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차형준 교수 연구팀

포스텍 차형준 교수
전 세계가 급격한 기후변화로 시달리고 있다. 이런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으로는 다양한 원인들이 지적되고 있지만, 특히 ‘온실가스’로 불리는 이산화탄소의 과다한 배출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인공뼈나 플라스틱 같은 새로운 자원으로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은 탄소자원화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할 탄산무수화효소(carbonic anhydrase)의 낮은 안정성이 큰 걸림돌인 상황이다.

포스텍(포항공대, 총장 김도연)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 연구팀은 영남대 화학생화학부 김창섭 교수와 함께 탄산무수화효소와 누에고치의 실크단백질을 기반으로 이산화탄소 전환 기능은 물론, 높은 강성과 탄성을 지닌 견고한 단백질 하이드로젤 형태의 새로운 생물촉매를 개발했다.

탄산무수화효소는 이산화탄소를 물과 반응시켜 중탄산염이라는 물질로 자연적인 반응보다 천만 배 빠르게 만드는 효소로, 여기서 만들어진 중탄산염으로 새로운 탄산화합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화합물은 인공뼈, 칼슘보조제와 같은 새로운 탄산화합물은 물론, 시멘트, 플라스틱, 종이와 같은 공업용 재료로도 활용돼 이산화탄소 저감은 물론 높은 경제성으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탄산무수화효소는 연구실이 아닌 산업환경에서는 안정성이 낮아 실제로 상용화하거나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누에를 외부환경에서 보호하는 누에고치의 실크단백질에 관심을 가졌다. 누에 실크섬유는 실크단백질의 타이로신-타이로신 교차결합과 베타시트 형성을 통해 만들어져 다른 단백질에 비해 튼튼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탄산무수화효소가 활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타이로신 잔기를 포함하고 있는 점에 착안, 누에고치의 실크섬유 형성 메커니즘을 모방했다.

빛을 이용해 탄산무수화효소와 실크단백질 사이에 타이로신-타이로신 교차결합을 형성하고, 탈수반응을 통해 실크단백질에 베타시트를 만들어 탄산무수화효소가 캡슐화(encapsulation)된 단백질 하이드로젤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새로운 단백질 하이드로젤 촉매는 이산화탄소 전환 능력이 우수할 뿐 아니라, 강성과 탄성이 높아 우수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 열적·구조적 안정성을 가지고 있는데다 재사용 가능성도 높아 산업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차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탄소자원화를 위한 생물학적 전환 연구로서 지금까지 촉매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구조적·열적 안정성을 개선함은 물론 우수한 이산화탄소 전환능을 가지는 매우 견고한 단백질 하이드로젤 형태의 새로운 생물촉매를 개발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추진하는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나노바이오촉매 기반 고효율 이산화탄소 전환 및 활용 기술 개발’과 해양수산부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이 추진하는 해양수산생명공학사업의 ‘해양 섬유복합소재 및 바이오플라스틱소재 기술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엔피지 아시아 머터리얼즈(NPG Asia Materials)’ 6월 30일자(현지시간)에 게재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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