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그룹 한명동 회장 자서전 출간…부인 정명순 여사 작품전 동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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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명동 한스그룹 회장과 부인 정명순 작가 가환하게 웃으며 손을 맞잡고 있다. 유홍근 기자
지역사회에서 존경을 받고 있는 고희를 맞이한 부부가 같은 장소에서 자서전 출간과 작품전을 동시에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기업 한스 그룹 한명동 회장과 서각, 서예, 서화 부문에 걸쳐 문화예술계의 대가로 주목 받고 있는 부인 정명순 여사다.

이들 노부부는 지난 9일 대구 인터불고호텔 갤러리에서 고희를 맞아 인생을 회고하는 자서전 '벽산여적(碧山餘滴)' 출간 기념식과 남편의 사업 뒷바라지를 하며 틈틈히 예술혼을 발휘한 '정명순 작품전'을 개최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 한명동 한스그룹 회장 자서전 표지판.
◇"시련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

경북 영천 출신 한명동 한스 그룹 회장이 선비정신으로 이뤄낸 도전과 성공 등 40년 경영 인생을 회고하는 자서전 '벽산여적(碧山餘滴)'(시련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을 펴냈다.

자서전은 총 4부로 구성됐으며 한 회장의 '성장기와 청춘 시절의 추억', '경영 현장에서의 성과와 시련', '미래를 위한 모색', '사회활동과 가족 이야기' 등 삶 그대로가 자연스럽게 담겨져 있다.

영남의 큰 선비(유학자) 였던 할아버지 송계 한덕련 선생의 7남매 손자 손녀 중 6번째 손자로 태어나 가난했지만 집안의 법도를 따라 꿋꿋하게 생활했다는 어린시절 회고로 시작한 자서전은 인생의 좌절과 희망을 동시에 느꼈던 청춘 시절과 검찰 공무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아내와 결혼해 어렵사리 마련한 자신의 집에 '한명동'이라는 문패를 다는 과정을 꾸밈없는 문체로 담았다.

또, 지금의 한스그룹 모태가 된 비닐공장을 시작하며 공직생활을 접은 과정과 사업가로서의 고난과 시련, 그리고 늘 새로운 아이템 도전을 즐기며 기회가 있을때마다 이를 시도해 현재의 한스 그룹으로 성장시킨 경영철학과 자신의 장점 및 단점, 미래를 준비하는 향후 경영대책 등을 꼼꼼하게 엮어 냈다.

특히, 막내 아들인 자신에게 남다른 애정을 주셨던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과 만 40년을 함께해 온 아내 등 가족 이야기, 송계 선생 기념사업 및 기업인으로서 사회에 헌신한 흔적들을 가감없이 소개하고 있다.

한명동 회장은 출간사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잘못했거나 부족했던 점을 바로잡아 앞으로의 삶에 도움을 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으나마 지침이 되고 거울로 삼을 만한 자료로 쓰였으면 좋겠다"며 "이 세상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이 책(자서전)이 교훈이 되고 용기를 심어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한스 그룹은 (주)한스물산, (주)한스고산, (주)한스케미칼, (주)한스인테크, (주)한스씨앤티 등 5개의 법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1천억원의 외형을 갖춘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이다.

이중 4개 법인은 제조업이고 마지막에 설립한 (주)한스씨앤티는 상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룹 사옥인 한스빌딩은 대구 신천동에 있다.

벽산 한명동 회장은 한스그룹 회장으로 송계선생기념사업회 이사장과 경북 행복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고 있으며 봉사단체인 라이온스 클럽 회장과 재구영천향우회장, 영천상공회의소 회장 등을 역임했다.

1946년 경북 영천시 신녕면에서 출생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구 능인중학교, 경북사대부고, 단국대를 졸업했고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 정명순 작가가 전시중인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홍근 기자 hgyu@kyongbuk.com

◇정명순 작품전

"아득한 젊음의 순간들이 먹물로 소중하게 이어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습니다. 걸어왔던 길이 부족하고 부끄럽지만 나에겐 아름다운 추억을 수 놓았던 시간으로 남기려 합니다"

문중의 현판이나 주련을 직접 쓰고 새기며 30년이 넘는 서력을 자랑하고 있는 서각 화가 정명순씨가 첫 작품전을 개최했다.

대구 출신으로 청주 한씨 34세 손부인 정명순씨의 이번 작품전은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충실한 삶을 살아오며 틈틈히 노력한 결실로 뛰어난 작품성과 예술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작품전에는 80여점의 서각·서예·문인화 등이 다채롭게 전시돼 있으며 평범한 아마추어 작가 수준을 넘어 지역을 대표할 만한 문화예술인이라는 칭송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각에 남다른 재능을 나타내고 있는 정씨는 지난 2013년 '대한민국 서각대전'에서 '뜻한 대로 된다'는 뜻과 '한결같다'는 의미를 모두 함축하는 '여의(如意)'라는 작품을 출품해 조형성과 각법·채법 등에서 뛰어난 완성도로 호평을 받으며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정씨의 작품은 글씨를 횡서로 썼는데, 횡서의 기본이면서 장점인 '비백'(飛白·획이 나는 듯한 서체)을 잘 살렸고, 특히 전통 서법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현대 감각에 잘 맞추는 등 조형성이 뛰어났다"면서 "작품 구성의 능력도 남달랐고 글씨와 색의 조화, 모든 것이 균형이 잘 맞았다"고 평가했다.

"마음 비우고 서각에 몰입할땐 마치 참선하는 것 같다"며 서각 작업을 참선에 비교하는 정씨는 이번 개인전에 대해 "남에게 발가벗겨지는 느낌으로 부족하고 부끄럽지만 아름다운 추억을 수 놓았던 시간으로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씨는 또 "칠순 잔치를 대신해 전시회 경비를 지원한 남편(한명동 회장)과 가족들이 고맙고 전시한 작품들은 모두 신령면의 서원(영계서원)에 비치할 예정"이라며 "준비중인 기념관(송계선생)이 지어지면 그곳에도 작품을 걸어 놀 계획이다"고 말했다.

연정 정명순 작가는 고등학교 교사직을 퇴직하고 남편의 사업 뒷바라지를 하면서도 틈틈이 예술혼을 발휘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서각대전 대상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국제각자 예술공모대전 국제이사장을 수상했고, 한국서각대전 심사위원, 이사를 역임했으며 작품의 우수성을 널이 인정받아 일본 도쿄미술관외 2개 도시, 중국 무석서각박물관외 7개 도시, 싱가폴 의안전람청미술관에 작품이 소장·전시돼 있는 등 서각, 서예, 서화 부문에 걸쳐 재능을 인정 받고 있다.

한편, 지난 9일 대구 인터불고호텔 갤러리에서 열린 벽산 한명동 한스 그룹 회장 자서전 출간 및 연정 정명순 여사의 작품전에는 지역 기관단체장들은 물론 600여명의 축하객이 참석해 40년을 이어 온 이들 부부의 동행을 축하했다.

▲ 한명동 한스그룹 회장의 가족들이 전시장에서 오픈식을 진행하고 있다. 유홍근 기자 hgyu@kyongbuk.com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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