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나무 열매에 정성 담아 '차별화된 맛·품질' 고객에 전달

▲ 이상남씨가 농사짓는 3만3천㎡ 규모 과수원.
▲ 오케이농원 이상남씨 부부.
▲ 체험행사에 참가한 방문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채 남기고 운명한 아버지 뒤이어 배농사 전념

소비자 직거래·NFC 배주스·잼 등 가공품 생산 판매

프룻다이어리, 작년 산자부 주최 굿디자인에 선정

협력농가와 고부가가치 가공품 신제품 출시 계획

농산물 판매 목적 아닌 나눔으로 체험 프로그램 준비


김천시 대항면 향천리 황악산 자락에 자리한 오케이농원 이상남씨(36)는 3만3천㎡ 규모의 과수원에 배 100t을 수확했다.

이씨의 배 100t은 일부 협동조합 납품 외 대부분 소비자 직거래로 판매되고 있으며, 매년 다른 재배환경과 수확상황 판매상황에 따라 직접 생과로 판매되지 못하는 부분은 NFC 배주스와 배잼과 같은 가공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이씨는 2003년 부친이 빚 얻어 과수원을 확장해 많은 부채를 남겨 놓은 상태에서 작고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농업에 전혀 뜻이 없던 그를 배농사에 전념토록 했고, 결과적으로 억대의 소득을 올리는 성공의 계기가 됐다.

이상남씨가 스물네살부터 12년간 배 농원을 지켜오며 배나무 열매 한 알에 담는 정성과 정직함이 장기적은 농원의 발전을 위해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하는 기본이라는 신념에는 변화가 없다.

생명수와 같은 건강한 열매로 소비자와 함께 하겠다는 노력은 상품을 넘어 이제는 고객에게 건강과 꿈을 전하는 일임을 더욱 느끼고 있다.

단독 농가에서 생산한 배 100t 전량을 직거래 하는 노하우에는 특별한 마케팅이 있다기 보다는 이런 신념이 열매의 품질과 맛, 농원의 신뢰성으로 전달되며 입소문으로 이어졌고, 건강하고 맛있는 배로 아이들이 꺼리는 한방배즙이 아닌 순수한 배주스로 만들어 달라는 고객들의 반응으로 저온에서 가공한 100% NFC(비농축) 배주스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데, 차별화된 맛과 품질의 배주스는 친환경 음료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씨는 앞으로는 한단계 변모된 모습으로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농사의 내용과 가치를 잘 담아 전달할 브랜드 '프룻다이어리'

프룻다이어리라는 브랜드 이름에는 '씨앗이 땅과 만나 건강한 과일로 태어나기까지 농부의 시선으로 과일의 삶을 기록'의 의미를 담고 열매의 일대기, 농사의 과정과 고락을 소비자와 소통하며 내용을 상품에 담아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매뉴얼대로 만들어 내는 공산품과 같을 수 없는, 자연이 만드는 농산물을 잘 전달하기 위해 브랜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패키지와 인쇄물이 만들어 졌고, 상표등록이 됐으며, 현재 브랜드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다.

프룻다이어리 브랜드 패키지는 2014년 산업통산자원부 주최 한국 디자인 진흥원 주관 주최하는 굿디자인(GD)에 선정됐다. 1985년부터 시작된 굿디자인 선정은 농산물 과일 브랜드 패키지로는 드문 일이다.



△글로벌한 농산품 준비

2008년 OEM 생산으로 생산량을 늘려오던 2차산업은 2012년 농원 내 가공공장을 준공해 품질을 직접관리하고 품목을 늘릴 수 있는 기반이 되며 2013년 브랜드네이밍과 패키지로 다시 태어난 프룻다이어리 배주스 포도주스는 2014년 가을 대미수출을 시작했다. 농산물 가공품은 앞으로도 중화권 수출을 목표로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글로벌한 상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주스 외에도 각 분야의 전문가와 배 잼, 배 셔벗을 개발했고, 프룻다이어리 협력농가와 함께 고부가가치 가공품 개발해 매년 신제품을 출시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포화된 국내 유통시장에서 경쟁하기 보다는 FTA에 대응하며 새로운 시장 창출을 통한 글로벌 식품 브랜드로의 진출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백년대계를 꿈꾸는 아름다운 농원

오케이농원은 당장의 저비용고효율의 생산성 보다는 농원의 백년대계를 생각하며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다.

더욱 잘 일할 수 있고, 더욱 잘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앞으로의 농원의 꿈을 잘 이해하고 그려줄 수 있는 건축가를 찾는 노력으로 이어져 1년간 설계하고 1년간 시공하는 시간을 들여 농원의 1차 건축물이 2012년 신축됐다.

누적 방문 고객수 1만5천명, 농원 견학객수 400명으로 자연이 전하는 바를 나누고 농업의 경험을 나누는 열린농원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갈 수 있는 농원의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2차 건축물은 브랜드의 확장 속에서 요구되는 바를 반영해 서비스 공간으로 이루어질 계획을 갖고 있다.



△농업을 공유하며 고객과 소통하는 농원

농산물을 판다가 아닌 농업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고객을 대하며, 농사는 결과가 아닌 과정임을 고객과 함께하고픈 마음으로 배나무 분양을 통해 고객을 만나왔던 오케이농원의 체험 프로그램은 한단계 진화를 앞두고 있다.

농업체험이 단편적인 수확체험에 그치기가 대부분인 부분이 늘 안타까웠는데, 프룻다이어리 브랜드 홈페이지 안에서 연중 농사의 과정을 공유하고 참여하게 하는 프로그램 개발로 생산자는 생산에 집중하고 상품의 신뢰도를 키우며, 소비자는 시공 제약 없이 농업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상생의 모델

오케이농원은 프룻다이어리를 통해 고객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농민과 전문가, 농민과 농민 간의 협력체계를 그리고 있다.

현재 디자인 협동조합 '보부상회'와 올바르고 정직한 시장의 질서를 만들기로 노력하고 있으며 지역농민영농조합 '꿈농'과도 함께 힘을 모아 잘사는 농업의 꿈을 함께 그려나가고 있는데, 혼자가 아닌 협력을 통해 상생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들에 통감하며 소비자와 생산자와의 관계를 협동조합 및 공동체의 모습으로 풀어가기를 꿈꾸고 있다.

프룻다이어리 브랜드는 농사의 과정을 상품에 담아내겠다는 내용 외에도 오케이농원과 같이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해 직거래로 안정적인 농업 운영을 원하는 지역의 농원과 협업해 생산노하우, 가공노하우, 유통노하우를 공유하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협업 체계를 만들어가는 상생 농업의 내용을 담고 있다.

프룻다이어리는 앞으로 친환경 농산물 및 가공품 개발의지를 갖고 직거래로 소비자와 직접 만나고 싶어하는 지역의 과수농가와 협업해 함께 제품을 확장시키고 브랜드를 완성시키며, 협업농가가 성장해 자생하면 독립하고, 귀농하거나 판매기반이 약한 신규농가가 유입돼 함께하는 인큐베이팅 개념의 체계를 계획하고 있다.

이씨는 "오늘의 오케이농원이 있기까지 12년의 과정을 돌이켜 보면 참 감사한 이들이 많았다. 하나 하나 잘 만들어가기 위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생각이 정립되고 한걸음 내딛는 데에는 우리가 고민하는 꿈과 희망을 잘 이해하고 그려줄 수 있는 각 분야의 열정적인 전문가들과의 깊이 있는 만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오케이농원이 성장했고, 프룻다이어리 브랜드가 완성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케이농원이 말하는 잘사는 농업의 목표는 매출신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른농업 바른소비를 통해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 농업의 희망이 되고자 하는데에 있다. 그 과정을 혼자가 아닌 지역 농민과 함께 더 잘 할 수 있는 농업의 그림을 그리며, 농업은 힘들다가 아니라 농업은 의미있고 비젼있다는 결과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김부신 기자
김부신 기자 kbs@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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