총선 승리, 정권 재창출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제일 먼저 민생경제 안정에 집중하겠다”며 “전국을 돌며 약속드린 대로 민생경제연석회의부터 가동하겠다.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당심의 선택을 받은 이 대표는 2년 간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잘 뒷받침해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여소야대(與小野大) 지형 아래 야당과의 협치, 건강한 당정청 관계 설정 등도 숙제다.

이 대표는 야당과의 협치와 관련해서 “5당 대표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면 좋겠다”며 “국민들을 위한 최고 수준의 협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노무현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친노(친노무현) 좌장이자, 친문(친문재인) 세력이 핵심인 당에서 경륜을 갖춘 원로로 꼽힌다.

30년 전인 1988년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돼 교육부장관, 총리, 당대표 등 굵직굵직한 역할을 한 민주당 역사의 산 증인으로 꼽힌다.

이 대표가 민주당 당권을 거머쥐면서 노무현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인사들이 여의도 정치권 전면에 등장하는 분위기가 더욱 강해졌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노무현정부에서 각각 대통령 정책실장과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이들에 더해 바른미래당에선 손학규 상임고문이 당권 도전에 나서 여의도 정치에 ‘올드보이 전성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위원으로는 박주민(초선·21.28%), 박광온(재선·16.67%), 설훈(4선·16.28%), 김해영(초선·12.28%) 의원이 뽑혔다. 남인순(재선·8.42%) 의원은 여성 몫으로 한자리 배정된 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유승희(3선)·박정(초선) 의원과 황명선 충남 논산시장은 최고위원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특히 박정 의원은 9.30%의 득표율로 남 의원에 앞섰으나 5명 가운데 1명은 여성 최고위원으로 뽑는다는 규정에 따라 분루를 삼켰다.

박주민·김해영 의원의 최고위원 합류로 40대·초선 의원의 지도부 진출이 두드러진 경향이 나타났다.

한편, 이날 오후 6시께 예정된 투표 결과 발표가 한시간 이상 지연되면서 사회자가 애국가 제창을 제안했으나 호응이 없자 불발됐고, 민주당 등을 소재로 한 3행시 등으로 시간이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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