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교수팀 지난해 개발 대량생산·상용화 가능성 확인 미국·스웨덴 기업 잇단 관심

"일단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한 데 만족합니다."

자동차를 가볍게 하려면 주 핵심 재료인 철강보다 가벼우면서도 강한 소재가 필요하다.

지난해 포스텍 철강대학원 김한수·김낙준 교수와 박사과정 김상헌 씨 연구팀이 이에 딱 걸맞은 새로운 저비중 고강도 철강재를 내놔 화제가 됐다.

당시 '고비강도강(High Specific Strength Steels·HS³)'으로 이름 붙인 이 새로운 철강 소재는 일반 철강보다 15% 가벼울뿐 아니라 인류 문명에서 지금까지 가장 가볍고 강한 금속인 타이타늄에 비해 부피를 적게 사용해도 강도가 같다.

특히 제조원가가 10분의 1로 저렴해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더욱이 알루미늄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녹이 잘 안 스는 데다 용접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도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고비강도강이 상용화되면 자동차의 기능성 부품은 물론 뼈대 구조에 활용돼 안전한 차를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와 함께 경량화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조선이나 토목은 물론 방탄용 장갑차, 골프용품, 무인항공기 등 여러 가지 제품에 무궁무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김한수 교수팀은 이에 2013년 말 권리 확보를 위해 '고강도 저비중 강판 및 그 제조방법'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외 특허 출원을 했으며, 2015년 2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지에 '부서지기 쉬운 금속간화합물을 이용해 초고강도-고연성의 저비중강을 만들다'라는 논문 역시 발표했다.

이후 스웨덴에서 출발한 저가형 가구, 주방용품 등을 생산·판매하는 다국적 기업을 비롯해 이스라엘 무기회사 등에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

또한 같은해 4월 미국의 자동차제조회사인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 Corporation·GM) 재료 총괄 연구 책임자가 직접 김한수·김낙준 교수를 방문, 높은 관심을 내비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교수팀은 고비강도강을 대상으로 그해 7월 시험생산 계획을 밝혔지만, 포스코와의 일정 조율로 지난 2월에야 10분간의 시험생산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험 결과 주조 문제에 부딪혀 바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대량생산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김한수 교수는 "시험 생산을 통해 고비강도강의 표면이 좋지 않아 상용화의 가능성만 확인했다"며 "2차 시험생산은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빠르면 2~3년 내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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