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해병대에서 근무하던 시절 숱한 베트남전 영웅들과 만나고 일했었다.내가 근무하던 부서 선임하사관(부사관)도 베트남전 최대의 전과로 기록된 ‘짜빈동전투’의 영웅이었다.짜빈동 전투는 1967년 2월 15일 새벽 4시 해병대 1개 중대가 지키고 있는 중대전술진지에 대해 2개 연대규모의 월맹정규군과 게릴라군(일명 베트콩)이 급습하면서 이뤄졌다.해병대는 새벽부터 4시간여에 걸친 이 전투에서 300여 명(추정 포함)의 적을 사살했고, 15명의 전사자(부상자 중 추가 사망 4명)만 내는 빛나는 승리를 거뒀다.당시 베트남 외신들은 이 전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여러 국가가 아직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더군다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모두의 일상에 커다란 변화도 생겼다. 사회·경제·문화를 비롯한 우리들의 모든 삶이 코로나19란 울타리 속에 송두리째 갇혀 버린 것이다.사실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곳이 관광지다.매년 10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찾고 있는 천년고도 경주도 코로나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광객들로 북적였던 주요 문화유적지는 썰렁하다 못
4·15 총선이 끝난 지도 1개월 보름이 다 됐다. 거대 여당의 21대 국회가 출범했고, 5년 임기 문재인 정부도 벌써 3년이 훌쩍 지나고 있다. 정가에선 슬슬 차기 대선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했다.지금 광주에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대통령 만들기에 지역사회가 채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일반 시민에서부터 언론에 이르기까지 똘똘 뭉쳐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단다.이 전 총리는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고 그만한 인품도 지녔다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그러면 경북·대구는 과연 유력 대선
코로나19 공포가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인류에게 코로나19는 지구 상 어떤 물리적 전쟁보다도 더 강력한 위협이 되고 있다.코로나19는 ‘선진국’과 ‘후진국’,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 ‘지성인’과 ‘비 지성인’, ‘명예를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구분하지 않는다.지금까지의 재난과 같이 가진 자는 예외일 것이라는 인간의 잣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래서 코로나19는 평등하다는 역설도 들린다.세계는 코로나19가 닥치기 전부터 각종 전염병과 맞닥뜨렸고 그에 대한 혹독한 대가도 치러왔다.스페인 독감과 페스트 등이 창궐하면서
20여 년 동안 취재 기자로 일하면서 각종 화재나 안전사고 등 거의 모든 사고 현장에서 느꼈던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설마’라는 단어로 집약된다.그러다 보니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거의 빠지지 않는 말이 ‘인재(人災)’다. 사람이 만든 재난이란 뜻이다.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산불 원인 중 입산자 실화 98건·담뱃불 실화 39건·성묘객 실화 9건·어린이 불장난 1건 등 147건에 이르며, 논두렁 또는 쓰레기 소각 90건을 포함하면 237건으로 전체 450건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월성원전 3개 호기가 셧다운에 처할 수도 있는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맥스터) 증설 문제가 산 넘어 산이다.우여곡절을 끝에 지역 의견수렴을 위한 공론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일부 단체에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아무리 공론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19개월이 소요되는 맥스터 건설완공까지는 시간이 촉박한데도 말이다.현재 97.6%의 저장률을 보이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을 2021년 11월까지 증설하지 않으면 포화상태에 놓일 수 있다.이럴 경우 설계수명도 도래하지 않은 월성원전 3개 호기가 가동을 중지해야 하는 어처
코로나19사태로 세계와 대한민국이 큰 위기를 겪고 있다. 경북대구는 특히 더 그러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 각 지역에서는 경북대구에 물품과 현금으로 위로와 격려를 마다하지 않았다. 어느 초등학생은 자신은 돈이 없어서 미안하다며 편지로 감사의 글을 보내기도 했다.무엇보다 전국에서 달려와 준 의료진과 소방관, 자원봉사자들을 대구시민들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특히 코로나 사태 난국 속에 광주가 보여준 사랑은 눈물 나도록 고맙다.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지원한 단체도 중학생에서부터 광주시청, 광주 경실련, 어린이집 연합회, 국제로타리,
지진의 긴 터널을 지나니 코로나 세상이 펼쳐졌다.땅이 취한 듯 흔들리는 순간을 못 견뎌 하며 정신없이 달려왔다.더러는 놀란 가슴을 부여안았고, 누구에겐 그토록 원하던 무대가 됐다.원하든, 그렇지 않든, 모두는 달리는 지진 열차의 승객이었다.비좁은 객실에 갇힌 사람들은 또 다른 세상을 꿈꾸기 시작했다.어떤 이는 현실에 불만을 쏟아내기 급급했고, 또 다른 이는 실현성 없이 내뱉는 자신의 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즐거워했다.같은 곳에서 다른 생각을 하는 사이에 지진 열차는 어느새 ‘코로나19’ 열차로 이름이 바뀌었다.짧고 강렬한 흔들림에
4·15총선이 시작되자 말자 보수의 아성으로 불려 왔던 경북·대구가 절망 속에 빠져들었다.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4·15 총선 후보를 잘 뽑아달라며 김형오 전 국회의장에게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겼고, 김 위원장은 바통을 받자 말자 ‘TK(대구·경북)몰살론’을 들고 나왔다.그리고 지난 3월 초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그 약속을 철저히(?) 지킨 뒤 ‘공천에 당내·외부의 압력이 심하다’는 이유를 앞세워 달아나 버렸다.김 위원장이 공천을 확정한 경북·대구는 현역 20명 중 12명이 불출마 또는 컷오프 시켰다.김 위원장이 떠난 뒤 경주 김석기
경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마지막으로 발생한 지난 6일 오후.보문관광단지 내 한 리조트 앞에서 경주시청 공무원 네댓 명이 목소리를 높였다.이들은 이 리조트가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다는 소문을 듣고 몰려든 인근 펜션 업주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모였다.업주들은 보문단지 내 농협경주교육원이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데 이어 리조트까지 추가로 지정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이들의 동태를 조용히 살피던 공무원들은 어느 순간부터 목소리를 높이며 웅성웅성 떠들기 시작했다.좀 더 시간이 지나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생활치료센
대한민국 전체를 마치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코로나19. 전국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은 곳이 경북·대구다.모임도 자발적으로 안 하고 친구도 만나지 않는다. 시내 중심가에는 인기척이 끊겼다. 일일노동자에서부터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이르기까지 신음 소리를 내지 않는 곳이 없다.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속으로는 울분이 치밀어 오르지만, 그러나 소리 내어 울지 않는다.음압병상에서 환자를 돌보고 나온 의료진들의 옷은 온통 땀으로 범벅이 되기 일쑤다. 힘들지 않은 곳이 없다. 의료진에서부터 시민들에게 이르기까지 묵묵히 버텨 내고 있다.이처럼
‘도시는 신종 코로나로 정적에 갇혔다. 붐비던 도로는 한산해 길을 잃었다. 시민들의 유쾌한 일상적 언어는 생기를 잃고 마스크 뒤로 숨어들었다.’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구와 경북에 창궐해 도시를 휩쓸고 있다. 도시의 거리는 인적이 끊기고 숨죽이듯 조용하다.최첨단 과학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인간의 자부심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바이러스에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백신’이라는 대응무기를 갖지 못한 인간은 무방비 상태에서 바이러스에게 자비심을 구걸하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인간이 인간을 소멸시킬 수 있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코로나19가 1개월이 지난 시점인 20일부터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창궐 조짐을 보이고 있다.바이러스란 것이 에어졸 형태로 바람을 타고 전염될 수도 있겠지만 그간의 상황을 지켜보면 ‘나는 아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상황을 악화시켰다.각종 사고가 나면 반드시 따라붙는 단어가 ‘인재(人災)’이듯 이번 코로나19 창궐사태 역시 인재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지금까지 확진자를 살펴보면 신천지 대구교회와 청도 대남병원이 그 중심에 서 있다.신천지 교회 교인들도 피해자라는 항변이 있을 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전이 본격 전개되면서 경주지역의 선거판도 요동치고 있다.민심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 예비후보들이 군소정당을 포함해 11명이나 된다. 이들은 하나같이 경제회복과 관광문화발전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다양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하지만 지역 최대현안 가운데 하나인 월성원전 맥스터 추가건설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는 후보는 눈에 띄지 않는다.일부 후보들끼리 서로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월성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인 맥스터 포화에 따른 대책이나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맥스터 포화로 원전 가동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를 흔들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했다고 해서 일명 ‘우한 폐렴’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감염병은 블랙홀이 되고 있다. 급기야 세계보건기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우리나라에도 유입돼 사회 경제는 물론 일상의 바깥 생활을 위축시키는 등 모든 분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경북 대구도 예외일 수 없다. 그 후유증이 어디까지 갈지 짐작하기 어렵다.특히 올해는 ‘대구경북 관광의 해’다. 시도가 정한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는 외국인 200만 명을 포함해 모두 4000만 명. 지난해 경북에 온 중국
2020년 경자년(庚子年), 흰 쥐의 해가 시작됐다.쥐는 십이지에서 첫 자리를 차지하는 동물로, 방위의 신이자 시간의 신이다. 우리 민속에서 쥐가 다산과 풍요, 영민과 근면을 상징하는 동물로 인식됐다는 점을 부각한다. 쥐가 열두 동물 중에서 첫 자리인 것은 영민하기 때문이다.설화에 의하면 신이 동물들의 순서를 정하기 위해 달리기를 시켰다.다른 동물에 비해 형편없이 덩치가 작은 쥐는 정상적인 달리기를 해서는 꼴찌는 떼놓은 당상이었다. 그러나 쥐는 다른 동물에 비해 뛰어난 머리를 갖고 있었다. 궁리 끝에 묘안을 찾은 쥐는 다른 동물들이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새해가 시작될 때마다 우리는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새로운 희망을 가슴에 담기도 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그런데 나이를 하나둘씩 쌓아갈 때마다 그 희망과 계획들에 대한 기대감들이 조금씩 멀어져 간다.아마도 세파에 흔들리면서 감성의 감각들이 조금씩 무뎌져 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새해 이른 새벽 눈을 뜬 나는 수년 만에 작은 소망을 빌기 위해 영일만 바닷가로 나갔지만 지난 수년간 계속돼 온 우리나라의 암울한 미래처럼 짙은 구름이 가득 끼어 해를 보지 못했다.비록 새해를 박차고 올라오는 해를 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23일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 21 릴레이 정책토론회에서 경북·대구 통합을 2021년까지 끝내고 2022년에는 새로운 통합 단체장을 뽑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특별법을 만들어 통합이 물리적으로 이뤄지도록 만들면서도 대구경북연구원 등의 학자들이 통합의 장단점을 시·도민에 제시해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권영진 대구시장도 지난 26일 가진 송년기자간담회에서 이철우 지사의 생각과 한치도 다르지 않게 공감한다고 했다. 시·도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숙의 과정을
경주시청이 국민권익위원회의 2019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 발표에 초상집 분위기다.경주시의 청렴도가 전국 최하위 수준인 5등급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등급으로, 그동안 청렴도 향상을 위한 각종 시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등급향상에 실패한 것이다. 더욱이 경주시의 청렴도 평가 결과는 지난 2014년과 2015년에도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한 데다, 최근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에 머물면서 만년 꼴찌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이러한 결과에 대해 주낙영 시장은 물론 대부분의 직원들이 큰 충격과 함께 깊은 고민에 빠졌다.무
‘주식형제 천개유(酒食兄第 千個有), 급란지붕 일개무(急難之朋 一個無)’. 최근 권영진 대구시장이 최근 정례조회를 시작하면서 던진 화두다. 술과 밥을 함께 먹을 친구는 천 명이나 되지만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함께 해줄 친구는 한 명도 없다는 중국 고사성어를 인용했다. 대구가 어려울 때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대구를 위해 함께 해준 기업과 사람들을 고마운 마음으로 반드시 기억하자고 의미를 부여했다.이 화두는 지역 사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대구공항이 활성화했을 때는 수없는 항공사들이 취항하기 위해 대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