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남구 대잠동 폐철도 공원화 사업장에서 발생한 천연가스 불길이 20일 현재까지 13일째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다. 정승훈 기자.
포항시 남구 폐철도부지 공원화 사업장에서 천연가스가 누출되면서 발생한 불이 13일째 계속 타고 있다.

가스가 땅속에서 계속 새어 나와 강제로 진화하지 못하고 저절로 꺼지기를 기다리는 가운데, 성분이나 매장량 등 정밀 조사도 미뤄지면서 관심이 집중된 가스의 경제성 여부를 판단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8일 오후 2시 53분께 포항시 남구 대잠동 폐철도부지 공원화 사업장에서 관정을 파던 도중 지하 200m에서 가스가 분출돼 화재가 발생했다.

관련 당국은 가스 분출 주변에 흙더미를 높이고 자연적으로 꺼지길 기다리고 있지만 불길은 20일 현재까지 13일째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가스기술공사 관계자는 “현재 불길 크기가 화재 발생 초기 당시에 비해 별반 줄어들지 않은 점으로 미뤄 당분간 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불길이 오래 지속되면서 당장은 자연 진화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 15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정식 공문을 발송한 상태”라며 “불이 꺼지고 정밀조사를 마친 이후에야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상당 기간 불이 계속된다면 공원 조성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겠지만 현재까지 전체적으로 공원화 사업에 큰 변경 사항은 없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우선은 안전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와 소방서 등은 현장 주변에 출입 통제선을 설치해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있으며, 만일에 대비해 대형급수 차량을 배치하고 24시간 대기 중이다.

불길이 계속되면서 일각에서는 매장량이 상당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땅 속 가스 성분을 자연적으로 생성된 고순도의 메탄가스 성분으로 보고 있다.

또 일반적으로 천연가스가 지하 1천m 이상 지점에 매장된 데 반해 이 분출 가스는 200m가량 얕은 지점에서 나오는 점으로 미뤄 경제성이 낮고 매장량도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포항 지역의 지하층이 신생대 제3기층으로 구성된 데다 유기물과 바다생물의 퇴적층이 넓게 분포하는 만큼 천연가스가 다량으로 매장돼 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놓은 바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매장량 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시추공 설치, 지하수 검사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이 꺼지지 않으면서 오인 신고도 잇따랐다.

2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6시 10분께 한 시민이 “대잠고가교 아래 불이 났다”며 119로 신고하는 등 지난 한 주 동안 화재로 오인한 시민 신고가 3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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