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바이러스 현혹되지 말고 누가 진정한 민의 대표자인지 옥석구분은 유권자의 몫이다

제갈태일 편집위원

포항시장 선거가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관록을 앞세운 빅 투(big two)'가 인구에 회자(膾炙)되었지만 여성후보자가 새누리당 공천이 확정되면서 선거 판세는 가히 쓰나미를 방불케 하고 있다.

지지도가 낮았던 공천자가 지붕위로 날아오른 형국이지만 포항유권자 표심의 향방은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정국을 걷어 낼 수 있는 것은 '바람'이다. 흔히 후보자가 선거에 이기려면 선거전의 마술이라는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미국 마케팅 전문가인 세츠 고딘(Seth Godin)은 그의 저서 '아이디어 바이러스'에서 유효한 방법을 제시한다. 마케팅의 요체는 '아이디어'라는 것이다. 회사가 아이디어를 만들어 표적대상인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면 이들이 그 아이디어를 바이러스처럼 퍼뜨리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디어 바이러스 마케팅은 선거운동에도 유효하다. 많은 선거운동원들이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혈전을 벌여도 바람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유권자에게 호소력을 가진 아이디어를 개발하여 이를 유권자의 마음에 심어주어 스스로 퍼뜨리게 하면 바람은 일어난다.

바람의 특성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일 때 더욱 효과적이다. 결국 유권자로 하여금 당신의 선거운동을 대신하게 만드는 일이다.

따라서 선거의 승패는 바이러스성 메시지를 퍼뜨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 있다. 따라서 선거의 요체도 아이디어로 압축된다.

후보자는 선거를 주도할만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야 한다. 우선 아이디어는 새롭고 참신한 것이어야 한다. 타 후보자와 차별화가 되어야 하고 감정적인 교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유권자가 메시지를 잘 전달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하고, 신속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후보자도 배우와 같다.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창조적인 연기를 해야 한다. 왜 출마했는가가 분명해야 하고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가 무엇인지 유권자에게 어필되어야 한다. 정치적 자질이 뚜렷해야 하고 호의적이고 사교적이며 깨끗한 이미지로 친화력을 높여야 한다.

일거수일투족이 유권자들의 입소문을 탈만큼 좋은 이미지여야 한다. 악성 바이러스인 '비방이나 중상모략'은 선거판을 망친다. 악성 바이러스일수록 순식간에 번져 일을 망치므로 주의해야 한다.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회창후보가 아들의 병역기피문제로 낙마한 것은 악성바이러스의 대표적인 사례다. 노란 돼지저금통을 선거아이디어로 사용한 노무현은 황색'바람'을 일으켜 대통령이 되었다.

선거에서는 승자만 존재한다. 따라서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전략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진다. 분명한 것은 바람도 진실이 실려 있을 때 상승기류를 타는 것이다. 유권자들도 선거가 바로 되지 않으면 나라의 장래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후죽순처럼 몰려와 공천이 끝나면 파장이 되는 정치풍토도 문제다. 지방선거 정당공천이 과연 필요한지도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악성바이러스에 현혹되지 말고 누가 진정한 대표인지 옥석구분을 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후보자들도 신선한 아이디어로 페어플레이를 해야 할 것이다. 포항의 미래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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