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式 산학연 대표사례…자동차용 도금강판의 도금량 편차 획기적 저감
- 권오준 회장 "스마트팩토리 모델공장 구축 등으로 4차 산업협명 선도" 강조

포스코가 철강업체로는 세계 최초로 생산공정 과정에 인공지능기술(AI)을 도입, AI 제철소로의 탈바꿈이 시작됐다.

포스코는 지난해 제철소·기술연구원·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이종석 교수) 산학연 공동으로 ‘인공지능 기반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 개발’에 성공, 올 1월부터 본격가동에 들어갔다.

이는 그동안 포스코가 자체 기술연구원뿐만 아니라 포스텍·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 국내 대학 및 연구기관들과 수 천 개에 달하는 위탁과제를 운영하며 공고히 한 산학연 체계가 이뤄낸 쾌거다.

이번에 개발된 인공지능 기반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은 자동차강판 생산의 핵심기술인 용융아연도금(CGL, Continuous Galvanizing Line)을 인공지능을 통해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도금량 편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이 기술은 인공지능 기법의 도금량 예측모델과 최적화 기법의 제어모델이 결합돼 실시간으로 도금량을 예측하고 목표 도금량을 정확히 맞추는 자동제어해 준다.

도금량 제어는 고객사인 완성차업체의 요구에 따라 수시로 조업 조건이 변화되는 가운데 균일한 도금층 두께를 맞춰야하는 고난이도 기술이지만 그동안 작업자의 숙련도에만 의존해 품질편차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인공지능기술 도입을 통한 편차 제어로 품질향상은 물론 불필요하게 낭비되던 고가의 아연 소모를 최소화시켜주는 원가절감도 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자동제어로 작업자 부하를 경감시켜 작업 능률 및 생산성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술은 취임후 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 4차 산업혁명 흐름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권오준 회장이 지난해 알파고와의 바둑대결후 AI를 산업현장에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내면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포스코기술연구원이 도금량 제어자동화에 대한 필요성을 발굴한 뒤 관련 부서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종석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에게 인공지능 도금량 예측모델 알고리즘 개발을 위탁했고, 이 교수는 포스코 연구원과의 협업을 통해 도금량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후 2개월간의 기본 프로그램 개발에 이어 현장설비 및 조업변경 시에도 잘 운용될 수 있도록 하는 제어기술을 융합한 ‘인공지능 기반 도금량 제어자동화 솔루션’을 완성시켰다.

도금량 제어자동화에 적용된 인공지능의 핵심기술은 빅데이터 딥러닝 기법(Deep Learning · 컴퓨터가 여러 데이터를 이용해 마치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인공 신경망을 기반으로 한 기계 학습 기술)을 활용한 자가학습방법이다.

이 방식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도금공정에서 발생되는 수백 종류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학습함으로써 제어의 정확도를 최신의 상태로 유지하는 방식이며, 설비 교체나 조업 조건 변경 시에도 실시간으로 자가학습하여 도금량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제어할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간 광양제철소 2도금공장 용융아연도금 강판공장에 시범 적용한 결과 수동 조업시 m²당 도금량 편차가 최대7g 이었으나 인공지능 기반 자동 조업시에는 m²당 0.5g까지 크게 개선됐다.

이같은 기술 검증을 마친 포스코는 지난 1월 5일부터 본격가동에 들어갔으며, 국내 다른 공장과 해외 소재 법인 공장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포스코의 대표적인 고수익 고급강 WP(World Premium) 제품인 자동차용 도금강판은 현재 세계 800여 개 철강회사 가운데 20곳 정도만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고급 제품이며, 포스코는 지난해 약 900만 t의 자동차강판을 판매해 전세계 자동차강판의 10%를 공급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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