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을 맞은 최근, 길 가던 러시아 사람들 머리에 고드름이 떨어져 여러 명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읽었다. 추리 소설에서나 있을 법하던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는, 시베리아 혹한의 영향도 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너무 많은 경제적 부담을 안은 탓에, 백성이 혹독한 겨울을 잘 나도록 정부가 도울 수 없던 것이 큰 원인이라고 뉴스는 전했다. 그러니까 간접적이지만, 무심하게 그 지붕 아래로 지나간 사람들은 정부의 지나친 전쟁 비용 부담 탓에 억울하게 변을 당한 것이다. 전혀 죽을 이유가 없던, 그냥 길을 걷던 사람들
의료계가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면 충돌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을 보면 의료 수요에 비해 의료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현실에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해결 방법론을 둘러싸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둘러싼 논쟁으로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당장 증원해도 의료인 양성에는 최소 10년이 소요된다는 정부주장과 갑작스러운 증원은 의료생태의 공멸을 불러온다는 의료계의 계산법이 각기 다르다. 정부는 코로나 이후 의료수요가 급증했고, 취약지역이나 특정 전공의 부족이 심각하고, 인구대비 의료인의 수가 OECD의 다
의대 증원에 반대해 의사단체들이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집단사직하기로 하면서 전공의 집단사직이 전국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전공의들의 대규모 집단행동으로 수술과 진료에 차질이 발생했던 ‘2020 의료대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서울시의사회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개최한 ‘의대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했다는 발언이 듣는 이들의 귀를 의심케 한다. 레지던트 1년 차 수료
“자유주의가 꽃피는 대한민국을 개혁신당의 당원과 지지자에게 약속하겠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제3지대 통합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발이 거세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통합 이후에 ‘보수정당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그에 대한 답을 ‘자유주의’ 한마디로 대신한 것이다.‘자유주의’가 무슨 뜻인가. 우리 헌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학자들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자유민주주의’로 인식한다. 우리 정체성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
사례1: 의료법인이 설립한 요양병원에서 건강검진센터를 운영. 건강검진센터장으로 비의료인을 채용한 후 검진 매출액을 병원:센터를 20:80으로 분배한 후, 센터가 매출액 80%에서 병원이 부담하는 비용(검진장비, 검진공간, 내시경 및 암검진 인력 비용 등) 이외의 모든 비용(인력, 급여)를 부담한 후 남은 돈을 센터장의 인센티브로 지급. 검진센터 인력 구성 및 정원은 센터장이 결정하되, 건강검진 자체는 의료인에 의해 이루어짐.법원은 건강검진센터가 ‘사무장 병원’에는 해당하나, 검진 행위 자체는 의료인에 의해 이루어지고, 건강검진비용
지난 7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특별대담을 한 지 열흘이 되도록 이 ‘논란’이 사그라지지를 않고 있다. 희한하게도 국민들은 이 사건에 대한 전말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런데도 왜 이 논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사라지지를 않는가. 지난 설날 때 모처럼 모인 일가친척들의 밥상머리 화제는 총선보다는 ‘명품백’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다고 하지 않은가. 국민들은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으로 언론에 브리핑을 하거나 확인해준 것도 없는데도 사실관계를 대부분 알고 있다. 윤 대통령이 특별 대담에서 ‘명품백
올해도 설 명절을 보내기 위해 국민의 절반 이상이 민족 대이동에 동참하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귀성길의 정체를 감내하며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으로 향했다. 한국인에게 고향은 험난한 객지(客地)에서 마주한 설움과 시름을 달래주는 부모의 따뜻한 품과 같다. 고향이 우리의 지친 마음을 포근하게 채워주듯, 지방 역시 저성장에 신음하고 있는 국가를 일으켜 줄 때가 왔다.대한민국은 현재 중앙집권형 국가 시스템의 늪에 빠져있다. 권위주의 산업화시대를 거치며 국가 발전을 이끌었던 수도권 집중화 정책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 기형적인 불균형 문제를
목울대가 뻐근하다.어제 선 날이 그대로다. 목 안에 손가락 하나가 들어가 있는 느낌이다.몸의 순기능이 둔화한 걸까? 세월 앞에 장사 없다 하더니, 그런 걸까? 어제의 피곤이 고개를 불쑥 내민다. 참 염치없게.동이 틀려면 아직 멀었다. 적막함을 뚫고 거실의 시계추 소리가 요란하다. 어둠의 장막을 쉬이 걷어 내려는 기세다.코인야노고도시(光陰矢のごとし). ‘시간은 화살과 같다’라는 일본 속담이다. 아니, 요즘은 시간이 화살보다 빨리 흘러가는 것 같다. 시간을 잡을 수 있는 묘약이 있으면, 냉큼 사고 싶다.올해 야심 차게 준비한, ‘경주애
1910년 10월 27일 밤. 한 노인이 러시아 야스나야 폴랴나 집을 나선다. 기차에 야윈 몸을 싣는다. 어둠에 잠긴 자작나무 숲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길이다.대문호 톨스토이. 명성 뒤에 가려진 그의 삶은 비극이었다. 과도한 물질 소유는 죄악이라 생각한 그는 신발을 만들어 신었고 땔감과 건초를 직접 구했다. 하지만 아내는 물질욕이 강했고 사치를 좋아했다. 톨스토이의 판권 포기 움직임에 갈등이 폭발했다.아내로부터의 탈출 시도였다. 끝내 성공한다. 열흘 뒤 그는 시골 기차역의 한 작은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포스코그룹이 경기도 성남시 위례지구에 건립 추진 중인 미래기술연구원 분원 기공식을 지난달 취소했다.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장인화(69) 전 포스코 사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한 시점과 겹쳐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가 경기도에 분원을 짓기로 한 이후 포항 지역민들이 줄곧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포스코가 성남 위례지구에 건립기로 한 미래연구원은 규모가 포항 본원의 20배 이상 돼 기형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분원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민들은 이처럼 경기도에 대규모 분원을 건립하면 포항 본원은 형식
춘추전국시대! 그 피비린내 풍기던 살육의 시대를 끊고 천하를 통일한 한고조 유방은 말했다. “짐의 능력이 행정에서는 소하보다 못하고, 전쟁에서는 한신만 못하고, 지략과 전략에서는 장량만 못했다” 소위 삼불여(三不如)이다. 특히 장량을 가리키며 “군막 안에서 계책을 짜서 천 리 밖 승부를 결정지은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갈 길을 제대로 잡아준 전략가 장량이 아니었다면 천하통일의 대업이 불가능했음을 고백한다.전략(戰略)은 방향을 잡아주고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당위성을 일깨워준다. 저출산과의 전쟁에서도 인문철학이 핵심인 이유이다. 국가
요즘 한국정치에 실망을 뛰어넘어 염증을 느낀다는 국민의 아우성을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듣고 볼 수 있다.한국은 위정자들의 지나친 경쟁 때문에 1997년 11월 경제위기를 맞아 IMF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아야 하는 경험을 했다. 그때 국민들의 경제적, 안보적, 불안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그런 경험을 하고도 정치인은 똥오줌 가리지 못하고 소변기에 똥을 쌌다. 지금도 정치인 그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곳곳에서 구린내가 진동한다. 특히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에 똥 덩어리가 둥둥 떠다닌다.문제는 한반도를 동경 38도를 경계 남과 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일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 사건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와 2015년 이루어진 삼성물산-제일모직(구 에버랜드) 사이의 합병의 적법성이 쟁점이 된 사건으로,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여 주기 위하여 위법한 행위를 하였다고 보아 기소를 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 상속세의 적정성, 특히 대주주 주식에 대한 상속제도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한 번 제기되었다.우리나라 헌법은 제23조 제1항 1문에서 ‘모든 국민의 재산은 보장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부산시청에서 민생토론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을 글로벌 물류·금융·첨단 산업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했다. 부산을 첨단 기술과 일자리, 삶의 질에서 ‘서울 메가시티’와 경쟁할 수 있는 허브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이렇게 되면 인구 절반이 집중돼 있는 수도권과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로 국토가 2극 체제가 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산업은행 동남권 본부의 기능과 인력을 보강해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기업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안보 무임승차’를 주장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집단방위 원칙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트럼프는 특정하지 않은 한 국가의 대통령이 자신에게 “돈을 안 내더라도 러시아가 침공한다면 우리를 보호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자신은 “아니, 나는 당신들을 보호하지 않겠다”라 답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사실 나는 그들(러시아)에 어떤 일이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독려할 것”이라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는 재임 기간 동맹국을 상대로 주둔군에 대한 막대한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며
1981년 경북대학교 병원 염색체검사실에서 검사가 시행된 후 병원 내에서는 자연적으로 의학유전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여 질병이 연관된 과와 공동집담회 시간이나 구내식당에서의 환담 시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학문에 서로 논의하는 일이 동료 교수들 사이에 증가하였다. 그 당시 원인이 잘 밝혀져 있지 않았던 질병도 해외의학저널에는 유전질환일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던 시기로 서로가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공동연구 계획이 세워졌다. 한번은 정신질환자의 원인을 파악하고자 염색체검사를 의뢰받은 적이 있었다. 이 질환과 관
골반 통증 중에 항문 위쪽으로 양쪽 엉덩이 가운데 아래 부위가 욱신거리게 아픈 통증이 있다. 평상시 걷거나 누워 있을 때는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다가 앉아 있을 때, 특히 딱딱한 바닥이나 의자에 앉아 있을 때 증상이 심하면 꼬리뼈 통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꼬리뼈는 보통 3개에서 5개의 작은 척추 뼈들이 한데 융합돼 있거나 작은 관절로 이어져 있는 척추의 맨 마지막 뼈를 말하며 항문 바로 위쪽에서 촉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꼬리뼈가 길거나 엉덩이에 근육이 적어서 피부 바로 밑에서 만져지거나 꼬리뼈 사이가 단단하게 붙어있지 못하고 느
영주권을 해결하지 못한 채 꾸역꾸역 10년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처음엔 나는 기고만장했었다. 남편보다 먼저 취업 이민 스폰서를 찾을 줄 알았다. 하지만 옮겨가는 회사마다 오래 버티질 못했다. 인종이나 나이를 대놓고 문제 삼으면 위배 된다고 노동법에 규정하고 있지만 실상은 차별하거나 불이익을 받았다. 나이를 따지지 않는 회사에 들어가면 주먹구구식이라 내가 만족하지 못했고 체계가 잡혀있는 회사에서는 나는 겉돌았다. 이력서에 나열된 이직 기록은 신뢰성을 갈아먹는 약점이 되고 말았다.내가 취업 이민 스폰서를 찾아 헤매는 동안 남편이 침술
이진영의 ‘재난 영화들을 통해서 보는 사회복지’ 열 번째 이야기는 2018년 개봉한 애리조나 주 야넬힐 산불로 인해 순직한 19명의 소방관을 실화 바탕으로 그린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온리 더 브레이브”라는 영화로 4만9000여명의 관객이 관람하였다.이 영화는 초대형 산불로 인해 최전선에서 희생을 각오하고 화마와 맞섰던 소방관들의 희생과 헌신 그리고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얼마 전 제주도에서 화재진압을 위해 출동한 소방관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서 국민 모두가 가슴 아픈 일을 겪은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게
예술가를 자처하는 이들이라면 “너무 늦게 태어났다”라는 느낌에서 자유로울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자타 공인하는 천재라면 몰라도(그들도 종종 그런 말을 하긴 했습니다만), 웬만한 작가, 공연가치고 표현의 높은 장벽 앞에서 좌절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겁니다. 저에게도 그런 절망의 시기가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소설 공부를 하던 무렵이었습니다. 최인훈, 황석영, 이청준, 오정희, 조세희, 박기동, 김성동의 작품을 읽으며 여기에 한 자라도 더 보탤 수 있겠는가라고 의기소침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