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관광지
굽이진 계곡 따라 걷는 트래킹으로 온몸 '힐링'

울진 왕피천 전경.
흔히들 울진을 떠올리면 탁 트인 바다를 상상하지만, 오랜 세월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왕피천은 이에 못지않은 감동을 선사한다.

우리나라에서 얼마 남지 않은 오지라 불리는 ‘왕피천’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탓에 수많은 천연동식물이 서식하는 원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이곳 굽이진 계곡을 따라 걷는 트래킹은 자연과 하나 됨을 느끼는 동시에 온몸이 힐링되는 최고의 인기 관광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총 4개 코스로 구성된 탐방로는 제각각 독특한 특성을 자랑한다.

제1코스는 동수곡 삼거리를 출발해 실둑교를 잇는 12.1㎞다. 이곳은 숲과 하천이 어우러져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지만 약간(?)의 둔탁한 돌 바닥 때문에 하천을 걸을 땐 미끄러지지 않도록 발가락에 힘을 꼭 줘야 한다.

하천을 지나 숲을 통과할 때면 은광과 다랑논, 화전민의 옛 문화를 엿볼 수 있으며, 운이 좋으면 멸종위기종인 산양과 수달도 만날 수 있다.

제2코스는 협곡과 절경의 왕피천을 탐사할 수 있다.

여덟 굽이 굴구지 마을을 출발해 상천동과 용소를 거쳐 다시 굴구지로 돌아오는 9.8㎞ 구간으로 명소인 보부상 길과 구산리 삼층석탑을 볼 수 있다.

제3코스는 수곡리를 출발해 남사고 선친 묘소와 샘물, 하원리를 걷는다.

총 길이는 7.6㎞지만, 오르막 내리막과 역사가 스며든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전체 코스 가운데 탐방시간이 가장 긴 약 5시간이 소요되는 곳이다.

이곳을 거닐다 보면 한국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는 격암 남사고 선생의 유적지를 지나간다.

남사고 선생은 조선 중기 학자면서 명풍수로 알려졌고, 지금까지 그의 다양한 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제4코스는 에코투어사업단을 출발해 거북바위, 불영사 등 전설의 역사가 얽힌 산길을 걷는다.

10.4㎞를 걷는 이 구간은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비구니 사찰인 불영사와 박달재를 탐방할 수 있다.

불영계곡을 벗어나 박달재로 이어지는 곳에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금강송과 길 곳곳에는 이름 모를 식물들이 자생해 신비함을 더한다.

4곳의 탐방로는 각각 넘치는 개성과 산과 계곡을 넘나들며 걸을 수 있어 지루하지 않고 생동감이 넘치는 게 특징이다.

울진군 관계자는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자연 트래킹 코스인 왕피천 생태 탐방로는 천천히 걷다 보면 인간이 자연에 동화되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많은 관광객이 겨울이 오기 전 생태 탐방로를 찾아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좋은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진군은 탐방로의 자연생태 보호를 위해 100%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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