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현재 공존하는 '아리랑 고장' 문경, 전통유산 활용 새로운 '문화 꽃' 피운다

▲ 옛길박물관
▲ 석탄박물관

전통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고 현대적인 것이다.
문경이 과거와 현재를 하나로 아우르는 문화사업을 꾀하고 있다.
문경새재아리랑제를 비롯해 테마가 있는 문화의 거리 조성 등 새로운 문화를 꽃 피우고 있다.

◇ 전통의 세계화 '아리랑'

▲ 문경새제아리랑제(위),문화의 거리 캠페인(아래)
문경시는 국립 아리랑박물관 유치를 추진 중이다.

문경새재가 오래전부터 서울과 영남지역을 잇는 연결로로 이용돼 아리랑고개의 원조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문경새재아리랑이 우리나라 근대 아리랑의 효시"라고 설명했다.

1896년 고종황제의 외무대신이던 헐버트에 의해 서양악보로 채보되면서 기록된 아리랑의 가사에 '문경새재 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로 다나가네'가 나오면서 문경새재아리랑이 비로소 근대아리랑의 효시라는 인정을 받는 계기가 됐다는 것.

이를 토대로 아리랑박물관 건립에 대한 필요충분조건이 갖추어진 곳은 문경밖에 없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2013년 1월 국립아리랑박물관 건립 국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아리랑 관련 중앙부처와 고윤환 문경시장을 비롯한 지역의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열띤 토론을 거쳐 아리랑박물관의 문경 유치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또한, 같은 해 2월 한국민요학회의 세미나 유치, 3월 한국서학회와 아리랑 가사 1만수 쓰기 MOU 체결, 4월 옛길박물관의 아리랑특별전, 6월 아리랑 감성전, 7월 문경새재아리랑 음반제작 등 적극적으로 아리랑의 본향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앞서 2008년 12월 '제1회 문경새재아리랑제'를 시작으로 지난해 7회에 이르기까지 문경새재아리랑제는 그 회를 거듭할수록 성과를 높이고 있다.

관련 사료에 대한 고증, 타 지역 아리랑과의 비교와 연구를 통해 독창성을 찾는 작업을 거듭하여 한 단계씩 완성되어 가고 있다.

특히 2013년 7월, 제6회 문경새재아리랑제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돼 눈길을 끌었다.

문경시민 252명의 신명나는 다듬이 소리 공연과 팔도아리랑 등의 공연이 서울 전역에 펼쳐져 2012년 12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리랑을 기념하고 문경새재아리랑의 대국민적 홍보와 그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한 바 있다.

◇ 전통 문화유산의 보존과 계승

옛 문경의 모습을 제대로 해석하고 지키기 위한 노력도 적지 않다.

문경시는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인과관계를 알고 전통성과 정체성을 간직하기 위한 사업비 28억4천만원을 책정했다.

구 문경금융조합사택을 비롯한 109개소 국가지정 문화재 보수, 산양면 송죽리 개성고씨 가옥 등 11개소 도지정 문화재 보수, 심원사 대웅전 개축사업과 봉암사 방재시스템 구축사업 등 문경지역의 전통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후손에 이어갈 전승기반을 강화하려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문경의 전통 문화유산 속에는 독특한 우리만의 색깔과 향기가 있다"며 "문경의 차별화된 문화적 위상을 높여 세계적인 문화상품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 문경의 문화·관광 자원 구축

문경시는 문화와 경제를 넘어, 오감을 자극하는 생활공간을 꾀한다.

먼저, 점촌 시내를 '문화의 거리' '차 없는 거리'로 지정했다. 침체된 구도심에 다양한 문화 체험과 볼거리, 먹거리를 더해 생명력과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취지다.

회색 콘크리트 건물들 사이에는 예술적 색채를 가미한 문경의 상징적인 조형물들과 포토존, 생명력을 불어넣은 분수와 길게 이어진 물길을 조성해 삭막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가지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변모시켰다. 색상을 가미한 보도블럭을 설치하고, 소공연장을 조성했다. 들쑥날쑥한 크기와 형태의 간판을 '변화와 통일'이라는 상반된 명제를 적절히 운용해 문화의 거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비를 완료했다.

'문화의 거리'와 연계해 '먹거리 특성화 거리(점촌농협과 미조리횟집 구간)'도 조성했다.

고 시장은 "문화와 경제를 넘어, 오감을 자극하는 생활의 공간에서 낭만, 추억까지 담아갈 수 있는 시민 행복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활용 계획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민들에게 평생 교육의 장소와 양질의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점촌동 일원에 연면적 3천500㎡, 지상 4층(지하 1층 포함), 총사업비 90억원으로 2017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 시설 내 입주단체는 문경문화원, 유림단체협의회(9단체), 문경예총지부 등이다.

이 외에도 문경새재 가는 길에 위치한 도자기박물관, 유교문화전시관, 문경새재 초입의 옛길박물관, 과거 석탄 산업이 번성했던 가은읍에 위치한 석탄박물관 등이 있다. 이들 박물관에는 매년 평균 62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관광객들에 꾸준히 인기가 있는 문경의 문화, 관광 자원이다.

고 시장은 "문화에 대한 주민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공간으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

▲ 문화예술회관 재즈공연(위),문화가 있는날(아래)
개인 간 교감과 신뢰 형성, 나눔과 배려 등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문화이다. 문화를 통해 사회에 내재된 불협화음과 갈등, 상처를 치유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문경시는 시민들과 문화적으로 소통하고자 한다.

문화의 거리 내 소공연장에서는 작은 바자회, 축제 전 홍보이벤트, 소규모 음악공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관이 없어서 개봉작을 보기위해서는 구미, 안동 등 인근 도시로 가야 하는 시민들의 불편함과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문경시 문화예술회관에서는 최신 개봉영화를 연중 격주로 4일간 총5회에 걸쳐 상영하고 있다. 입장료는 2천원에 불과해 시민들은 번거로움과 부담 없이 마음 편히 영화 관람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한 문화의 거리 내에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활용해 작은 도서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고 시장은 "문턱이 낮은 문화공간으로 시민들이 편리하고 작지만 가슴에 크게 와닿는 문화혜택을 제공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영강체육공원과 모전근린공원은 운동이나 산책 등 여가시간을 보내며 공연·전시회·음악회를 즐길 수 있도록 공연 및 창작예술인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체육시설 이용하는 시민들이 육체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힐링을 동시에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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