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경북 농촌 지역에는 논·밭두렁이나 쓰레기를 소각하 다 실수로 불을 낸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매년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7시 40분께 경북 예천군 용문면의 한 양봉장에서 벌통 주변의 쓰레기와 잡풀 등을 소각하던 양봉장 주인 A(76·여)씨가 화재를 진압하려다 목숨을 잃었다.

또 17일 오후 5시 50분 예천군 유천면에서도 논두렁을 태우던 B(78)씨가 불을 끄다 몸에 불이 옮겨붙어 숨졌다.

지난달 28일 안동 일직면에서도 밭두렁을 소각하던 C(72, 여) 모 씨가 번진 불길을 끄다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2016년 경북에서 밭두렁 주택 등에 불을 낸 후 숨진 화재 가해자는 4명이다.

지난해 3월 경북 칠곡군 북삼읍에 사는 D(81·여)씨가 밭에서 덩굴을 태우다가 불이 몸에 옮겨붙어 타 숨졌다.

또 같은 달 경북 영천시 청통면 자기 밭에서 E(77)씨가 덩굴 등을 태우다가 불길을 잡으려다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그리고 주택 등의 방화 가해자 2명도 숨졌다.

이 같은 사고는 농촌 인구의 상당수가 노인인 데다 고령일수록 큰 경계심 없이 두렁 소각에 나섰다가 위급 상황을 맞으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화를 키워 사망까지 이르고 있다.

특히 고령일수록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데다 갑자기 불길이 번지면 당황한 나머지 효율적인 초기 진화가 거의 불가능하고 허둥대다 스스로 위험한 상황을 자초하기 쉽다.

게다가 이미 혈압이 오르고 심장에 무리가 간 상태여서 조금만 연기를 들이마셔도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노인들은 심한 경우 유독성 가스를 흡입한 지 불과 1∼2초 만에 쓰러지기도 한다.

지난해 경북 시군 임야 화재 현황은 포항 6건 부상 1명, 김천 10건 부상 1명, 경주 11건, 안동 21건 부상 4명, 영주 18건, 상주 28건 부상 2명, 영천 9건 사망 1명, 구미 1건, 문경 20건 경산 8건, 의성 4건, 영덕 3건, 고령 6건, 성주 3건, 칠곡 5건, 울진 11건 1명 부상, 총 164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경북화재발생은 2천651건으로 2015년보다는 13.6%(417건), 인명피해는 127명으로 3.1%(사망 4명) 각각 감소했다.

산불통계연보를 보면 1981년부터 2015년까지 산불로 숨지거나 다친 485명 가운데 69.7%인 335명이 산불 가해자, 즉 불을 낸 사람 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산불 사망자(363명) 중에서는 81.8%인 297명이 산불 가해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도별 사상자를 보면 1997년과 1995년 각각 24명으로 가장 많았고, 1989년 22명, 1993년 20명 순이었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도 한 해만 빼고 모두 두 자릿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후 한 자릿수였던 사상자는 2014년 10명이 발생한 뒤 2015년에도 7명에 달했다.

우 재봉 소방 본부장은 “대 부분의 화재는 작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면 사전예방이 가능하다”며 “ 특히 농촌에는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논·밭두렁과 쓰레기 소각행위는 시군의 협조로 이뤄져야 하며 화재로 귀중한 생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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