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여객선 접안시설 제외는 어처구니없는 탁상행정" 성토

지난 4월 6일 오전 6시께 울릉도 사동리 사동항을 입항 중이던 화물선이 강풍으로 진로를 이탈해 정박 중이던 여객선과 해양조사선을 추돌했다.경북일보 자료사진
25일 오후 5시 15분께 울릉도 사동항에서 3천550t급 화물선 미래 13호가 출항 중 강풍에 밀려 계류 중 선박 2척과 충돌했다.

다행히 선박 간 충돌이 크지 않아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6일 오전 6시께는 사동항에 입항하던 미래 13호가 바람에 의해 방파제 쪽으로 밀리면서 여객선 부두 뒤편 등대와 여객선 D호, 해양환경관리공단 조사선 A호에 차례로 부딪쳐 장비가 손상됐다.

사고가 발생한 지 20일도 채 지나지 않아 사동항 내에서 또다시 선박 충돌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문제는 연이은 사고가 이미 예고된 일이라는 것.

비좁은 항구에 바지선과 화물선, 여객선이 한꺼번에 몰려 있어 강풍 등 환경변화에 따라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방파제가 없는 도동항 대체항구인 사동항에는 강원 묵호항과 독도를 오가는 여객선을 비롯해 섬 일주 유람선, 행정선과 같은 소형 선박부터 바지선, 화물선 등 대형 선박까지 접안이 이뤄지고 있다.

좁은 항 내에서 빼곡히 정박된 선박들을 뚫고 입출항하는 상황에 강풍은 사고의 일부분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이날 사고 역시 미래 13호가 출항하기 위해 항구 안에서 후진하던 중 강한 남서풍이 불면서 배가 바람에 밀려 일어났다.

엔진이 정상가동하며 운항 중일 때는 아무 문제 없었지만 저속주행 중인 선박은 돌풍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을 설명했다.

이처럼 사동항 접안 시설이 부족해 사고가 잇따르자 울릉도 주민들은 최근 해양수산부와 마찰을 빚었던 ‘사동항 여객선 부두 설치공사’ 계획에서 여객선 접안시설 제외된 일은 어처구니없는 탁상행정이라고 성토했다.

또 일부 주민들은 현재 2선석이 들어오는 여객선 접안시설을 원안인 3선석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울릉도의 한 주민은 “사동항을 입출항하는 선박들은 매일 곡예운항을 하고 있다”면서 “풍랑주의보가 떨어지면 동해에서 작업하는 배들이 울릉도로 다 모이는 데 접안 가능한 최소한의 시설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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