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희망원 팀장 11명 중 8명에 대해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조치계획서. 희망원 대책위 제공
장애인·노숙인 폭행·학대, 거주인 사망 은폐 의혹 등의 비리가 밝혀진 대구시립희망원 간부 23명 중 20명이 사직하게 됐다.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원회는 23일 김철재 천주교대구대교구청 사회사목 교구장 등을 만나 기존 사표를 낸 23명 중 사표수리가 완료된 12명을 제외한 11명 중 8명의 팀장급 간부에 대한 사표 수리와 행정처리를 24일 0시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희망원을 3년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전석복지재단, 대구시와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희망원 대책위는 지난달 29일 천주교대구대교구의 희망원 사태 해결을 위한 희망원 팀장급 이상 간부 23명 사표수리 및 행정절차 완료를 5월 12일까지 처리하기로 합의를 했는데, 합의서대로 이행이 되지 않자 희망원 대책위는 조환길 대주교 면담 요청과 기자회견을 이어왔다.

천주교 측은 강제로 11명을 퇴사시킬 경우 부당해고로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고, 대책위 회원 50여 명은 끈질긴 대주교 면담 요청 끝에 23일 새벽 3시께 천주교 측으로부터 11명의 팀장 중 8명을 사직시키기로 합의했다.

1980년부터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대구시에서 위탁받아 36년간 운영하면서 비자금 조성, 장애인·노숙인 폭행·학대, 거주인 사망 은폐 의혹, 급식비 횡령 의혹 등이 불거지자 운영권을 반납했다.

시는 달성군 화원읍 명천로에 있는 4만1천800여㎡ 부지에 26개 동 2만2천590여㎡ 건물을 갖춘 대구시립희망원 시설의 관리와 운영 전반을 대구 달서구 두류동 소재 사회복지법인 전석복지재단에 3년간 수탁한다. 노숙인 재활시설인 희망원을 비롯해 노숙인 요양시설인 라파엘의집, 정신장애인 요양시설인 성요한의집, 장애인 거주시설인 글라라의집 등 4개 시설이 있으며, 최근 2년 8개월 동안 노숙인과 장애인 등 129명이 숨진 글라라의집은 내년 말까지 폐쇄할 방침이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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