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주거지 이동과 소비 증가탓 인듯

경주의 A 대학에 다니는 김모(24·여) 씨는 취업이 되지 않아 졸업유예를 신청한 뒤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졸업유예비를 비롯해 집세 등을 집에서 보태줄 형편이 되지 않아 고심 끝에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아 300만원의 생활자금대출을 받았다.

김씨는 “아버지가 일용직 근로자라 불규칙한 소득 탓에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서 “집세에다 졸업유예비, 학원비 등 생활비 들어갈 때가 너무 많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새 학기 영향으로 지난해 대구·경북의 대학생 생활자금대출이 늘어나, 여전히 서민 가계의 어려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신용회복위원회(이하 신용회복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대구·경북의 대학생 생활자금대출 신청자는 모두 377명으로 지난 2015년 같은 기간보다 50명(15.3%) 늘어났다.

지원액도 3천740만원(4.4%) 증가한 8억9천440만원으로 집계됐다.

학업과 취업준비 등에 필요한 생활비를 제공하는 생활자금대출은 재(휴)학 중인 대학(원)생과 연 3천만원 이하의 소득이 있는 만 29세 이하 청년(신용 6등급 이하는 연 소득 4천만원 이하)을 상대로 연간 300만원, 최대 800만원을 연 5.4% 저리로 빌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경기 불황으로 부모의 실직 등 가계가 무너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고스란히 대학생인 자녀에게 대물림됐기 때문이다.

특히 새 학기가 시작되면 기숙사에서 원룸 등 주거지 이동이 잦은 데다 책 구매 등에 따른 소비 증가로 생활비가 다른 때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것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고금리전환대출은 줄어들어 대조를 보였다.

이 기간 대구·경북의 대학생 고금리전환대출 신청자는 46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3배 이상 줄었으며, 지원액 역시 전년 대비 3배 이상 감소한 2억6천810만원으로 확인됐다.

신용회복위는 과거 무분별한 신용대출 대신 제도권 내에 있는 신용회복위와 한국장학재단 등을 통한 안전한 대출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대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권순학 신용회복위원회 포항지부장은 “2분기는 새 학기가 시작된 뒤라 생활비가 많이 필요하다”며 “제도권 내 대출을 이용하는 수요가 늘어나 고금리전환대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여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금리전환대출은 생활자금대출과 같은 조건을 가진 대학생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학자금과 생계비 등을 위해 받은 6개월 이전 대출 건 중 연이율 15% 이상 고금리를 은행에서 최대 1천만원(생활자금대출 포함) 한도 내에 연 5.4% 저금리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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