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고 주장한 인간 배아복제 줄기세포는 결국 가공의 ‘신기루’에 불과했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10일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 황 교수팀이 사이언스지의 2005년 논문뿐만 아니라 2004년 논문도 조작했으며 체세포 줄기세포는 단 한개도 없는것으로 밝혀졌다고 결론내렸다. 황 교수팀이 2004년 논문에 보고한 배아줄기세포는 난자핵을 체세포로 치환해서 만든 것이 아닌 처녀생식에 의한 것이라고 조사위는 밝혔다. 환자 맞춤형까지는 아니더라도 난자를 제공한 여성 자신의 체세포를 이용한 줄기세포를 확...
계획은 그 사람의 머리를 얻고 마음은 그 사람의 가슴을 얻지만 사랑은 그 사람의 전부를 얻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계획이 너무도 많나이다. 자신이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머리로서 구상하고 풀어가더이다.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뇌세포의 동작으로 관계속의 마음과 감정 그리고 존재까지 해결하려 드나이다.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이나이다. 세모가 동그라미를 포함할 수 없듯이 머리가 마음을 다스릴 수 없으며 나아가 무한한 존재를 품을 수는 없나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계획...
새해가 밝았습니다. 불과 하루 전의 일이지만 개개인이 갖는 마음자세는 어제와 사뭇 다를 것입니다. 시간의 중간 중간 표시를 정해놓고 나름의 정리와 준비로 한해를 시작하는 것은 우리 인간만이 갖는 행위일 것입니다. 인간만이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값진 시간과 낭비되는 시간, 소중한 시간, 불필요한 시간이라는 여러 이름을 붙입니다. 그러나 시간은 시간일 뿐입니다. 한해가 지났다고 새로운 해가 밝았다고 저절로 해결되고 나아지는 것은 없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연초에도 매스컴에서는...
겨울은 이별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이별은 외로움이 전제된 헤어짐이다. 홀로 된다는 것은 외로움을 동반하는 아픔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외로움을 피하기 위하여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게 되고, 북적되는 곳으로 발걸음이 향하게 되는 것이다. 연말연시(年末年始)가 되면 많은 모임들이 있게 되고, 그 모임들의 주인공 또는 손님으로 자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먹고 마시면서 무엇인지 모르게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로움의 사람들은 더 외로워지는 계절이 바로 ...
서재에 난방용 기름을 한 통 주입했다. 그런데 지난 해 보다 기름 값이 얼마나 더 올랐는지 수첩을 꺼내놓고 확인해 보니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한 달도 채우지 못해 또 주유해야 할 상황인데 이러다가 큰일이라 싶어 연탄난로 가격과 하루 소비되는 연탄 량으로 계산을 해 보았다. 하지만 연탄난로를 사용한다는 것도 쉽지는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설치도 문제지만 서재에서 연탄을 갈아 넣고 하는 것도 화재의 위험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올 겨울을 지내기에는 경제적인 지출이 너무 클 것 같아 한껏...
잘사는 사람들은 잘 사는 대로 고민과 아픔이 있나보다. 가난한 사람들이 보는 관점에서의 행복만이 있는 것은 아닌가 보다. 왜 죽었을까? 에 대한 궁금증은 가난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나는 궁금증일 것이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세인世人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유명인들의 자살 소식은 평생을 살아도 그 자리, 그 위치에 오를 수없는 우리네 같은 사람들에게는 궁금할 수밖에 없는 법이다. 모 대학 총장, 대기업의 총수, 또는 자치단체장들의 자살 소식은 가지지 못하고 그 자리에 올라보지 못한 사람...
며칠 전, 부산에 있는 국립 모 대학 앞에 볼 일이 있어 잠시 발걸음 한 일이 있었다. 늦은 오후였고 지하철에서 내려서 찾고자 하는 서점을 향해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남자 대학생 세 명이 연세가 지긋하게 드신 노인과 언쟁을 하고 있었다. 가만히 듣고 그들의 언쟁을 재구성 해보니 이랬다. 좁은 골목길 반대편에서 대학생 세 명이 담배를 입에 물고 걸어왔고, 또 다른 반대편에서는 노인이 오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지금 다투고 있는 지점에서 서로 충돌하고 말았던 것이다. 좁은 골목길에 장정 세 사람이 횡을 이루어 걸어오고 있으...
아침, 저녁 기온이 피부에 닿을 때는 이제 춥다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었다. 초겨울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행여 살기가 곤한 이웃들에게는 이미 겨울이 온 것은 아닐까? 겨울이 오면 어려운 이웃들은 더 힘들어진다는데... 늘 가까이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서도 그 이웃의 아픔이나 눈물을 마음으로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때로는 불감증에 걸린 것은 아닌가? 하고 되돌아보게 된다.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는 계단 중간쯤에서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앉아 작은 깡통 하나 내밀어 놓고 지나는 행인들의 동전 한 개를 소망하는 사람...
가을빛이 완연하다. 은행나무 가로수들은 이미 샛노란 물빛 가득 머금고 거리를 채색해 가고 있다. 누군가가 그랬다. “가을은 떠남의 계절” 이라고... 그래서일까. 나 역시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그것도 기차를 타고... 나는 기차에 대해서 남다른 추억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기차를 타고 밤 새워 오르내리던 유년시절의 서울행 완행열차에 대한 추억이 중년을 넘어선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다. 어쩜 기차로 인하여 맺어졌던 삶의 끈들 때문일 것이다. 어머니, 그리고 친구들, 아니 내 삶의 성장에 대한 그리움일 수 있다. 그래서인지 기차를...
상평통고(常平通考) 예문집 혼례편에 보면 한 쪽 정도의 분량으로, 원서로 결혼에 대한 정의가 쓰여져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대충 이러하다. ‘혼례란 위로는 부모와 선조를 섬기는 것이며 아래로는 후손을 이어가는 중요한 것이므로 여섯 가지 예를 갖추어 가족과 가족이 합의를 잘 이루어 경신정중(敬愼正重)으로서 부부생활을 함에 근본을 삼아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여섯 가지 예는 혼례육례(婚禮六禮)로서 결혼하기 전과 결혼직후에 해당되는 상대방의 가족에 대한 예의를 말한다. 말하자면 첫째, 납채(納采):신랑의 사성 , 즉 ...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가을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이미 가을은 세상을 물들이고 있다. 이 가을이 지나면 세월의 흐름 앞에 반항하고 싶어질까 해서 가을만은 쉬엄쉬엄 가기를 원했는데 어언 가을은 세상을 물들이고 있다. 서재 창가로 바라보이는 먼 산의 색채들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이른 아침, 늦은 오후면 더 심각하게 나의 시야로 스며들어온다. 때론 울컥 솟아나는 속눈물이 흘러내리는 줄도 모르고 마냥 가을의 세상으로 빠져들곤 한다. 일상을 벗어나 가을 산행도 소망해 보고, 하다못해 가을 빛 머금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가을 강변이라도 ...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과 보고픔이 한층 더 솟아나는 가을의 절정기에 도달해 했다. 만남이라는 말만 생각해도 가슴 뭉클거리는 그런 계절이다. 만남이라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목적과는 상관없는 만남이라 할지라도 만남 그 자체는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한 주제이다. 살아오면서 수많은 만남도 있었고, 또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나야 할 만남도 남아있지만 어떤 연유에서든 만남 그 자체는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만남으로 인해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 심지어 만남으로 인하여 ...
프랑스의 문호 ‘빅톨 위고’는 인생을 전쟁에 비유했습니다. 산다는 것은 싸우는 것이라는 것에서 갈파했습니다. 영국의 문호 ‘윌리암 세익스피어’는 인생을 연극에 비유했습니다. 인간은 세계라는 무대 위에서 자기에게 맡겨진 역할을 수행하는 의미에서 갈파했습니다. 어떤 이는 인생을 농사에 비유했고, 어떤 이는 인생을 일장춘몽에 비유했고, 어떤 이는 인생을 예술에, 어떤 이는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삶의 질문 하나를 받는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입니다. ...
여름의 끝자락을 물고 오가던 가을비도 이제는 제 자리로 돌아간 듯하다. 가을 하늘 높다고 했던가? 가을 햇살 쏟아지는 풍경은 가히 아름답다. 계절마다 색깔을 달리하며 변함없이 바다로만 향하고 있는 형산 강물조차도 하늘색을 닮아가고 있는 중이다. 강변에 자라고 있던 잡초들도 푸르른 청춘의 시절은 과거로 보내놓고 이제는 갈색빛 세상으로 진입중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반팔 소매 옷이 전부인 냥 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긴팔 소매로 바꿔 입었다. 지금은 여름과 가을이 임무 교대 중이다. 문득 시외로 벗어나 본 지난 주말. 길가 작은 ...
지금 이 땅위에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신음소리로 가득하다. 자연 재해의 피해를 입고 삶의 터전을 상실해 버리고 망연자실에 빠져 있는 우리들의 이웃들이 즐비하다. 텔레비전을 보기가 두렵고, 신문의 기사 읽기가 무섭다. 그들의 아우성 소리를 외면할 수 없고, 그들의 비참함을 모른 척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의 현장을 한 번씩 무자비하게 휩쓸고 가 버리는 자연의 위력 앞에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나약하고 무기력한가? 를 연이은 재난들이 적나라하게 들추어낸다. 그 드러남 이면에는 또 다른 아픔의 사람들이 나뒹굴어져 있다. ...
보이차(普 茶)를 만난 지 만 1년이 지났다. 아직은 우리 주변에서는 보이차가 생소한 차다. 어쩌다 전통찻집에서 만날 수는 있지만 보편적이지는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마시는 보이차를 누군가에게 소개하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보이차는 최소한 3-40분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차다. 한두 잔 마시고 그만 두는 기호품의 일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이차를 마시려면 시간적인 여유를 둬야한다. 보이차는 섭씨 온도 100도의 끓는 물에서 우려내야...
어렸을 때 둘째형과 함께 시냇가에서 고기를 잡다가 모래밭에 앉아서 집을 짓고 즐기던 생각이 납니다. 형은 형 방식대로, 나는 내 방식대로 모래집을 지어 가다가 형이 실수하여 내가 잘 지어 놓은 집을 발로 뭉개버렸고 나는 앙앙거리면서 울었었습니다. 미안해하는 형이 “내가 다시 지어줄께”라고 하면서 나를 달래 보지만 막무가내로 울어대는 나에게 형이 화가 나서 외친 말이 있습니다. “부서졌으면 새로 지으면 될 것 아니냐. 새로 짓는 집은 더 좋게 지을 수 있는 거야” 그러면서 형은 울고 있는 나를 그냥 두고 형이 지은 모래집...
세상은 아직은 휴가의 연속선상에 서 있다. 아직은 휴가 인파들의 차량이 고속도로든 지방도로든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고 교통방송은 시간마다 알려주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팔월의 중간이다. 이미 휴가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소식도 접해보고, 휴가 다녀 온 이후로 피곤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곤 한다. 여름 한 철의 강렬한 태양 볕만큼이나 삶의 열기도 뜨거웠었다. 그 열기를 좀 식혀 보려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휴가’ 라는 사치스런 말로 자신을 치장해 보았던 여름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부터였던가? ...
며칠 전에 친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비관적인 목소리를 내리 깔고 있었다. 심상치 않은 느낌이 밀려 들어왔다. 이야기인즉 열심히 일해도 한 달 생활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친구의 한 달 수입이 얼마며, 지출이 얼마인지 나는 모른다. 그 친구의 말은 이렇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한 달 일하고 받은 월급으로 이것저것 하고서도 작은 액수지만 저축도 조금 하면서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것저것 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하...
평소에 존경하는 목사님께서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놓으시고 기꺼이 불러주셨다. 뿌듯한 마음으로 만남의 자리에 갔는데, 그 자리에는 목사님과 나이 차이가 삼십 세 가량 될 듯 해 보이는 까마득한 후배들도 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다. 만남의 목적은 “우정”이었다. 나이와 세대를 초월하여 친구로 지내보자는 취지였다. 만남이라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목적과는 상관없는 만남이라 할지라도 만남 그 자체는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한 주제이다. 살아오면서 수많은 만남도 있었고, 또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나야 할 만남도 남아있지만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