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아침 해로 얼굴 씻고 새 날의 깨어있는 정신으로 희망을 이야기 하면서 살자

박상호 수필가

갑오년 새해가 밝아온다.

먼동 트는 새벽 빛 고운 물살을 가르고 우리의 이마위에 얹히는 원형의 보석에 새겨보는 청마의 꿈, 저 비상하는 말의 등짝위에 휘갈겨 내리꽂는 희망이라는 화살을 꼬나들고 거침없는 광야를 내달리자.

희망이란? 삶에 대한 도전이자 용기이며 뜨거운 사랑이다. "더 잘 될 것이다. 더 나아질 것이다. 더 발전할 것이다" 라는 긍정의 신호이다. 가슴 벅찬 새해에 우리는 저 찬란한 동해바다에 "사람, 문화, 사랑, 생명"이라는 희망의 돛을 띄우자.

호미와 쟁기로 척박한 땅을 일구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땀이 서린 곳, 뜬 눈으로 고달픈 노동의 새벽을 견디며 형과 아우가 억척스럽게 삶의 터전을 다지는 곳, 우리는 이 땅에 가족이라는 이름을 끌어안고, 한 직장 한 조직에 진을 치고 부딪치고 웅성거리며 살아왔고 또 살아갈 것이다.

하기에 너와 나, 우리 하나 하나가 희망이 아닐까?

새해에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벽을 허물고 더 큰 목표와 꿈을 가지고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자.

서로의 신뢰와 가치를 바탕으로 희망의 공을 더 높이 쏴 올리자.

오늘의 21세기는 문화융성의 시대다. 문화가 밥이고 오늘을 살아가는 밑천이다. 문화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에 창조라는 색깔을 입힌 유무형의 자산이다.

우리의 가슴에 설렘과 기쁨, 감동과 유희의 파도가 일어날 때 문화는 밥이 되고 양식이 되는 것이다.

새해에는 아름답고 더 찬란한 문화의 집을 짓고 문화의 성터를 더 견고하게 다지자.

사랑의 정의란, 희생이 동반된 인간의 배품과 배려다. 전장에서 부하에게 자기가 쓴 철모를 벗어 씌어주고 자기는 헝겊으로 머리띠를 두른 체 싸우고, 죽어서도 장군의 묘역에 가지 않고 병사들과 같이 있고자 했던 어느 장군의 신념,

재래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며 부르튼 손으로 번 돈 1억원을 익명으로 기부한 할머니의 아름다운 가치, 아름다운 사랑을 실천하는 수많은 봉사자들의 고운 손길들이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가난하고 소외 된 우리의 이웃들, 사회에서 밀려난 약자에게 새해에는 더 많은 사랑의 마음을 보태고 사랑의 온도를 더 높이자.

생명은 살아있음의 흔적이며 기록이며 신호다.

이 세상 모태보다 더 위대한 것은 없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 밤 냉수 물을 떠 놓고 기도를 하고 있는 어머니, 그 수천수만 사발의 냉수 물속에는 생명에 대한 전부가 담겨있다. 생명이 자본이고 헤아릴 수 없는 창조의 광장이다. 새해에는 부디 이 생명의 위대함을 구현하고 생명의 소중함에 귀 기울이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어둠이 걷히고 여명이 밝아온다.

꿈틀거리며 욕망으로 뒤척이던 바다가 오히려 고요하다. 해가 뜨려나 보다.

"어머니, 해가 뜨고 있어요. 둥근 해가요". "아희야, 말달리는 선구자의 기백이 푸른 동해바다로 내달리고, 청마의 꿈이 비상의 채찍을 후려치고 있구나, 동해의 아침 해로 얼굴을 씻고 새 날의 아침처럼 늘 깨어있는 정신으로 희망을 이야기 하면서 살자구나" 새해에는.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