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예고한 연말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북한은 미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미국도 육·해·공 핵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미국의 3대 핵무기 영상을 공개하는 등 대북 군사옵션 경고를 강하게 보내고 있다. 만일 북한이 비핵화 협상 종료를 선언하고 실질적인 행동에 돌입한다면 한반도 군사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북·미 간 어렵게 조성된 데탕트의 막을 내리고 한반도 정세가 다시 2년 전의 위험천만한 치킨게임으로 퇴행하는 건 아
제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 속에서 막을 내렸다. 선거법과 검찰개혁법 등을 담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두고 여당의 살라미 임시국회와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남아 있어 극한 대치 가능성은 여전하다. 분명한 것은 20대 국회가 막판까지 국민에게 실망과 정치혐오만 안겨주고 있다는 점이다. 20대 국회는 외줄타기처럼 불안하기만 한 한반도 안보 정세와 좀처럼 튀어 오를 줄 모르는 한국 경제 등 안팎으로 맞는 누란(累卵)의 형세 속에서 출발했다.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무를 지녔던 20대 국회를 국민들은 어떻
‘열 사람 죽으러 가는 데는 가도 한 사람 살러 가는 데는 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여러 사람을 희생시키더라도 제 한 목숨만 살겠다고 너절하게 행동하는 사람과는 절대로 상종하지 말라는 뜻이다. 당이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는 침묵하더니 총선이 다가오자 당 혁신안이라며 중진 퇴진론을 외치고 있는 자유한국당 초선의원들을 보고 있자니 떠오른 말이다. 자유한국당 위기 원인 중 하나로 ‘침묵하는 초선’이 거론되는 마당에 중진 용퇴를 요구할 자격이 과연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더욱이 당대표가 목숨을 걸고 대(對) 정부 투쟁을 위해
오늘은 2020년 대입 수능이 있는 날이다. 먼저 오늘을 위해 치열한 시간을 보냈을 모든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에게 격려의 인사를 드린다. 1994년에 수능이 도입된 이후 19차례의 대입제도 개편이 있었지만 입시 위주 교육은 여전하다. 프랑스의 한 일간지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세상에서 가장 경쟁적이고 고통스러운 교육’이라고 까지 표현한 바 있다. 언제쯤 우리나라 학생들은 입시지옥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교육정책과 교육현장이 엇박자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교육 자체가 큰 위기다. 교육이란 국가와 사회발전의 근본 초석이기 때문에 백년지대
단생단사(團生散死·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명량해전을 앞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국난극복을 위해 병사들과 백성들에게 단합할 것을 요구하며 한 말이다. 420여 년 후 현재 대한민국에게 가장 필요한 금언(金言)이 아닐까 한다. 조국 전(前)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공방이 헌정 초유의 ‘검찰 광장’을 무대로 한 진영 간 세 대결로 비화하면서 국론분열과 갈등의 소용돌이가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국민통합’ 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가 무색할 정도다. ‘국민통
지난 두 달간 한국 사회를 국론분열과 갈등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조국사태가 일단락되었지만 검찰개혁의 화두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검찰이 개혁의 대상이 된 데에는 검찰 스스로 무덤을 파온 결과 일 수도 있다. 그동안 국민은 검찰과 정치권력의 뿌리 깊은 유착과 검찰 내부 비리를 숱하게 봐 오면서 그 인내가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그래서 국정과제의 최우선 과제로 검찰개혁을 내건 문재인 정부에 대해 국민들은 많은 기대를 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수사권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라는 개혁의 핵심은 건드리지 않고 고위공직자비리조사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 동의보감에 나오는 말로 ‘소통이 되면 고통이 없고, 소통이 안 되면 고통이 온다’는 뜻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한 나라에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반드시 병리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한국처럼 대통령제를 택한 국가에서는 국가지도자의 소통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SNS를 통해 유권자들과 소소한 일상을 공유한다고 소통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란 올바른 정책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참신한 인사로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 하는 자리인 만큼 언제나 국민과 ‘인사‘와 ’정책‘으로 소통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갈등과 혼란에 빠져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초부터 끊임없던 인사 검증 실패, 민간인 사찰 의혹 폭로, 인사 수석실 행정관의 군(軍) 인사자료 유출 의혹 등으로 문제의 책임자인 조국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한 경질 요구가 거세게 일었지만, 그때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뜻과는 정반대로 시종일관 ‘조국(曺國)지키기’를 선택했다. 대통령이 막강한 권력으로 국민적 여론과 국회를 무시하고 독선·독주·독단적으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힘의 결정체는 바로 대통령의 무소불위(無所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살육전인 2차 세계대전이 9월에 발발했다. 이후 80년이 흘렀지만 세계는 여전히 크고 작은 분쟁과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곧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미국 조야(朝野)의 분석은 간담을 서늘케 한다. 3차 세계대전의 시발점으로 한국이 언급되는 이유는 국가 생존을 위한 절대적 방편으로 핵 개발을 추진하는 북한과 마주하고 있고, 또한 현재 한반도는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남북이 휴전 상태이기 때문이다.최근 잇따라 발생한 4대 열강의
대한민국이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길을 걸어온 이래로 경제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있었나?그러나 지금이야말로 우리 경제가 위기가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와 긴밀한 경제관계를 맺던 일본이 한국 산업의 주축인 반도체에 타격을 가하면서 그동안 반도체 호황으로 가려졌던 우리나라 경제 산업 펀더멘털의 나약한 민낯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예산·법령·세제·금융 등 가용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했지만 당장 예산 늘려서 해결될 일도 아닐뿐더러, 주요 소재·부품을 국산화한다고 우리 경제의 장밋빛 미래가 보장될 수도 없는 것이 우
“우리는 미국을 더 이상 적(敵)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이 한마디로 반세기 동안 전 인류를 짓눌러온 냉전구도의 양상은 달라졌다. 반면 “우리는 더 이상 한국을 우방국으로 보지 않는다.”는 일본 아베 총리의 이 한마디로 동아시아 자본주의를 떠받쳐온 중심축인 한·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며 초강경 대일(對日) 메시지로 맞받아쳤고, ‘이에는 이 눈에는 눈’식의 복수법으로 대응했다. 한·일 양국 정상들의 언어만 보면 흡사 총탄이 난무하는 전시(戰時)상황 같다. 국
달도 차면 기우는 법. 20세기 이후 200여 년 가량 이어온 팍스 아메리카나가 쇠퇴하고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북미·유럽의 ‘서쪽 시대’에서 아시아가 중심이 되는 ‘동쪽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이 에너지와 무역을 중심으로 상호 의존성이 심화되면서 정치·경제의 주요 무대가 서서히 부상하고 있다. ‘중앙아시아를 통제하면 유라시아를 통제하고, 유라시아를 통제하는 자는 전 세계를 통제하게 될 것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앙아시아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과거 알렉산더 대왕, 칭기즈 칸, 티무르 등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위해서 1, 2부로 나눠서 칼럼을 쓰고자 한다.보물이 가득 담은 보자기의 4각 중 한 모서리가 빠져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결과는 뻔하다. 이런 뻔한 이야기를 숙명처럼 받아들이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게 대한민국의 운명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이 놓여있는 상황이 딱 이렇다. 대한민국은 지정학적 위치상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4강을 모두 움켜쥐고 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한 국가와의 관계가 틀어져도 우리의 정치·경제는 늘 상 풍전등화와 같았다.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입은
먼 훗날 기해년(己亥年) 6월의 마지막 날은 어떻게 기억될까? 분명한 것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전협정 66년 만에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북한 땅을 밟았다고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DMZ 미·북 정상회담의 사진 한 장의 상징성만 가지고 만족하기에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가 매우 절실하다. DMZ에서 미·북 정상이 만나는 것이 일회용 이벤트로 끝내기에는 매우 자존심 상하는 역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미·북 정상회담 직후 많은 외신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DMZ이벤트는 대선용이라고 우려를 표했겠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민이 추천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헌법적 가치와 신념이 튼튼한 인재를 영입해 정책과 비전이 강하고 힘찬 정당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히며 총선 승리를 강조했지만 친박이라는 영혼들로 인해 황 대표 발언이 허언이 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친박들은 당내 ‘현역 물갈이설’이 불거지자 또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예상된 일이지만 너무도 파렴치하다.대한민국 정치사에 계파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헌정 이후 대한민국 정치사가 70년에 달할 동안 다양한 여야 계파가 생겨났고, 계파 간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
일본 아베 총리는 이달 말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한반도 중재자 역할의 적임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외교적 장(場)으로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앞서 지난달 27일 있었던 미·일정 상회담은 우리나라에 큰 과제를 남겼다. 미·일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다정히 셀카를 찍으며 골프와 스모 관람 등으로 우의를 다지는가 하면 미·중 패권경쟁과 북한 핵 문제와 같은 동북아 긴장 속에서 두 사람이 함께 자위대 호위함에 승선(乘船)하는 모습은 예사롭게 볼 수만은 아닌 것 같다. 이는 미국이 일본의 군사대국화에 힘을
문재인 정부가 대북 지원 자금 800만 달러 공여를 결정하며 대북 식량 지원 추진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 정부의 대북 인도지원 발표와 관련해 며칠째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대남 압박 메시지만 강조하고 있다. 애초 북한은 정부의 식량 지원 방침에 대해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 “시시껄렁한 물물 거래”라고 깔아뭉갰다. 그런데도 정부는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한 정확한 분석도 없이 식량 지원을 서둘렀다. 과거 북한은 식량 지원을 받는 대신 핵과 미사일 개발 동결을 약속했지만 이후 은하 3호를 쏘아 올리고 3차 핵실험까
집권여당의 원내 전략을 총괄할 새 사령탑이 선출되었다. 문재인 정부 3년차이자 20대 국회 마지막 여당 원내대표로서 이번 신임 원내대표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짐과 역할이 부여돼 있다. 신임 원내대표는 정부 정책에 수반되는 법안 처리의 키를 쥐고 있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중책과 더불어 민주당의 내년 총선(總選)을 책임져야 할 막중한 책임도 있다.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대야(對野) 협상 창구로서 꼬일 대로 꼬인 정국(政局)을 시급히 정상화 시키는 일이다. 선거제·검찰개혁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따른 여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어도 봄 같지가 않다는 말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정국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 같다.올 초 정치 편향 논란이 일었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 임명을 시작으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2기 내각 장관 후보자들의 부동산 투기 논란 등 꽁꽁 얼어붙은 정국이 봄이 오면서 또다시 청와대가 주식투자 논란이 제기된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까지 강행하더니 이제는 선거 룰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한국당을 제외함으로써 제1 야당을 정국 핫바지로 만들어 정치를 시계(視界) 제로 상태로 만들었다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 최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시간으로 4월 11일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는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40여 일 만의 만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이번 방미(訪美)는 미·북 대화 동력을 빠른 시일 내에 되살리기 위한 한·미 간의 노력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길을 찾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미국과 북한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던 정부가 이제는 ‘촉진자’가 되겠다며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하지만 이번 한·미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