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새벽에 들리는 범종 소리는 알 수없는 마음에 깨달음을 발견하게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종(鐘) 소리가 듣고 싶었다. 바람에 실려오는 종소리를, 내 마음속에 평화를 가져다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어 그저 막막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 나는 한해가 바뀌는 때에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울려 퍼지던 성덕대왕신종 소리를 듣고 큰 위안을 얻곤했다. 종이 보이지 않는 월성에서 바람에 실려오는 종소리를 들었다. 내 마음은 혼란스러움에서 금새 마법같이 평온을 되찾았다. ...
옛말에 사후약방문이라는 말이 있다. 죽은 뒤에 약방문(藥方文)을 쓴다는 뜻으로, 이미 때가 지난 후에 대책을 세우거나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뜻이다. 이와 비슷한 속담으로도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 '말잃고 마굿간 고친다', '굿끝난 뒤에 장구친다' 등 미리 대비했으면 될 일을 뒤늦게 소용없는 짓을 한다는 교훈이 담겨있다. 우리는 흔히 '사람은 참 똑똑한 데도 경험하지 않으면 인정하지 않는 나쁜 버릇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한다. 모두가 어떤 일에 있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것들을 소홀히하다 재앙을 겪고...
지난 한 해 동안 130여만 명이 찾은 국립경주박물관 주차장엔 관람객들을 상대로 간단한 음료와 기념품 등을 파는 상인들이 있다. 이들은 지난 가을까지만 해도 수학여행 온 학생들과 단체 관람객들이 밀려들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면서 관람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하루하루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다. 겨울로 접어들자 관광객 발길이 크게 줄어든 곳은 비단 국립경주박물관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최고 관광지인 보문관광단지, 첨성대를 비롯한 수많은 유적지가 밀집한 동부사적지, 대릉원, 불국사 ...
그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축구에서부터 당구에 이르기까지 스포츠가 없었으면 아마 지금의 그는 없었을런지 모른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이야기다. 그만큼 권 시장은 에너지가 넘친다.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에 끓어 오르는 에너지를 스포츠로 분출하지 못했다면 아마 자신은 불량 청소년이 됐을지도 모른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중학교 때 인가 학창시절엔 어느 선생님이 '권영진이 잘못될까봐' 기도를 하기도 했단다. 고교 시절엔 학교수업을 빼 먹은 채 서울에서 열리는 모교 축구경기 응원하러 갔다가 선생님에게 들켜 교무실에서 두손을 들고 벌을 서기도 ...
2천년 전 신라인들의 '삶'(生)은 치열했고, '이상'(理想)은 눈부셨다. '덕업일신'(德業日新) '망라사방'(網羅四方) '덕이 날로 새로워지고 사방을 망라한다'는 뜻에서 '신'(新)과 '라'(羅)를 취한 '신라'(新羅)가 이천년 전 한반도 역사의 전면에 등장했다. 신라는 기원전 57년에 건국해 935년 멸망할 때까지 1천년에 8년이 모자라는 992년을 존속(存續)했다. 세계 역사상 신라보다 오래 존속한 나라는 동로마제국(비잔틴제국)이 1058년(395~1453)으로 신라보다 66년 길었다.신라는 세계에서 두번...
2014 K리그 클래식이 막을 내렸음에도 이재명 성남시장의 심판판정에 대한 이의제기로, 시즌중보다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3일 이재명 성남시장의 이번 발언으로 인해 K리그 위상이 실추됐다는 이유로 5일 상벌위를 개최, 징계회부키로 해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남이 올시즌 오심으로 인한 피해를 많이 입어 강등위기에 처했었다'는 내용을 골자로 K리그 심판판정 및 운영방식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이후 이 내용이 알려지면서 연맹측이 징계의사를 ...
최근 정치권 및 사회의 화두로 던져진 '북한인권법'은 누가 최초로 발의 했을까? 새누리당 김문수(전 경기도지사) 보수혁신위원장은 9년여 전인 2005년 8월11일 '북한인권법안'을 처음 발의했던 당사자로서 북한 인권법의 원조인 셈이다. 모름지기 지도자는 시대를 내다보는 통찰력과 예지력을 지니고, 시대정신을 이끌어 가야하며 진정성과 열정을 지녀야 한다. 지도자는 포퓰리즘에 편승하거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자신의 소신을 바꿔서는 안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대 국회의원 시절인 2005년 8월11일, 동료의원 28명의...
해마다 이맘때 쯤 입시철이면 대학들이 학생유치에 야단법석이다. 이런저런 대학들은 우수한 학생들을 모시기 위해, 또 일부 대학들은 정원을 채우기에 급급해 홍보를 하고 입시설명회를 한다. 특히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들은 신입생 채우기에 사활을 내 걸고 있다. 대학교수가 체면불구하고 출장 영업을 나가기도 한다. 얼마 전 학생 유치를 미끼로 검은 돈거래를 한 포항의 어느 대학 총장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 총장은 교수회의를 통해, 자신의 학교에 학생을 보내준 고교 교사들에게 1인당 10만원으로 계산해 현금으로...
'14 대 11로 하는 축구, 과연 누가 이길까?' 포항스틸러스가 또다시 오심으로 인해 패하면서 올시즌 전북을 상대로만 1승1무를 헌납, 2위 경쟁에서도 밀려났다. 경기현장에 있던 사람이나 TV중계를 보던 사람이나 모두가 느낄 수 있는 완벽한 반칙을 딱 한사람 주심만 보지 못했다. 반면 거액을 들이고도 심판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제대로 이기지 못했던 팀이 우승배를 들었다. 또다른 특정팀은 오심논란 끝에 K리그 클래식 상위스플릿에 남았고, 그 상대팀은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져 심판진을 대상으로한 승부조작 ...
지난달 31일 프로축구 K리그 23라운드 울산-포항전 주심을 맡았던 K심판으로 인해 다시한번 편파적 판정 의혹이 도마위에 올랐다. 또 최근 수년간 특정기업팀과의 경기에서 편파적 판정으로 인한 관중난동이 잇따르면서 축구발전을 위해 특정기업이 축구계와 인연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프로축구는 지난해 7월 인천-울산전 당시 심판 오심에 반발하는 인천팬들이 심판들을 경기장에 감금하는 등 유독 현대가(家)팀들과의 경기에서 오심논란이 자주 빚어졌다. 연맹측은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오심이 발생할 수 있고,...
"대한축구협회를 해체하면 됩니다." 지난 1994년부터 1997년까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비쇼베츠가 임기를 마치고 떠나던 날 공항에서 남긴 말이다. 비쇼베츠감독은 재임 당시 기자들의 적이나 다름없었다. 그에게 예외란 것은 통하지 않았다. 1996년 잠실경기장에서 훈련중이던 국가대표팀을 취재하려던 기자들에게 '운동화를 신지 않고서는 그라운드에 들어오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 지금은 이 규정아닌 규정이 통용화 됐지만 비쇼베츠는 선수들에게 최상의 경기장을 확보해 주기 위해 기자들과의 힘겨루기를 ...
취임 첫 날 대구시청 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소감을 묻자 권영진 대구시장은 아침 출근부터 두려운 마음으로 첫 시작을 했다고 했다. 설레는 마음보다 걱정이 크고 앞섰을 것이다. 대구시민들이 대구시장에게 거는 기대와 바람은 큰 반면 주어진 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당선자 시절부터 지켜본 권 시장은 솔직담백하다는 느낌이다.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고 좀더 낮은 자세로 다가가려는 모습이 좋아보인다. 대구시내 상당수의 높은신 분들은 명함에 핸드폰 번호가 없다. 그러나 권 시장은 명함에다 핸드폰 번호를 넣...
민선6기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인의 취임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가 출범했다. 준비위를 보면 당선자가 보이고 당선자를 보면 준비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준비위는 전임 시장 때보다 규모면에서 2배정도 크다. 위원장도 남녀 공동으로 맡게 했다. 일부에서는 준비위 인원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현장에서 들려주는 조언을 더 많이 듣도록 하기 위함일것이다. 공동위원장 중에는 김영화 교수도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제도권 밖에서 시민운동을 하던 분이다. 준비위에 동참할 것인가 잠시 동안 고민했다던 김교수는 '시...
대구 중구 북성로 달성공원앞에 있는 공구골목 그 입구에 '삼성상회 터'가 있다. 인교동(仁橋洞)에 속칭 오토바이 골목 끝자락에 글로벌 기업 삼성그룹의 발원지가 자리하고 있다. 1938년 당시 28세의 청년이었던 이병철 회장이곳에서 삼성상회를 열어 별표국수를 만들어 냈던 곳이다.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의 시발점이 바로 별표국수공장이었다. 이런 별표국수 공장을 복원해 관광상품화 하면 어떨까? 대구시와 대구상공회의소는 3년전 이맘때쯤 '삼성상회 터' 기념공간 준공식을 가졌다. 그 기념공간은 215.9㎡(65.3...
20대 초반. 강원도 철원에서 겪은 30개월 동안의 군 생활은 고단함과 보람을 함께 간직한 소중한 추억의 시간이었다. 계속되는 교육과 훈련, 경계근무로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정신없이 흘러갔다. 이런 가운데 틈틈이 짬을 내 자신의 고향 얘기를 할 때 난 여느 병사보다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비록 짧은 지식이지만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고향 경주에 대해 얘기를 하면 모두들 그렇게 부러워 할 수가 없었다. 반월성과 석빙고, 인근의 계림숲과 첨성대, 안압지, 그리고 토함산의 불국사와 석굴암, 경주 남산, 천마총, 삼...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 최종 주자를 가리기 위한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3월 어느 주말 토요일 오전 11시쯤 대구시 동구 갓바위 등산로 입구. 70대 후반으로 보이는 노모가 여성도우미 한명과 등산객을 상대로 한표를 호소하고 있었다. "권영진 후보 어머니입니다." 필자는 명함 1장을 받아들고 지나갔다. 나이든 노모가 누구일까하는 궁금증이 곧 풀어졌다. 권영진 후보의 어머니였던 것. 나중에 알았지만 78세 최채란 여사였다. 그 어머니는 필자 뒤에 오던 60대 중반의 남자 등산객에도 어김없이 명함을 건네면서 필자에게 했던 말...
세월호 침몰참사가 8일째가 되면서 희생자 수가 150명을 넘어섰다. 기적을 바라고 싶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그 희망의 촛불은 조금씩 사그라 들고 있다. 그동안에 일어났던 각종 대형사고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세월호 침몰참사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허점투성이였다. 매뉴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선박을 도입해 개조하고 검사하는 과정에도 분명히 검사규정이 있었고, 선박내에는 사고발생시 행동요령에 대한 매뉴얼도 있었다. 구조활동에 나선 정부 역시 재난상황에 대비한 수천개의 안전매뉴얼이 존재했지만 모두가 무용지물...
영양고추유통공사에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지 10여일이 지났다. 이번 화재는 지난 12일 오전 4시39분께 영양군 일월면 재일로에 있는 영양고추유통공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공장건물 600㎡와 고추를 담는 1㎥ 규격 용기 25만개를 전소시켜 75억여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했다. 오는 6·4지방선거를 준비 중이던 권영택 군수는 예비후보를 사퇴하고 업무에 복귀해 특별교부세 20억원을 요구한 등 수습에 나서고 선거 운동 중이던 영양군의회 의원들도 지난 17일 오후 긴급 임시회를열고 영양군에서 ...
참담하다. 어처구니가 없고 억장이 무너진다.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기가 막히고 그냥 멍할 뿐이다. 대한민국을 떠나서 이민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다. TV의 특보를 보기도, 듣기도 싫다. 그러나 보고 또 듣고 싶기도 하다. 혹시나 한명이라도 더 구출됐다는 소식을 접할까 해서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를 보면서 분노가 치밀고 부끄럽기도 하다. 왜 이렇게 됐을까? 대한민국은 6·25이후 잿더미속에서 현재의 우리를 있게 했다.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유일한 나라의 국민이라는 자부심과 뿌듯함에 감사...
2014 프로축구 현대오일뱅크 K리그가 막을 올렸다. 지난 8,9일 전국 6개 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개막전에는 겨우내 프로축구를 기다려왔던 팬들이 찾으면서 경기당 평균관중이 1만3천명을 훌쩍 넘었다. 8일 지난해 K리그 최초 더블우승을 차지한 포항스틸러스와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울산현대가 맞붙은 포항스틸야드에는 꽃샘추위 속에서도 만석에 가까운 관객이 몰렸다. 경기시작 휘슬이 울리자 말자 울산 하피냐가 기습적인 노마크 찬스를 만드는 등 경기는 90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뜨겁게 달아올라 1만6천여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