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조선왕조의 예술과 문화’ 특별전 22일 개최

보물 제1329호 백자 청화소상팔경문 팔각연적(白磁 靑畵瀟湘八景文 八角硯適)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싱가포르 아시아문명박물관(Asian Civilisations Museum)과 공동으로 오는 22일부터 조선시대의 문화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특별전 ‘조선왕조의 예술과 문화’를 개최한다.

2013년 국립중앙박물관은 싱가포르 아시아문명박물관과 협력해 ‘싱가포르의 혼합문화, 페라나칸’ 전시를 개최한 바 있으며, 이때부터 양 기관의 교류가 시작됐다.

당시 양 기관은 상호 교환전시를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이번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한 ‘조선왕조의 예술과 문화’특별전은 아시아문명박물관에서 열게 된 것이다.

한국과 싱가포르 사이의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동남아시아 한류의 거점인 싱가포르에 한국 전통문화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최초의 전시라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더욱 크다.

‘조선왕조의 예술과 문화’특별전은 오늘날 한국 문화의 바탕이 된 조선시대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로 조선왕조의 국왕을 비롯한 왕실의 문화부터 백성들의 삶과 문화에 이르는 당시의 다양한 삶의 풍경을 담고 있다.

화성원행도권(華城園幸圖卷).
조선왕조는 국왕을 정점으로 하는 체계적인 중앙집권적 관료 체제를 갖추어 국가를 통치했다.

화려하고 정교하게 그려진 궁중 행사도, 높은 수준의 기록문화를 보여주는 의궤 등에서 조선의 왕실 문화를 만나 볼 수 있다. 1795년 정조의 화성 행차를 그린 ‘화성원행도권(華城園幸圖卷)’(덕수2507)은 정조와 혜경궁의 행렬을 기록한 채색 두루마리 그림으로, 가로의 길이가 45m에 달하는 대작이다.

아버지에 대한 효심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백성들의 생활상을 살피는 기회이기도 했던 정조의 화성 행차가 자세하고 생생하게 드러나 있는 이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장식적인 금니의 사용 등이 특징이다.

지배 계층으로서 학문과 예술을 연마하고 절제를 미덕으로 삼아 고유한 미감을 발전시켰던 양반의 문화는 당시의 미술품과 공예품 등에 드러나 있다.

보물 제1487호인 ‘서직수 초상(徐直修 肖像)’은 문인 관료로 종3품에 올랐던 서직수(徐直修·1735-1811)의 나이 만 61세 때 당시 최고의 궁중 화원들인 이명기와 김홍도가 제작한 초상화이다.

등록문화재 제486호 운낭자상(雲娘子像)
이명기는 서직수의 얼굴을 그리고 김홍도가 몸체를 그렸다. 이 둘은 왕의 초상화를 그릴 때 참여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화가들이다. 초상화 속 얼굴의 굴곡과 얼굴빛은 짧고 부드러운, 무수하게 많은 필획으로 표현됐고, 얼굴의 점, 검버섯, 주름 등 세부적인 피부의 특징도 놓치지 않은 명작이다.

조선시대에 들어 사람들의 의례와 신앙생활도 변화를 맞이했다. 고려시대에 번성했던 불교는 세력이 약해지고 유교적 질서와 의례가 사회에 뿌리내렸다.

양반가들은 사당을 지어 신주를 모셔 놓고 제사를 지냈다. 이번 전시에는 제사에 사용되었던 제기들과 함께, ‘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가 출품된다. 일종의 이동식사당을 그린 그림인 감모여재도는 조상을 사모하는 마음(感慕)을 실제로 계실 때처럼 해야 한다(如在)는 뜻이 담겨 있다.

한편 불교는 유교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내세, 기복 등의 문제를 담당하며 명맥을 이어나갔다.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비는 불교 의식의 모습을 그린 ‘감로도(甘露圖)’는 그러한 대표적인 예다.

보물 제1487호 서직수 초상(徐直修 肖像)
전시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다양한 삶의 활동을 품은 조선의 수도 한양의 활기찬 모습도 함께 보여준다. 과거에 급제한 사람의 기쁨에 찬 행렬의 모습을 그린 ‘삼일유가도(三日遊街圖)’, 말징을 박는 모습에서 말과 사람의 행동과 감정까지 생생하게 포착한 조영석의 ‘말징박기’등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그림들과, 섬세하고 화려한 자수로 장식한 활옷, 어린아이의 색동 마고자, 노리개, 안경집 등은 당시 남녀노소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품들이다.
보물 제1685-1호 김정희 해서 묵소거사자찬(金正喜 楷書 _笑居士自讚)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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