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不及義 難矣 언불급의 난의

▲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친구들과 모여 앉아 하루 종일 이야기하면서도, 그 대화 가운데 정의에 관한 언급이 없으면 참으로 안타깝다"고 공자는 말하였다. 젊은 시절이든 나이 든 시절이든 평소 친한 사람끼리 모여 차를 마시든 술을 마시든 즐겁게 이야기하는 광경은 보기에 좋다. 그러나 거의 온종일 잡담만 늘어놓고 의리에 관한 이야기가 안 나온다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개탄이다. 어렵다는 것은 그 사람들을 어떻게 하기 어렵다, 훌륭한 사람으로 변화하는 일이 쉽지 않겠구나 하는 뜻이다.

인격함양에 있어서 경계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잡담과 희론(戱論)이다. 도는 고요함과 맑음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잡담은 정신을 분산시키고 잡념을 일으킨다. 우스개에 해당하는 희론은 사람을 경박하게 하기 쉽다. 물론 짧은 잡담은 분위기를 가볍고 편안하게 할 수 있으며 적당한 농담은 유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종일 신변잡담만 하다가 헤어지는 모임이라면 개인에게나 사회적으로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제 누가 무엇을 했느니, 요즘은 유행이 무엇이니, 어느 탤런트의 옷이 어떠니 하는 식으로 잡담을 늘어놓으면서 나랏일이나 개인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면 곤란한 모임이다. 가벼운 신변잡담이 스트레스 해소와 친화에 도움이 되지만, 무언가 의로움에 관한 언급이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교육이나 수양, 지식과 교양, 사회정의, 지역사회나 국가의 안정과 발전, 바람직한 인간관계 등과 같은 이야기가 등장한다면 그 대화는 훨씬 풍요롭고 유익하며 당당할 것이 아니겠는가! <위령공편>



子曰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一. 종일 무리지어 어울려도 의로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群居終日 言不及義

군거종일 언불급의



二. 작은 꾀나 부리길 좋아한다면 곤란하구나!

好行小慧 難矣哉

호행소혜 난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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