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위에 총총 앉았다가 햇살 속으로

흩어지는 기쁨 세 마리

 

마당을 괴고 늘어진

게으름 한 마리

 

단단한 땅을 뚫고 고개 내민

사랑 반쪽

 

가물가물 보이지 않는

폭발 폭발들

5월도 지금은 하순, 봄의 끝머리다. 이른 봄에서 늦은 봄까지 봄은 온갖 것들을 그냥 두지 않았다. 어둔 밤하늘에 불꽃을 터뜨리듯, 푸른 생명을 곳곳에 터뜨렸다. 지금 창 밖을 보라. 그곳에 봄의 생명들이 아직도 폭발하고 있다. 그 속에 게으름도 있고, 사랑 반쪽도 머물고 있다. 검푸른 초록이 이 봄에 폭발로 마감하고 있다. <시인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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