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의원 다짜고짜 주먹질…동료 의원은 구경만

예천군의회 의원이 외국 연수 중에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인 가이드 A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 박종철 의원의 폭행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
예천군의회 의원이 외국 연수 중에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인 가이드 A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 박종철 의원의 폭행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
예천군의회 의원이 외국 연수 중에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인 가이드 A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3일 박종철 의원의 폭행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 중 빚은 물의가 사회적 이슈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폭행 당사자인 박종철 전 부의장이 해외연수 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CCTV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그동안 박 부의장은 사건 당시 술을 마시지도 않았고 주먹으로 때린 것도 아니라 손톱으로 긁은 정도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 의원은 지난 4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자신이 맡고 있던 군의회 부의장직을 사퇴했고 소속정당이던 자유한국당에서 탈당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활빈단이 7일 박 의원을 경찰에 고발해 현재 조사를 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가 8일 공개한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20일부터 7박 10일 동안 미국과 캐나다 연수에 나섰다가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 영상은 지난달 23일 오후 6시 15분쯤(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의 버스 안에서 찍힌 것이다.

공개된 영상에서 박 의원 뒷좌석에 누워있다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앞에 앉아 있는 가이드에게 다가와 다짜고짜 가이드의 얼굴을 오른쪽 주먹으로 때린다. 당황한 가이드는 몸을 숙이고 얼굴을 가린 채 고통스러워하지만, 박 의원은 계속해서 가이드를 폭행했고 이를 보다 못한 버스 운전기사가 만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급기야 박 의원이 가이드의 팔을 비틀기도 해 이형식 의장이 뒤늦게 박 의원을 제지했지만, 박 의원은 이 의장을 되레 밀어버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후 가이드는 안경이 부러져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 911에 신고했으며, 4분여 동안 폭행을 당한 가이드는 응급실로 이송돼 얼굴에서 안경파편을 꺼내는 치료를 받았다.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폭행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가이드는 “폭행사건 당시 현지 경찰에 신고하자 의장과 몇몇 분이 무릎을 꿇고 한 번만 살려달라고 애원했다”며 “내가 실수해서 넘어져 다친 것으로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예천군 의원들은 급하게 돈을 걷어 합의금 명목으로 500만 원가량을 가이드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의원들의 중재로 가까스로 합의했지만, 박 의원은 가이드에게 적반하장 태도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이드는 “호텔에서 합의문을 써 주자 박 의원이 이를 주머니에 넣더니 ‘나도 돈 한번 벌어보자. 너도 나 한번 쳐보라’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추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가이드는 “권도식 의원이 ‘여성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을 찾아달라’, ‘접대 술집이 없다면 보도방을 불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에 대해 “가이드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단 한 번 ‘현지에도 도우미가 나오는 노래방이나 가요주점이 있느냐. 있으면 일정 끝나고 한번 가고 싶다’고 했고, 가이드가 ‘없다’고 해 그걸로 얘기를 끝냈다”고 해명했다.

박종철·권도식 의원 관련 논란이 확산하자 두 의원을 포함한 예천군의회 의원 9명과 함께 간 의회사무과 직원 등 9명은 연수비용 1인당 442만 원, 총 6188만 원을 전액 반납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시간이 지날수록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기초의회 폐지 및 해외연수 금지’, ‘정치인의 해외 연수를 전면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40여 건에 이르는 등 줄을 이으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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