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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원 (주)컬처팩토리대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여파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중국과 문화, 관광, 수출 등 제반 분야가 꽉 막힌 지가 벌써 10개월이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해 7월 4일 사드 한국배치 발표 이후 제일 발 빠르게 중국이 움직인 것은 한류를 제한하는 ‘한한령(限韓令)’이었다. 이것을 시발로 대표적인 제재가 현재는 롯데마트 90% 이상의 영업중단과 중국단체여행객 한국관광금지 조치 등이다. 올해 들어 중국 현지 롯데마트나 여행객에 대한 입국금지조치로 인해 국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지만, 사실은 지난해 8월 초부터 여러 제재가 시작됐다.

중국은 지금까지도 한국문화나 한국산 제품을 규제하고 금지하는 명령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작년 8월부터 중국 측의 여러 부당한 조치가 취해져 왔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강 건너 불구경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겨우 최근에 와서야 동남아국가로 관광을 다변화한다거나 아랍국가까지 들먹이며 그동안 중국에만 집중했던 한류나 관광 등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하고 있다. 또 사드로 인한 피해에 대해 여러 당국에서 피해사례를 접수하거나 피해구제를 위해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막상 실효성 있는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러는 사이에 제일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한류이다,

문화라는 것은 가장 정서적으로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이라서 그렇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에서 의미 있는 조사가 발표됐다. 해외 15개국 7천200명 대상으로 한 ‘2016∼2017 글로벌 한류실태조사’ 결과인데 기간도 최근인 2016년 10월부터 12월까지 약 2달간 실시한 것이다.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앞으로 ‘한류 콘텐츠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물음에 응답이 사상 처음 감소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이 중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인 국가는 미국이 25.9%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그다음이 중국으로 22.7% 등 순이었다. 또 다른 항목은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공감도였는데 일본이 28.3%, 중국이 27.8%로 나타나 반한류 공감도가 높았다. 조사 결과가 이렇게 나타난 것은 획일적인 한류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과 식상함과 정치적 갈등에 따른 반한류 정서에 자국문화 보호주의까지 겹쳐지면서 한류 소비에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사드배치로 인한 갈등문제가 있으며 일본의 경우 독도와 소녀상으로 인한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한류 콘텐츠의 지속 발전을 위한 선결 과제로 ‘공용어나 자국어로 된 한국문화 정보 부족’, ‘한류체험 및 경험 기회 부족’이 한류의 지속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지적했으며, 한류 콘텐츠 자체의 문제점으로는 ‘획일성과 식상함’, ‘자극성과 선정성’, ‘지나친 상업성’이 뒤를 이으며 한류 콘텐츠 자체의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제기돼 현지어로 된 문화콘텐츠서비스와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야 할 ‘현지화’ 필요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정부는 민간이 자생적으로 개척한 한류 시장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사드 등 여러 문제로 인하여 한류 확산에 걸림돌이 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특히 올해는 한·중수교 25주년을 맞이해 한류의 대대적인 확산이 기대되는 해였는데 오히려 하락세를 걷고 있다. 필자 역시 사드의 영향 때문에 그동안 추진해온 한·중합작영화 ‘메이파밍자’가 현재 촬영중단 상태이지만 양국관계가 호전되면 다시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원래 계획대로 라면 올 2월에 중국 전역의 1만 개에 달하는 극장에서 개봉되어 1,000억에 달하는 입장매출을 기대함은 물론 지역산 문화콘텐츠가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하였을 것이다. 영화 ‘메이파밍자’뿐만이 아니고 공연, 드라마 k-pop 등 여러 문화 분야가 타격을 받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 문화산업계가 ‘한한령’으로 힘든 형국을 맞이하고 있지만, 양국 간 정치적 갈등이 해소되면 맞게 될 ‘포스트 사드(POST THAAD)’ 국면을 대비해야 할 시점에 와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한 국면이다. 역설적이게도 결국엔 국가 간 정치적 갈등 국면에선 문화를 통한 화합과 교류가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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