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과 을의 나라 = 강준만 전북대 교수 지음. 대기업 간부의 여승무원 폭행 사건과 남양유업 직원의 폭언 사태로 불거진 우리 사회의 '갑을문화'의 기원을 추적하고 폐해를 지적한다. 강 교수는 갑을문화가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관존민비(官尊民卑) 인식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관이 민을 지배하는 문화가 대기업의 중소기업 지배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갑을문화로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책은 갑과 을을 이어주는 음성적 브로커 문제와 갑에 대한 을의 일방적 선물 문화로 논의를 확대시키며 팽배한 갑을문화의 문제점을 짚는다. 강...
'불량 유전자는 왜 살아남았을까?'는 유전자의 눈이 아닌 사람의 몸으로 겪는 생로병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로 유명해진 '이기적 유전자'는 자신의 그릇인 사람을 조종해 이득을 취하지만, 불량 유전자는 어떤 이익이나 목적도 없이 그 사람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이기적 유전자는 목적 중심의 개념이며, 불량 유전자는 결과 중심의 개념이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사람이지 유전자가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생로병사의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몸이다. 그 몸을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여전...
가치 있는 콘텐츠가 무대에 오르기까지는 공연기획자, 제작자, 연출, 배우, 무대 스태프(무대미술, 조명, 음향, 의상 등), 마케터, 문화행정가, 티켓 마스터, 하우스 매니저 등 수 많은 사람들의 손과 정성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우리 공연예술계는 일련의 경험에 대한 기록화 작업에 매우 소홀한 편이다. 작품을 제작하고 무대에 올리기까지의 기록들과 소중한 경험, 노하우들이 체계적으로 축적되지 못하고 '도제식'으로 또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암묵지'(Tacit Knowledge) 형태로 전달되는 경향이 짙다. 최근 공연예...
양경한 시인이 여덟번째 시집인 '낯선 풍경화'를 펴냈다. '낯선 풍경화'는 진실된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이미지 형상화로 작품을 승화시켜 뜨거운 영혼의 소릴를 독자들의 가슴을 촉촉히 적셔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감성을 서정적으로 형상화해 시를 읽을 때마다 깊은 삶의 경륜속에서 섬세한 감성의 발현이 따사로운 햇살같은 느낌을 주며, 나아가 휴머니즘이 밑바탕을 구성해 작품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사물을 바라보는 넓은 안목과 고통을 희망으로 녹이는 따뜻한 가슴과 은유·비유·상징 등을 구사해 차원높은 작품으...
최옥선 국문학자가 이형기 시를 연구한 '전통적 서정시와 근원적 세계인식'을 발간했다. 최 씨의 학위 논문을 재 구성한 것으로 이 시인의 초기 작품 '낙원'의 서정적 시세계가 모더니즘적, 문명비판적 등 다양하게 변화된 것에 주목한다. 내용은 '시정신의 개념과 형성배경', '시정신의 변화과정' 등으로 구성됐다. 이 시인의 시론은 시세계가 고착화되지 않게 하기 위한 방법론이 있다. "자신의 시론을 확립하면서 시세계의 변화를 꾸준히 시도한 이 시인의 시작은 자신의 시세계에 씌워진 올가미를 온 몸으로 찢고 나...
△한국생명과학고 팔십년사 = 한국생명과학고등(구. 안동농림고등) 학교 개교 80주년을 앞두고 학교와 총동창회에서 뜻을 모아 한국생명과학고 팔십년사를 발간했다. 1933년 4월20일 영남유학의 본향 안동에서 개교한 한국생명과학고는 그 사이 세 차례나 학교명이 바뀌면서 1만5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우리나라 실업계 고등학교 명문으로 오늘까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나라가 어려울 때는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일제에 항거했으며, 한국전쟁에는 학도병으로 자원입대 하는 등 구국의 정신의 표상을 보여줬다. 특히, 농·임·축...
(사) 국학연구회 문경문원 2집이 발간됐다. 행정과 교직에 퇴직하거나 현직에 있는 60여명의 회원이 3년간 준비한 국학자료집으로 7번째 발간이다. 우송 신현석의 문체로 쓰여진 600여 쪽의 양장본에는 박정희 대통령 저서가 수록됐다. 대구사법학교를 졸업한 박 대통령이 조선공립보통학교 훈도로 문경공립보통학교에 1937년 3월 31일부터 1940년 3월 31일까지 월봉 42원을 급하여 근무했기 때문. 이 도서는 문경관내 도서관과 전국 유명 도서관에 기증하고 자료제공 소장자 기관 단체에 배포한다.
정봉화 영일실업 대표이사 회장이 최근 두번째 수필집 '또닥또닥'을 선보였다. 망팔(望八)의 인생경로를 지나는 정 회장의 두 손가락이 들려주는 맛있는 이야기다. '보들보들' '지글지글' '말랑말랑' '바삭바삭' '쫄깃쫄깃' '새콤달콤'이라고 붙은 소제목은 호기심과 입맛을 자극한다. '보들보들'코너에서는 자연현상을 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개망초' '아버지의 유언' '눈 폭탄이 쏟아지던 날' '정선아리랑과 아리수' '계절의 변화' 등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민들레 씨앗의 여정'은 ...
최근 '스마트폰 이용자 중 60퍼센트 이상이 하루 평균 30번 이상 휴대전화를 들여다본다'라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하루 24시간 중 평균 수면 시간을 6시간이라고 봤을 때, 잠들기 직전까지 최소 6분에 한 번씩 휴대전화를 들여다본다는 이야기다. 신동원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출간한 '멍 때려라'에서 단순한 접속 횟수와 시간이 아니라 뇌가 받는 자극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설명한다. 인간의 뇌는 휴식을 통해 정보와 경험을 정리하고 기억을 축적하는 숙고의 시간을 보낸다. 이때 스스로 불필요한 정보는...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작가 미치 앨봄의 장편. 윤정숙 옮김. 인류 최초로 시간을 측정한 죄로 죽지도 못하고 6천 년을 동굴에 갇혀 지낸 도르가 마법의 모래시계를 가지고 현대에 온다. 도르가 살았던 시절은 인간이 시간과 역사를 다루지 못하고 사냥과 건축에 힘을 쏟았던 시대다. 도르가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을 구해야 한다. 하나는 불멸을 꿈꾸는 백만장자 빅토르 들라몽트이고 또 하나는 실연의 상처로 삶을 포기하고 싶은 10대 소녀 세라 레몬이다. 작가는 이들이 함께 하는...
안동민속박물관은 박물관 학술조사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안동지역의 재사를 조사 정리한 학술총서 제19집安東의 齋舍 Ⅳ을 발간했다. 이번 총서는 종택, 사당, 서원, 누정 등과 함께 안동지역의 전통문화유산으로서 큰 의미를 가졌던 재사를 조사해 그 현황과 유래를 밝힘으로서 학계 및 관련 연구자들에게 기초 자료로 제공하고자 했다. 이번 학술총서 19집은 '안동지역 재사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사업 결과물로서 주로 안동시 동부권역에 있는 재사를 대상으로 하여 37개소의 재사를 조사해 한권으로 묶었다. 총서에 수록된 내용은...
△진흙탕 속 연꽃피리 = 손병목 지음 "한 뼘만큼 남의 귀에 가까이 간다면, 한 뼘만큼 남의 뭄에 가까이 간다면, 한 뼘만큼 남의 짐을 덜어준다면, 한 뼘만큼 더 겸손해지면 더 자세히 남을 이해하고 사랑할 것이다. 세상은 더 따뜻해 질 것이다." 시인이자 수필가 손병목의 '진흙탕 속 연꽃피리'는 한 뼘만큼 타인의 귀와 눈에 가까이 다가가 그의 짐을 덜어준다면 세상은 따뜻해질 것이라는 진리를 전하는 수필집이다.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고요아침. 88쪽. 9천원. △우포...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눈을 치켜뜨며 대든다. 핸드폰에 엄마 전화번호는 '미친년'으로 저장되어 있다. 성적이 뚝뚝 떨어지지만 그래도 가출 안하고 학교 나가는 것만으로 감지덕지다. 대한민국 10대들도 힘들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은 더 힘들다. 부모들도 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10대 아이들의 반항은 당연하다는 건.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를 하지만 사사건건 반항하는 아이를 보면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큰소리가 나기 일쑤다. 그러고 나면 어른스럽...
△주말 = 장편 '책 읽어주는 남자'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2008년작. 급진적 테러리스트인 외르크가 여러 차례 살인을 감행하고 20년 넘게 수감됐다가 특별사면으로 풀려난다. 외르크는 사면 신청서에 "나는 사면을 애걸하지 않습니다. 나는 이 국가와 싸웠고, 국가는 나와 싸웠습니다. 우리는 서로 빚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각자의 권리에 충실할 따름입니다"라고 쓸 정도로 신념에 철저한 인물이다. 풀려난 동생을 위해 누나가 옛 친구들을 불러모아 파티를 연다. 오래전 자신을 밀고한 사람...
소파에서 혼자 뒹굴며 '진짜 진짜 심심'하다고 중얼거리던 아이 앞에 광고지 한 장이 날아든다. '단원모집/보조단원/키:120센티미터 이하/*주의*단장에게 절대 복종'. 광고지 뿌리는 어릿광대 어깨에 냉큼 올라타고 아이는 당장 서커스단을 찾아간다. 가면 쓴 단장은 단원이 되고 싶다는 아이에게 '너 같은 꼬마가?' 라고 비웃으면서도 막을 올리라 명령하며, 기이하고 기묘한 서커스 세계로 안내한다. 가로로 길게 펼쳐지는 화면 곧 무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단장이 인사를 하고, 꼬리가 하나 몸은 둘인 샴 인어 가수의 노...
최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3월의 읽을 만한 책' 중 '잊혀진 문명-참파(리북)'를 선정했다. '참파'는 192년부터 1832년까지 현재의 베트남 중남부에서 존재했던 참족(Chams)의 왕국. 참파왕국은 일찍이 인도의 힌두문화를 받아들여 앙코르 왕조와 100년 전쟁을 치룬 강성했던 왕국으로 동남아 대표적 힌두문명을 찬란하게 꽃피운 국가였다. 하지만 1471년을 기점으로 베트남에 흡수되고 점차 소수민족으로 전락해 이제 정글 속 유적으로 옛 영화를 기억하고 있는 잊혀진 왕국이 됐다. 이 책은 유교적 전통의 베트남에 ...
△세상을 욕망하는 경건한 신자들 = 여성 신학자 백소영 이화여대 HK연구교수가 종교적 뉘앙스가 물씬 풍기는 '경건'과 세속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욕망' 사이에 주목해 한국 개신교의 욕망을 해부했다. 저자는 "이제는 '경건 실천'을 위해 제도적 욕망으로서의 세속적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속적 성공이라는 '제도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경건'을 수단시하게 돼 버린 21세기 개신교도들"에게 치유와 자유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그린비. 228쪽. 9천800원. △우리 인간의 종교들 = 아르빈드 샤르...
△별것 아니었다 = 송은영 시집. 송은영 시인이 등단 이후 6년 만에 첫시집 '별것 아니었다'를 출간했다. 총 4부로 나눠 60여편의 작품을 담은 이번 시집은 '그 어디에도 구원이 없는', '정직한 땀으로 절대불가능'한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절망하거나 분노하지 않으면서, 그녀만의 발랄한 시적 상상력을 통해 오늘, 이곳의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해 낸다. 송 시인은 '질보다 양'을 중시하는 '알리바바와 40명의 도적'이 득세하는 오늘의 세계와 비주류로 떠도는 타인들의 얼굴 속에서 참다운 삶과 생명의 공동체를 발견하고...
누구나 자신의 돈에 대해서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생각한다. 내 돈이 걸려 있는데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빚이 있으면서도 저축을 하고, 손해 보는 걸 이득이라 생각하고 물건을 사며, 번듯한 집 한 채의 환상을 버리지 못해 평생 하우스 푸어로 산다. 이 모든 것이 '심리계좌(Mental Accounting)'의 착각 때문에 생기는 일들이다. 우리 마음 속에는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회계 장부가 있다. 이 장부는 똑같은 돈이라도 출처나 사용처에 따라 다른 이름을 붙이고 관리한다. 예를 들어...
대구에서 인문학 공부를 하는 청소년 모임인 '청소년 인문학 모임 강냉이'가 '강냉이, 공부하다 빵 터지다'를 출간했다. 그동안 함께 공부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내용을 기획하고, 원고를 모으고, 각자가 쓴 글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수정하는 과정을 청소년 스스로 해냈다. 재능과 취향, 꿈과 호기심이 다양한 청소년들이 '청소년 인문학 모임'이라는 작은 공동체를 이뤄 함께 공부하고 활동해온 역사가 담겨 있다. 자기 자신과 이웃, 자연을 존중하는 '생명 감수성'을 일깨우는 인문학, 사회와 역사를 탐구하고 주체적으로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