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無信不立 (민무신불립)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

▲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정치에 관한 유명한 글이다. 자공이 아니면 물을 수 없고 공자가 아니면 답할 수 없는 대화라 하겠다. 국가와 정치의 핵심을 찌른 명구로서 많이 인용되어 왔다.

먼저 자공이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에 무엇이 가장 소중한지를 물었다. 공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라 하였다. 식량이 족해야 하고 군대가 족해야 하고 백성들의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나라를 영위하려면 백성들로 하여금 먹을 것이 풍족하게 해야 한다. 사람들이 모여 국가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안전과 능률이리라 본다. 집단생활을 통한 집단안보와 집단생산, 집단학습은 인간 삶의 안전성과 질을 높이고 문명의 발전을 촉진시킨다. 국가 내의 치안질서나 외적으로부터의 침략을 막기 위하여 군대가 필요불가결하며 안정된 경제생활을 위하여 농업, 공업 등의 능률 있는 생산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정치담당자와 국민 사이에 의사소통과 신뢰관계가 필요하다. 이 제반 조건을 충분히 인지한 공자는 식량과 국방,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의 세 가지를 국가경영의 필수요소로 들었다. 그러자 자공은 보다 본질적인 답을 듣기 위하여 짓궂은 질문을 계속한다. 이에 공자는 "하나를 빼려면 군대요 둘을 뺀다면 식량이다. 자고이래自古以來로 인간은 어차피 죽게 되어 있다. 그러나 정부와 국민 사이에 신뢰가 무너지면 국가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정치에는 국민의 믿음을 얻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분명히 한 것이다. <안연편>



子貢問政 자공이 정치에 관해 여쭈었다.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식량을 풍족히 하고 군대를 충분하게 하며 백성의 믿음을 얻어야 한다.

足食 足兵 民信之矣

족식 족병 민신지의



子貢曰 자공이 여쭙기를

二. 부득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이 셋 가운데 무엇을 먼저 버려야겠습니까?

必不得已而去 於斯三者何先

필부득이이거 어사삼자하선



曰 말씀하시길

三. 군사를 버린다.

去兵

거병



子貢曰 자공이 여쭙기를

四. 부득이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이 둘 가운데 무엇을 먼저 버려야겠습니까?

必不得已而去 於斯二者何先

필부득이이거 어사이자하선



曰 말씀하시길

五. 식량을 버려야 한다.

去食

거식



六. 예로부터 모두가 죽음이 있거니와, 백성이 믿지 않으면 (나라가) 설 수 없다.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

자고개유사 민무신불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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