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생을 잃었다 고동치는 건 나의 허파와 그로 인해 볼품없이 벌렁대는 나의 콧구멍 구실 못하는 간장 휑하니 맑다던 일기예보 소나기 한 차례 내린다. 이 작품을 읽으면 먼저 이 시를 쓴 시인의 몸이 순조롭지 못함을 단번에 알 수 있게 된다. '구실 못하는 간장'이라는 말이 시 속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게 주는 쇼킹한 이미지(image)의 생성(生成)은 찾아볼 수 없지만 이 시 속에는 분명 짧으면서도 어떤 큐(cue)를 던져 주는 그 무엇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
2009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매진 사례를 기록하면서 포항오페라단(단장 배효근)이 공연하는 '원이 엄마'(10월 23, 24일)도 일찌감치 성공을 예감하고 있다. 올해 오페라축제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원이 엄마'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창작 지원작 전국 공모전에서 당선된 작품. 안동에서 발굴된 미라와 아내의 편지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인류 보편의 관심사인 사랑, 그 중에서도 부부간의 애틋한 사랑을 그리면서도 인간존재에 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등 탄탄한 줄거리를 갖고 있으며 조두진씨의 소설 '능소화'...
강우문 서창환 신석필 전선택을 초대한 '한국 원로작가 4인전'이 21 ~25일까지 대구 푸른방송 지하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예술 및 문화사업에 관심을 가진 푸른방송이 지역민들이 다채로운 예술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으로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사에 중요한 업적을 남긴 '한국 원로작가 4인전'을 준비했다. 특히 이번 작품들은 작가마다의 특징적인 작품세계를 조감하고 그들이 가진 미술사적 자료와 작품의 가치를 되짚어보는 작업으로 사료적 가치를 지닌 중요한 한국미술사의 정리를 위한 사전 작업의 의미를 가...
전세계의 서예작품과 문인화, 서예공예품 등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세계서예 전북비엔날레가 19일 전주시내 일원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는 세계서예 전북비엔날레는 오는 30일까지 열이틀 동안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 등 전주시내 6개 전시장에서 17개 전시로 관객을 찾아간다. 올해 비엔날레는 '소통'을 주제로 한국과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전세계 15개국 작가 978명의 작품 1천400여점을 선보인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서예의 유파전'은 세계 서예의 중심인 한·중·...
'청하의 길'로 1995년 일본음반대상을 수상한 재일교포 2세 박영일씨(아라이 에이치·59)가 7년만에 포항 청하중학교를 찾았다. 박영일은 지난 1950년 일본 후쿠오카 조선인 마을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청하는 경북 포항에 있는 아라이 아버지의 고향이다. 그가 부른 '청하의 길'은 한국의 아버지 고향을 찾아가는 여정과 자신의 인생을 가사로 엮은 것으로 힘차고도 구성진 노래다. 그의 소리에는 우리의 굴곡진 현대사가 응축돼 있고, 자신의 뿌리를 찾음과 동시에 뿌리에 얽매이지 않게 된 ...
`상금왕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김대섭(28.삼화저축은행)이 한국프로골프(KPGA) SBS 메리츠 솔모로 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면 상금왕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김대섭은 20일 경기도 여주 솔모로 골프장(파71.6천757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장타자 김대현(21.하이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합계 6언더파 278타로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김대현은 생애 첫 우승을 눈앞에 뒀다가 18번홀(파3)에서 뼈아픈 보기를 적어내는 바람에 5언더파 279타로 준우승에 그쳤다. ...
나눔로또는 19일 제355회 로또복권 추첨 결과 `5, 8, 29, 30, 35, 44' 6개 숫자가 당첨번호로 뽑혔다고 밝혔다. 2등 보너스 번호는 `38' 번이다. 6개 번호를 모두 맞힌 1등 당첨자는 5명으로 21억4천542만4천800원씩을 당첨금으로 받게 된다. 당첨번호 5개와 보너스 번호를 맞힌 2등은 24명이며 7천449만3천917원씩을 받는다. 당첨번호 5개를 맞힌 3등은 1천94명(각 163만4천236원), 4개 번호를 맞힌 4등은 5만4천130명(각 6만6천58원)이다. 3개 숫자...
MBC는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을 한 편의 영화처럼 편집한 'TV무비-선덕여왕'을 다음달 추석연휴 기간에 방송한다고 17일 밝혔다. 'TV무비-선덕여왕'은 드라마에서 어린 덕만이 갖은 역경을 딛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전반부 내용을 90분짜리 2회 분량으로 압축한 것이다. MBC 편성국 관계자는 "덕만이 미실에 맞서 왕위에 도전하는 후반부로 접어든 만큼 드라마의 전반부 내용을 정리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마련하게 됐다"며 "기존의 스페셜 프로그램처럼 단순한 하이라이트의 편집을 넘어 기승전결이 있는 한 편의 영화처럼 만들...
역사학자가 아니라 건축학자인 이화여대 건축학과 임석재 교수가 건축학적, 미학적 관점에서 고대부터 20세기까지 계단이 인류의 문명과 함께 어떻게 변해 왔으며 어떤 의미를 품고 현재에 이르렀는지 탐구해 '계단, 문명을 오르다'(휴머니스트 펴냄)라는 책으로 냈다. "세상은 온통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고, 사람들의 일과는 계단으로 시작해서 계단으로 끝난다…. 계단에 담긴 뜻은 또 어떤가. 개인의 심리작용에서 문명을 상징하는 내용까지 계단 속에 담긴 뜻은 무궁무진하다" 임석재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는 언제부턴가 지하철역의 가파른 계...
박민규는 자기 색깔이 분명한 작가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 클럽'이란 작품으로 일약 세상의 모든 꼴찌들에게서 인생의 비의와 유머와 블랙홀을 동시에 발견하게 한 작가답게 '죽은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는 못생긴 여자와 잘생긴 남자와의 사랑을 발명해내고 있다. 외모지상주의로 치닫고 있는 이 시대에 던지는 화두 같기도 한 이 소설은 80년대를 배경으로 박민규식 입담이 어느 장을 보나 질펀하게 펼쳐진다. 사랑은 상상력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결말로 치달을 때까지 박민규가 펼쳐놓은 입담은 놀...
'2009유리상자 - 아트스타' '로리킴 - Rising Dreams'展이 오는 10월 11일까지 봉산 Cultural Center 2층 아트스페이스(유리상자)에서 열린다. 전시 주제는 '스타★미술가와 시민의 만남' 2009년 공모선정작 中, 다섯 번째 전시인 '2009유리상자-아트스타' Ver.5 展은 로리킴(Lorie kim, 1983年生) 작가의 설치작업 'Rising Dreams'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환희를 위한 과정', '시작하는 꿈'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작업은 작가의 개인 신화에...
지난해 7월 결혼한 방송인 유재석과 MBC 나경은 아나운서 부부가 부모가 된다. 유재석의 소속사인 디초콜릿이앤티에프는 "나경은 아나운서가 임신 3개월째"라며 "결혼 1년여 만에 아빠, 엄마가 된다는 소식에 두 사람과 양가 어른들이 기뻐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어 "나경은 아나운서는 임신 초기 단계여서 외부에 알려지는 게 조심스러워 그간 가족들 외에는 임신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며 "산모와 태아 모두 건강하다"고 덧붙였다.
동양화가 하유정(여·55·한국미술협회 회원)씨의 '수묵화' 전시회가 문경새재도립공원내 옛길박물관(www.oldroad.go.kr) 기획전시실에서 17일부터 10월 17일까지 한 달간 개최된다. 이번 수묵화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은 20여점으로, 최근 몇 년간의 작품을 이번에 선 뵈게 되었다. 주로 서울에서 활동을 해온 하유정 화백은 문경의 산수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2년 전부터는 이곳에 정착해 작품배경을 문경새재, 진남교반, 동로면 등 문경일대의 풍경을 주로 삼았다. 작품으로는 가을빛, 나무예찬, 봄소식,...
경북문학의 맥을 잇는 '경북문단 제25호'가 발간됐다. 경북문인협회(회장 김종섭)가 펴낸 25호 '특집 1'은 한흑구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흑구의 수필세계와 대표작을 실었다. 한흑구는 개화초기에는 소설을 섰으나 후반기에 들면서 수필에 전념, 수필의 창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작가다. 비록 출생지는 평양이나 해방 후 월남 해 31년간 포항에 거주하다 작고했다. 따라서 '한흑구 생애와 문학'은 포항예총 박이득 회장이, '한흑구 수필의 보리와 갈매기의 의미'는 수필가이자 문학평론가, 수필문학 발행인 강석호씨가 섰다...
잘 뚫린 고속도로로 시원스레 달리다보면 우리 주변의 현대적인 길과는 다른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길이 도시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어느 길이나 그 속에는 깊은 세월이 묻혀있고 많은 사연을 안고 있다. 도회 생활에 부대끼며 마음 복잡할 때는 달빛을 벗하며 시골 산길을 걸어보는 것도 새로운 활력을 충전하는 지름길이다. 경상북도 3대 나이트 투어로 지정된 영덕군의 '동해안 달맞이 야간산행', 경주 신라문화원의 '달빛·별빛 신라기행', '문경새재 과거길 달빛사랑여행' . 이 세곳의 달빛기행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끌...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그릇에 대한 3인 3색 '도자 정원(ceramic garden)展'이 21일(월)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전통과 현대미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새로운 조형성을 추구하고 있는 정 영, 백소연, 이승표 세 명의 작가가 '도자 정원' 을 테마로 각자의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도자 정원'은 부엌의 옛말인 정제의 '정'자와 정원(garden)의 '원'자를 결합한 글자로 우리 일상에서 도자기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부엌을 정원으로 끌어냄으로써 도자기의 쓰...
"가을향기 그윽한 문경에서 다섯가지 신비한 오미자의 맛을 느껴보세요." 오미자 전국 최대 산지인 문경시 동로면 일원에서 18일부터 20일까지 '2009 문경 오미자 축제'가 열린다.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의 다섯가지 맛을 내는 오미자의 수확기에 맞춰 개최되는 이번 축제는 '새재의아침! 명품오미자'라는 주제로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함께 나누고 즐기는 참여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획, 전시, 체험 및 판매행사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첫날 오미자학술세미나를 시작으로 오미자 슬러쉬 빨리마시기, 오미자...
배우는 자신의 실제 성격과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연기한다. 하지만 배우의 실제 캐릭터와 이미지 사이의 오차 폭이 작을수록 배우나, 보는 사람이나 편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배우 박한별(25)은 지금껏 그 오차가 아주 컸던 경우다. 2003년 영화 '여고괴담3-여우계단'을 통해 데뷔한 이래 그는 줄곧 나이보다 성숙하며,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역할을 맡아왔다. 그런 그가 KBS 1TV 일일극 '다함께 차차차'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연기하는 진경은 철부지 20대 초반의 아가씨에서 이제는 '어린...
이 책은 재미마주 옛이야기 선집의 세 번째 작품으로 홍성찬이 글을 쓰고 그림도 그렸다. 책의 내용을 보면, '나'의 엄마는 아름다운 모습의 조랑말인데, 늘 '나'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한다. 그러다가도 '내'가 "우리 아빠는 어디 계세요?"하고 물으면 시원하게 대답해주지 않는다. '나'와 엄마가 가끔 길에서 당나귀 아저씨를 만나곤 하는데, 힘은 세지만 생김새가 볼품이 없어 '나'는 당나귀 아저씨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산에서 산토끼와 놀다가 승냥이를 만나 도망치는데, 이때 당나귀 아...
박수근은 그림을 시작하면서 캔버스에 석고가루로 만든 '제소(gesso)'를 바르고 그것이 끝나면 전체에 바탕색을 칠하고, 다음은 나이프를 이용해 밝은색 물감과 어두운색 물감을 번갈아 결대로 바르고 정리하면서 우둘두둘한 질감을 만들어간다. 그만의 독특한 수법이었다. 투박한 황토색이 주를 이루는 결절된 화폭 안에 등장하는 인간들은 그저 가난하고 헐벗은 모습들을 그대로 드러낸다. 빨래터의 여인들, 시장의 사람들, 과일 파는 소녀, 할아버지와 손자, 노상의 사람들, 아이 젖을 먹이는 어머니, 그들은 모두 허름한 바지 저고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