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15세기부터 의회 소관 업무에 대한 조사 내용과 통계 등을 기록한 연례보고서를 간행했다. 표지가 푸른색 벨벳으로 돼 있어서 ‘청서(blue book)’이라 부른다. 17세기 무렵부터 ‘백서’가 만들어졌다. 의회 보고서인 청서와 달리 정부가 연례보고서를 내면서 표지를 흰색으로 해서 ‘백서(white paper)’라 불렀다.이후 공적 기관이나 사회적 합의 조직 등의 실태 조사나 분석, 사회적으로 영향이 큰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원인과 결과를 기록한 보고서도 ‘백서’란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청서나 백서는 어떤 사안에 대해 냉
“오징어, 돼지고기만 흘으면 몬사는 사람들이 좀 살기가 나을낀데…” ‘오징어와 돼지고기 값만 싸면 가난한 사람들도 좀 살아가기가 쉬울 것’이라는 죽도시장 입구에서 음식점을 하는 아주머니의 말이었다.아주머니의 말처럼 오징어는 명태와 함께 우리 식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수산물이다. 신선한 오징어 회는 단맛이 나는 데다 부드러워서 남녀노소가 다 좋아한다. 오징어를 대나무 채반 위에 통째로 올려 쪄낸 오징어순대도 별미다. 순대라고 해서 내장을 다 빼내고 속을 채운 것이 아니라 먹물은 물론 내장까지 그대로 쪄낸 것인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울릉도 통구미에서 특이한 생물이 확인됐다.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왕관해마’다. 사실 울릉도 왕관해마는 10여 년 전에도 발견됐는데 당시에는 별 관심이 없어 일반적인 해마의 발견 정도로 여겼다.해마는 ‘잘피’라는 바다 정화식물이 있는 곳에서 자주 발견되는데 이번에 울릉도의 것도 잘피 숲에서 발견됐다. 연안의 얕은 수초대에 분포하는 해마는 환경변화에 매우 민감해서 각국이 연안 생태계 보전을 위한 깃대종으로 삼고 있다. 해마가 발견된 울릉도 통구미의 바다 생태가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해마는 말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가 1968년 12월 21일 서울~수원 구간이 먼저 개통됐다. 첫 구간 개통 이후 1년 만인 1969년 12월 29일 서울~부산 전 구간이 완전 개통됐다. 경부고속도로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한국의 고도 경제성장의 바탕이 된 대표적 상징물이다.경부고속도로가 완공된 해인 1969년 구미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됐다. 한국 최초의 산업단지다. 1973년 12월 열린 준공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삽을 들었다. 경북 선산군 구미면 상모동(지금의 구미시)에서 태어난 그는 고향에 산업단지가 들어선 것에 대해 겸연쩍
지방의 어지간한 시·군청에는 출입하는 기자 수가 100명을 훌쩍 넘는다. ‘출입기자’로 등록한 기자의 수가 이렇게 많다. 하기야 유튜버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까지 스스로 기자라고 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조국사태가 터졌을 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 딸 표창장 조작’ 의혹과 관련,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 통화를 한 뒤 “조 후보자를 도와달라고 제안한 적은 없다. 나도 ‘유튜브 언론인’이라 표창장 조작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취재한 것”이라고 했다.이렇게 온갖 잡동사니 매체의 얼치기들까지 설치다 보니 기자가 ‘기레기(‘
‘사슴이 짐대에 올라/해금을 켜거든 들어라’는 고려가요 청산별곡에 나오는 기이한 표현이다. ‘사슴이 장대에 올라 해금을 켠다’는 것으로 최근에는 ‘사슴으로 분장한 광대가 높은 곳에 올라 해금을 켜거든 들어라’는 식으로 풀이하고 있다. 청산별곡의 이 같은 상황만큼이나 특별한 일이 수해 현장에서 벌어졌다.지난 주말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으로 이동해 전남 지역에 큰 피해를 냈다. 섬진강 수계 남원과 곡성, 구례의 여러 곳이 온통 물에 잠겼다. 물난리에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들도 큰 수난이었다. 전남 구례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던 소
“2015년 10월 포항지열발전소 시추작업 중 이수(泥水·수분을 머금은 진흙)가 대량 유실돼 지진이 발생했을 때, 2016년 1월 규모 2.1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정밀조사를 벌여 2차 물 주입을 중단했어야 했다. 또 2017년 4월 규모 3.1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무조건 물 주입을 중단해야 했다. 이와 함께 규모가 적은 미소지진에 대한 분석이 부실해 단층대에 물을 주입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인식하지 못했다.” 고려대 이진한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진을 피할 네 번의 기회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17년 1
정부의 탈원전 에너지 전환정책으로 전국 산은 물론 저수지에까지 태양광 패널이 깔리고 있다. 전 정부 마지막 해인 2016년 태양광발전 시설 규모가 529㏊였는데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산지 태양광발전시설이 1435㏊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그다음 해에는 전년 보다 1000㏊ 이상 더 늘어난 2443㏊나 됐다.산지 태양광시설의 급증으로 전국의 산천이 누더기가 돼가자 2018년 11월 시설 규제를 강화하기에 이르렀다. 정부가 산림자원법 시행령을 개정해 산지 태양광발전시설의 평균 경사도 허가 기준을 기존 25도에서 15도 이하로
지난 2010년 파이낸셜 타임스가 올해의 책으로 ‘법의 지배(The rule of law)’를 선정했다. 이 책은 20세기 영국 최고의 판사로 불리는 톰 빙험이 쉽게 풀어 쓴 법치주의에 대한 이야기다. ‘법치주의’라는 말이 온갖 정치적 수사로 왜곡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성찰의 지침이 되고 있다.톰 빙험은 ‘법의 지배’를 구성하는 여덟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법은 접근성이 편하고 이해하기 쉽게 명료해야 하며 △권리나 책임은 재량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법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국가의 법률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돼야 한다.
단편소설 ‘개개비’로 1959년 아시아자유문학상을 수상한 울산 출신 소설가 고(故) 오영수(1909~1979년)는 암울했던 시대를 살았지만 동시대를 호흡한 다른 작가들의 일반적 경향인 문학 사회성 보다는 토착적 정서를 일관되게 추구했다.그가 추구한 작품세계처럼 그의 사람됨도 따뜻하고 정이 많았다. 그는 1979년 문학사상에 발표한 ‘특질고(特質考)’라는 글 때문에 혹독한 필화를 치렀다. 해학적인 필치로 지역별 한국인의 특성을 ‘건실한 지역 언어의 개성을 살려가자’는 취지로 썼다. 그런데 특정 지역민의 감정을 크게 자극했다. 그는 문
‘검언 유착 수사’로 알려진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사건을 수사하는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지난달 29일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사상 초유의 육박전 활극이 벌어졌다.한 검사장은 이날 “정 부장검사로부터 법무연수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방적인 신체적 폭행을 당했다”며 이는 공권력을 이용한 ‘독직폭행(瀆職暴行)’이라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은 정 부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서울고검에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했다.‘독직폭행’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규정돼 있는 것으로 재판이나 검찰, 경찰 기타 인신구
1769년 프랑스 기술자 니콜라 조제프 퀴노가 앞 바퀴 하나를 구동축으로 하는 증기기관 자동차를 만들었다. 기술부족으로 보일러 용량은 작은데 차체는 무거워 속도가 나지 않았다. 차의 속도가 사람의 걸음 보다 빠르고, 뛰는 속도보다 느린 시속 5㎞에 불과했다.19세기 들어서는 이른바 속도를 제한하는 ‘붉은 깃발법’이 제정될 정도로 증기기관 자동차 기술이 발전했다. 1826~1836년 10대의 증기기관 버스가 생산돼 영국 런던과 첼트넘을 왔다 갔다 했다. 22인승의 이 버스는 시속 16~23㎞였다. 자동차 기술이 앞섰던 영국은 사고 발
노인 돌봄 문제가 심각한 일본에는 ‘개호 난민’이라는 말이 있다. ‘개호(介護·かいご)’는 우리말로 하면 ‘돌봄’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일본의 국민연금 가입자 가운데 간호 지원이 필요한 피보험자가 2000년 256만 명이었는데 2018년에는 651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들 가운데 걷거나 움직임이 불편한 등급이 높은 대상자만 해도 60만 명이나 된다. 반면 간호 인력은 점점 수급이 어려워져 2025년에는 37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990년에는 5명이 고령자 1명을 보호하지만 2060년에는 1명이 고령자 1명을 지
충청 천도론(遷都論)으로 시끄럽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를 모두 세종시로 옮기는 행정수도특별법을 발의하겠다고 한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이자 여당의 유력 당 대표 후보,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이재명 경기지사 등 여권 인사들이 모두 ‘행정수도 이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 듯 말하고 있다. 심지어 야당인 통합당의 정진석, 장제원 의원까지 “방향성에 동의한다”며 맞장구를 치고 있다. 당장의 수도권 집값 잡는 대책이 ‘천도’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집값을 잡기는커녕 이제 세종시는
지난해 ‘붉은 수돗물’ 홍역을 치른 인천에서 이번에는 벌레 유충이 나왔다. ‘수돗물 포비아(공포증)’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가 활성탄지(활성탄을 넣어 정수하는 시설)가 설치된 전국 49개 정수장을 전부 조사해 봤더니 인천 뿐 아니라 서울, 대전, 울산 등 전국 7곳에서 깔따구 유충과 등각류(물벌레)가 발견됐다고 한다.받아놓은 수돗물에서 빨간 벌레 유충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런데도 인천시는 “깔따구 유충은 학술적으로 인체 위해성이 보고 된 바 없다”는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 요즘 전국
한량으로 세월을 탕진하던 한 청년이 어느 날 어머니의 선술집 이자카야에서 일을 도우며 장사의 기본기를 체득한다. 청년은 어머니가 준 돈을 도박으로 날리며 계속 어머니에게 손을 벌리다가 어느 날 윈드서핑을 일생의 낙으로 정하고 시즈오카현 어머니 가게에서 대충 일이나 거들며 용돈을 받아쓸 궁리를 하게 된다. 청년은 이렇게 우연히 어머니 가게의 종업원이 돼 어머니의 음식 철학과 손님들로부터 장사의 성공 법칙을 깨닫는다.어머니의 장사 기본기를 체득한 청년은 ‘간판을 걸지 않는다’, ‘홍보하지 않는다’, ‘입구가 어디인지 모르게 한다’는 콘
도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설정해 놓은 그린벨트(Greenbelt)는 생산녹지와 차단녹지로 구분한다. 이 녹지는 건물을 짓거나 기존 건물을 증축하는 것이 제한된다. 또 토지의 형질변경이나 용도변경, 토지 분할 행위 자체도 제한하고 있다.정부가 서울 강남 그린벨트를 풀 작정이다.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놔야 할 보물’이라던 서울 그린벨트 해제 소식에 벌써 강남 그린벨트 주변은 집도, 지번도 안 보고 계약하자는 전화가 쇄도한다고 한다. 구체적인 동네 이름까지 거명되고 있다. 강남구 세곡동과 내곡동 탑성마을, 수서역 일대와 양재동 식유촌·
대구동산병원이 만해대상 수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원장 서영성·56)은 대구에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병원을 자발적으로 코로나 환자 전용 치료시설로 전환했다. 민간병원으로는 유일하게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1000여 명이 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120일이 넘도록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싸웠다. 전국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은 “이곳이 성지(聖地)”라며 구슬땀을 쏟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봉사활동을 펼친 곳도 대구동산병원이다.동산병원에서는 지난 2월 21일부터 6월 30일까지 모두 1047
고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 대장)이 6·25전쟁 전투복을 수의로 입고 대전현충원에 영면한다. 14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입관식을 갖고 15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백 장군은 “내가 도망치면, 나를 쏴라”며 지리멸렬 패퇴하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구국의 영웅이다.백 장군은 한국전쟁 초기 전세를 뒤집은 ‘낙동강 다부동 전투(1950)’를 비롯, 평양전투(1950)와 중공군 춘계공세(1951) 저지 등 여러 차례 승전으로 태극무공훈장을 두 차례나 받았다. 그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자격이 충분하다. 하지만 그가 생전에 “전사한 전우
마침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스크를 썼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마스크 쓰기를 완강히 거부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고 공식 석상에 처음 나타났다는 외신 전언이다.세계적으로는 12일 현재 확진자가 1284만1931명, 사망자 56만7605명이다. 전 세계 신규 확진자가 하루에 20만 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하루 6만9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러니 트럼프도 마스크를 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한국의 확진자 수도 1만3417명, 사망자 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