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받는 '기상 데이터'…잘못된 위치 설정·정상 작동 안해

▲ 지난달 25일 태풍 '고니'가 동해를 지나가며 독도 동도 망향봉 난간이 파손돼 한방향으로 넘어져 있다.
경북일보는 독도 기상청 관측 데이터의 오류를 지난 9일자로 지적했다. 추가로 최근 울릉도·독도 지역에 피해를 입힌 제15호 태풍 고니 내습 때 기상을 한번 분석해 봤다.

△독도 동도 기상관측장비

지난달 25일 동해를 관통한 태풍 '고니' 때도 경북일보에서 앞서 지적한 독도 풍향이 인근 관측된 풍향과 다르게 관측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동해의 울릉도-기상청 울릉도 부이-독도-연구기관부이(독도 정동쪽 3.7km)로 동해에서 거의 일직선상의 섬-해양-섬-해양에 설치된 기상관측장비 4곳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태풍 고니가 북상할 때 대부분 북동풍이 우세하게 관측됐지만 독도 풍향만 다르게 동풍류가 관측됐다.

태풍 고니 영향으로 독도 동도 망향봉 지역의 난간이 한쪽방향으로 파손 돼 한쪽방향으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해양기상학자들은 망향봉 난간이 태풍에 노출, 북동풍 영향을 받아 파손된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때 동도 정상에 설치된 독도기상관측장비는 동풍내지 동남동풍이 지배적으로 관측됐다.

또 태풍이 지나 갈 시기에 독도의 기상관측기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태풍 고니가 지나간 기간 동안 상당기간 자료가 결측된 상태로 공개돼 있다.

태풍의 영향권 반경에 접어든 25일 오전 6시부터 26일 5시까지 하루 동안 생산된 데이터 중 고작 10시간만 관측하고 눈감은 기상관측 장비의 신뢰성과 설치된 지역의 지형적 영향을 받은 한정된 특정지역의 기상자료를 독도를 대표할 기상자료로 사용해도 될지 의문이다.

한편 독도의 부분적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은 독도기상자료가 기상청에서 생산된 기상자료라는 공신력을 갖고, 독도를 대표하는 기상자료로 정부단체나 독도단체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독도파고부이

독도파고부이는 지난 2010년 8월 31일 설치를 위해 울릉군에서 공유수면 점 사용 허가를 고시했다.

설치위치를 울릉군 울릉읍 독도 동도 남쪽 75m해상(37°14′14″N, 131°14′14″E)으로 고시했다.

좌표 위치를 검색해보면 울릉도와 독도 사이 해상이다. 정작 잘못된 위치를 고시하고 다른 곳에 설치한 꼴이다.

독도 동도 독립문 바위 옆에 설치 된 독도부위가 한 방향 파고만을 정확하게 관측한 자료가 부근해상을 지나가는 어선 및 여객선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지만 정작 어민과 선사 등에 외면 받고 있다.

독도에서 조업하는 어민 A씨(56·울릉읍)는 "조업 차 독도해역에 올 때마다 부이를 보면 한심스럽다"며 "독도인근해역에서 조업하다 바람과 파도가 거세 상대적으로 잔잔한 지역을 찾다보면 망향봉 밑 해역에 파도를 피해 숨어있는 듯한 부이가 보인다. 이런 기계가 무슨 파고 관측을 하냐"고 반문했다.

한 해양기상학자는 "독도 망향봉 인근해상에 설치된 기상부이는 독도에 너무 근접돼 있는 영향으로 파고 자료는 활용할 가치가 거의 없고 수온정보 등만 활용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대안으로 독도 파고부이 위치를 독도지형지물에 영향을 받지 않게 수백미터 떨어진 지역으로 이동시키거나 주변 지형 영향을 받지 않는 독도 해상에 추가적인 기상관측부이를 운용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도 인근 해역에 설치 예정이었다가 중단된 기상 및 해양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관측 하게 될 독도종합해양과학기지의 조속한 건설도 대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확한 독도기상 필요성

울릉도와 독도는 풍력, 지열 및 태양광 등을 활용한 세계 최초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계획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되는 거대한 프로젝트 때 가장 많이 반영, 사용될 자료는 기상관련 자료다.

무엇보다도 친환경 전력 생산 프로젝트 성패의 영향을 줄 기상자료의 정확성이 우선 담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의 치밀한 영토야욕을 보이는 독도의 풀 한포기라도 정확한 자료가 향후 국제사회에서 우위를 점 할 귀중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독도 주변해역은 황금어장으로 동해 어민들의 생활의 터전이자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양면성을 지닌 해역이다.

자국 어민이 국내 기상자료보다 타국인 일본 기상자료를 활용하는 이유를 기상청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영토의 동쪽 끝 지역이라 기상변화의 시작이자 마지막 지점에서 관측 할 수 있는 지역이라 한반도의 기상변화 관측의 최적 요충지이다.

기상청은 지난 7월 해양기상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해양기상부이 6대, 파고부이 4대를 추가 신설하는 등 올해 말까지 해양기상 관측망을 확충 할 계획이라 밝혔다.

보도자료처럼 향후 여객선, 어선 등 각종 선박의 안전운항과 어민들의 어업활동 지원에 도움이 될 제대로 된 기상 데이터 생산을 기대해 본다.

△대구기상지청의 입장

월평균 풍향이 인근지역과 틀린 이유는 ?

-독도에 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깎아지는 절벽(동도)에 설치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고, 지형적 여건으로 인해 특히 바람은 섬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바람이 있어 현지 국지풍향은 동해 먼 바다의 주 풍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태풍이 지나갈 시기에 독도의 기상관측기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는?

-장비센스의 일시적인 오류로 판단되며, 수리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못 갔지만 장비가 자동 복구 됐다.

처음 고시한 위치가 아닌 다른 지역에 독도부이가 설치된 이유는?

-울릉군에서 공유수면사용허가 고시과정에서 담당 실무자의 착오로 틀린 위치가 입력된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독도관측장비 및 독도부이 문제점과 해결방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가동되고 있고 한정된 자원 및 유지관리의 여건 등으로 일정구역에 많은 장비를 설치 운영하기에 한계가 있다.

해결방안은 단계적으로 장비 대체 및 증설을 검토하고 아울러 장애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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