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포엠] 겨울 산
바람이 쉰 목소리로
나를 부르며
산 정상 가까이까지 달려왔다
겨울 저녁나절은 짧아
빨리 어둡고
헛헛한 마음의 타래
떵거미진 숲과 함께 일렁인다
어제와 오늘
후줄건한 날갯죽지 산등성이
안개인지 구름인지
정체도 모를 삶의 관성
나무숲으로 걸러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로 날려 보낸다
고백하지 못한 연민 같은
맺어 보지도 못한 약속 같은
그런,
내일이 있을 것이란 것
골짜기의 어둠은 안다
길을 잃은 곳에서
새로운 길이 열린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