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비전공 대학생이 11년 노하우 담아 학습서 제작

▲ 국어 비 전공자로 11년 동안 연구해 국어학습서 출판하는 고려대학교 권순철씨.
우리의 언어 국어(國語)는 실생활에서 사용하면서도 시험으로 만나면 오르기 힘든 산이 된다.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도 1교시에 80분간 스타트를 끊는 시험이 바로 국어 시험이다.

그만큼 국어가 중요하면서도 어렵다.

국어를 전공하지 않은 대학 1학년생이 국어 능력을 높여주는 학습서 출간을 앞두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려대학교 국제학부에 다니는 권순철씨는 '국어 학습 전문가'로 유명하다.

한이 맺힌 국어 공부에 11년간 매달린 결과 자신만의 철학과 노하우가 담긴 학습서를 내놓게 됐다.

2005년 대구 심인고등학교를 졸업한 권씨는 재작년에 3수를 해서 30살에 대학생이 됐다. 늦깎이 대학생이다.

권씨는 "올바른 국어 학습 전도사가 되고 싶었고, 우리말 국어를 효과적으로 공부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권순철씨는 작년 12월에 '논리와 판단'을, 올해 1월에는 '이해와 수용'을 집필했다. '논리와 판단'은 수능 실전 능력을, '이해와 수용'은 본질적인 국어 이해 능력 배양에 초점을 맞췄다.

국어 과목에 대한 학생 본연의 실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문제풀이 요령'이 아니라 '본질적인 학습'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만든 책이다.

그는 대형 출판사부터 소규모 출판사의 문을 두드려 자신의 책을 내밀었다. 국어 학습에 대한 비슷한 철학을 가진 '탑라인' 출판사와 최근 출판 계약도 맺었다.

권씨는 "국어 비전공자가 11년간 한우물만 파면서 연구한 성과물을 책으로 펴냈다는데 대해 출판계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원래 권씨는 국어에 매우 약했다.

공부벌레였던 권씨는 최 상위 내신 성적을 유지했던 고교 3학년 때 서울대 수시전형 중 지역균형 전형에 학교 대표 자격을 얻고서도 고배를 마셨다. 이 전형을 등한시하고 오로지 수능으로만 승부하겠다는 욕심 탓이다.

모의고사에서는 늘 점수를 잘 받았지만 수능 실전에서는 잦은 실수로 만족할 점수를 얻지 못했다. 특히 국어는 더 그랬다.

권씨는 20대 중반에 철학 학습에 천착하면서 우연히 자신을 괴롭혔던 국어 학습법에 대한 묘안을 만들었다. 6년간 본격적으로 메모하고 공부도 했다.

권씨는 "20대 초반에 수학, 영어, 사회과목에 대해서는 확보한 학습법을 갖고 있었는데, 국어만 유독 한이 맺힐 정도로 어렵기만 했다"며 "2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국어 이해력을 기르면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학습법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곧 세상에 나올 국어 학습서에는 권씨의 이런 생각에 오롯이 담겼다.

'논리와 판단'을 통해서는 문제를 풀어내는 올바른 사고 과정 훈련을 연습시켜 실전에서 나타나는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이해와 수용'을 통해서는 얄팍한 문제풀이 스킬 대신 기본적인 국어 이해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주안점을 뒀다.

권씨는 "당장의 성적보다는 본질적인 국어 이해 능력을 길러주고 이를 바탕으로 인성까지 담보해 줄 수 있는 교육이나 학습법을 알려주는 이가 없었다"며 "고교 졸업 후 사회생활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을 곧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어 잘 하는 비결에 대해서도 권씨는 "국어를 이해하는 능력, 일정한 논리에 따라 문제를 푸는 실전 연습"이라고 했다.

본질적인 국어 이해 능력만 훈련하고 실전 연습을 소홀히 할 경우 실전 감각이 몸에 배지 않아 정작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보탰다.

권씨가 수능 수험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고교 국어 학습은 대학이든 사회에서든 살아가는데 있어 필수적인 능력이라고 여겨야 할 만큼 매우 중요합니다. 당장의 성적을 얻는 데 급급해하지 말고 충분히 기초적인 국어 능력을 기르는데 힘쓴다면 좋은 성적은 저절로 따라올 것입니다."

권씨의 꿈은 국어 능력 배양 전문가다.

수능 국어 학습자뿐만 아니라 언어적 이해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까지 이해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싶단다.

또 창의성과 창조적 영감을 바탕으로 구상하고 있는 웹툰과 판타지 소설, 애니메이션을 세상에 내놓는 일에도 매진하고 있다.

권순철씨는 "일반인들도 본질적으로 국어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을 쓰고 강의도 할 것"이라면서 "중국, 일본과 같이 해외로도 출판을 생각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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