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석박물관 호미곶 유치 큰 역할…“포항시민들의 정서함양 기대”


지난해 '한국수석포항박물관'이 호미곶에 개관해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에서 수준 높은 수석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은 김명조(72) 한국수석회 고문의 역할이 컸다.

김 고문이 한국수석회 이사장으로 일할 당시인 2012년, 포항시에 대량의 수석을 기증한 것이 계기가 됐다.

40여 년간 정성과 혼을 담아 수집한 수석작품을 소개한 전시회를 연 뒤 전시품 일체(수석·수반·화대)와 각종 기념품 링타이 2천여점, 동패 1천여점 등을 함께 기증했다.

또한 전국 17개 지역(계룡대 포함) 수석회원 350여명이 오랫동안 정성과 땀으로 수집한 소장품 200여점 중 심사를 통해 120여점도 기증을 받았다.

최종 구성된 435여점이 현재 수석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그 중에는 3천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수석작품만 10여점이 넘는다. 수반 가격만 500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

김 고문은 "당시 여주와 충주, 영월에서 수석박물관을 열기 위해 욕심을 냈다. 하지만 나의 수집 작품을 기증한다는 것을 전제로 포항에 개관하게 됐다"며 "회원들 작품까지 더하면 아마 30억은 넘을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가가 3억, 중국에서는 18억에 거래된바가 있을 정도로 수석은 인기가 많은 종목이다"고 설명했다.

▲ 한국수석회 고문 김명조
최근에는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의 소장품을 포항에 기증하고자 하는 문의가 있을 만큼 박물관의 위상도 높아졌다. 하지만 무작위로 기증 받는 것이 아니라 심사를 통해 수준이상의 작품만 전시한다.

때문에 김 고문은 "전국적으로도 작품 수준이나 시설이 가장 좋다고 자부한다"고 자신했다.

개인 소장품을 기증한다는 것이 아깝지는 않을까? 수석 애호가들에게 수석의 가치는 금액으로 환산을 할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자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고문은 "그동안 받은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 뿐"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1976년부터 지금까지 활동을 했으니, 내년이면 30년이 된다. 그 동안 수집해 온 수석을 포항시민들의 정서함양과 수석의 저변확대를 위한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증했다"며 "앞으로도 나눔과 배려의 정신으로 남은 여생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눈을 넘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수석"이라고 그 매력을 이야기 했다.

수석에는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자연의 미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큰 나무를 수십분의 일로 축소한 것이 분재라면, 자연의 만분의 일, 십만분의 일로 축소한 것이 수석이다는 설명이다. 수석 안에는 나무와 새, 자연이 있다. 제주도나 설악산을 30cm쯤 되는 축소판(수석)으로 집안에서 감상하며 그 속을 배회하는 상상을 할 수도 있다.

또한, 김 고문은 "관광객들이 돈을 쓰고 갈 수 있도록 해야 문화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인데…,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며 지역 관광인프라를 구축에 대한 바람과 안타까움도 나타냈다.

현재 수석박물관은 무료관람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김 고문은 "박물관 운영에 다양한 경비가 들어갈텐데 시민들의 세금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며 "입장료와 기념품 개발 등 관광산업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연구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해맞이 명소인 호미곶, 등대박물관, 화석박물관 등과 더불어 수석박물관이 포항만의 차별화된 관광상품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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