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온난화로 인해 ‘라니냐(La Nina)’가 연속해서 발생하고,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더 잦아지고 있다. ‘라니냐’는 적도 인근의 무역풍이 약화 되면서 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이다.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El Nino)와 함께 기상 이변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다.기상 전문가들은 올해 세계 곳곳에서 폭염과 가뭄, 폭우 등 이상기후 현상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라니냐와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한반도 남부 지역이 아열대 기후 현상을 보이는 것과 경북 포항과 경주 등 동해남부 지역에 큰 피
“조선시대 명군으로 꼽히는 영조에게는 사심 없이 할 말을 다 하고 듣기 싫은 말을 하는 박문수가 있었다”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4일 대구 김광석거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사 박문수를 소환했다. 대통령의 핵심 측근, 이른바 ‘윤핵관’들이 직언을 하지 않고 대통령 눈치 보기나 한다고 직격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나는 대통령에게 굽힘이 없을 것”이라며 직언인 ‘금지곡’을 계속 부르겠다고 했다.영조와 박문수의 인연은 세제시강원에서 시작됐다. 박문수가 교육관으로 세제 연잉군(영조)의 교육을 담당했다. 서로 신뢰가 형성되면서 ‘
“오전 6시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성동 2리에서 성영난(58·여)씨가 마을 앞 논에 설치해 둔 양수기를 둘러보러 갔다가 실종됐다.” 지난 2003년 9월 12일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매미’의 첫 인명피해 기록이다.북상하고 있는 초강력 태풍 ‘힌남노’와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재산 피해를 낸 2003년의 ‘매미’와 비슷한 점이 많다. 초강력 매미의 인명 피해가 130명이나 됐고, 재산 피해액이 4조22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우선 힌남노와 매미는 이동 경로가 유사하다. 매미는 당시 경남 사천 지역으로 상륙했는데 힌남노도 사천과 가까
고려 말, 친명파와 친원파 간의 갈등이 심각했다.조선 건국을 설계한 삼봉 정도전은 친명파의 거두였다. 새로운 세력 원나라를 오랑캐로 생각했다. 우왕은 원나라 사신이 오자 그에게 사신을 영접하라 명을 내린다. 소신에 따라 그는 왕명을 거역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전라도 나주로 유배를 떠난다.답답한 마음에 삼봉이 하늘에 물었다. “배반한 자는 오래 사는데 복종한 자는 요절하고 따르는 자는 가난해도 거역한 자는 부귀를 누립니까?” 하늘이 세상을 주재하는데 어떻게 이런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느냐는 한탄이었다. 하늘이 답했다. “하늘의 이치인
정당활동에 대한 법의 잣대는 크게 합법성과 정당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동안 사법부는 법 위반 여부를 따지는 합법성에 국한해 판단해 왔다. 정당성은 정치적인 시각과 노선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순수한 정치영역으로 예우해왔던 것이다. 이 정당성에 사법부가 깊이 개입하면 정치가 사법부에 종속되면서 민주정치의 근본인 삼권분립이 무너지게 된다.“정당 활동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을 사법부에 구하는 자체가 불행이다. 그동안 사법부는 정당성을 정치의 자율 영역으로 인정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국민의힘이 스스로 그 판단을 사법부에 맡
이명박 정부 당시 해외 자원 개발에 착수했다가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했다. 2010년 아르헨티나 옴브레무에르토(Hombre Muerto) 소금호수에 진출했던 LG상사와 GS에너지도 개발비용 증가로 2016년 철수를 결정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옴브레무에르토 호수를 2018년 포스코가 인수했다.포스코는 2018년 8월 옴브레무에르토 소금호수 북쪽 1만7500㏊(175㎢)를 호주 자원개발기업 갤럭시 리소시즈로부터 약 3100억 원에 사들였다. 서울 면적의 3분의 1 크기로 리튬 약 220만t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
조선 중종(中宗)이 승하하고 인종(仁宗)이 보위를 물려받았다. 조정은 새 임금을 보필할 정승에 누가 적임자인지 논의에 들어갔다. 모두 회재 이언적 선생을 천거했다. 그런데 퇴계 이황이 반대했다. “그는 도량이 좁아 정승으로 적합하지 않다.” 모두 놀랐다. 퇴계가 ‘회재의 학문이 근세에 최고’라 극찬해 왔었기 때문이다. 결국 회재가 정승에 올랐다.퇴계의 반대 이유가 곧 드러났다. 인종이 즉위 8개월 만에 갑자기 승하하고 명종(明宗)이 뒤를 이었다. 외척 간 암투로 밀려났던 소윤 윤원형이 복귀하면서 회재 선생에게 대윤 윤임 일파 숙청을
잭슨 홀(Jackson Hole)은 미국 와이오밍주의 소도시다. 티턴산맥과 그로스 벤터산맥 사이에 있다. ‘홀(Hole)’은 큰 산골짜기를 뜻한다. 덫을 놓아 사냥하는 사람들이나 산 사람이 주로 사용하는 말이다. 잭슨 홀의 평균 해발고도는 2100m로 고지대다.잭슨 홀에서는 1982년부터 매년 전 세계 중앙은행 총수들이 모여 금융 정책을 논의하는 ‘잭슨 홀 미팅’이 열린다. 만년설이 뒤덮인 티턴산을 배경으로 잭슨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 세계 금융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문과도 같은 선언이 나온다. 전 세계에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 1954년 11월 27일 저녁. 자유당 국회의원 두 명이 스승인 서울대 수학과 최윤식 교수를 찾아 왔다. 이들이 최 교수에게 물었다. “203의 3분의 2를 반올림하면 얼마입니까?” “135.333 그러니까 135 이지요.”최 교수는 이 대답이 우리 헌정사의 최대 오점인 사사오입 개헌 명분이 될 줄 몰랐다. 이날 이승만 대통령의 3선 개헌안이 국회에 상정됐다. 통과를 위해서는 재적의원 203명 중 3분의 2인 13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 135명, 1명이 모자라 부결됐다. 자유당 정권은 최 교수의 해석을
“나를 만나고 싶으면 집 창문 화분에 빨간 깃발을 꽂으시오. 내가 당신이 필요할 때는 뉴욕 타임즈 20면에 시계를 그려 두겠소.”워싱턴 포스트지 ‘우드워드’ 기자와 제보자 ‘딥 스로트’(Deep Throat). 화분에 빨간 깃발이 꽂히면, 다음날 새벽 2시 ‘딥 스로트’는 지하 주차장에 찾아와 정보를 건네주고 사라졌다.미국 37대 대통령 닉슨을 권좌에서 밀어낸 워터게이트 사건 취재는 이렇게 시작됐다. 1972년에서 1973년까지 우드워드 기자에게 정보가 은밀하게 전달되며 심층 보도가 계속됐지만, 제보자는 드러나지 않았다.33년 만인
힙합계의 라이벌 노토리어스 비아이지(비기)와 투팍의 생전 랩배틀은 젊은이들 사이에 유명하다. 1994년에는 투팍이 그의 녹음실 앞에서 총탄을 맞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 배후에 비기가 있다는 설이 돌았다. 사실은 아니었지만 사건 이후 둘 사이의 갈등은 ‘랩배틀’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날카롭게 대립했다.비기는 ‘이스트 코스트 스타일’이라는 힙합장르를 창조했고, 결국에는 투팍을 중심으로 하는 ‘웨스트 코스트’와 치열한 디스전이 이어졌다. 투팍이 사망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97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비기 또한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 둘은
1987년 6월 워싱턴 D.C. 미국 국회의사당 앞. 도시바 카세트 녹음기가 높이 쌓였다. 의원들이 망치로 부수었다. 그리고 도시바 제품 판매금지법을 가결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미국은 해저 수중 음파탐지기를 통해 소련 잠수함을 추적하고 있었다. 소련은 저소음 스크류 장치를 갖지 못했다. 그런데 80년대 중반부터 달라졌다. 소리가 잡히지 않았다. 소련이 일본 도시바 등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저소음 스크류를 개발한 사실이 드러났다. 물론 공산국가 수출 금지 품목이었다. 소련 잠수함이 미국 해안에 접근해 미국의 전략 병기들을 무력화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고 막료 조참이 재상에 올랐다. 전쟁에는 도가 터였지만 정치엔 문외한인 조참은 노자의 정치 철학을 공부한 한 도인에게 ‘재상이 해야 할 일’을 물었다. 도인은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도 작은 생선을 굽듯 살살 달래가며 조심스러워야 한다”며 노자가 말한 ‘치대국약팽소선(治大國若烹小鮮)’을 일러주었다. 과격한 정책 시행이나 권력을 휘두르지 말라는 뜻이었다.재상(宰相)의 ‘재(宰)’ 자는 ‘요리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주방의 칼로 막중대사를 재단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글자다. 그래서 아무에게나 칼을 잡게 해서는 안 되며
“DJ에게 신임만 받으면 개똥이건 소똥이건 할 수 있는 3, 4선이 무슨 훈장이냐?”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이 2002년에 동교동계를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40대 초반 그의 입을 막을 사람이 없었다. 김영춘 열린우리당 의원이 2005년 ‘싸가지 직격 명언’을 남긴다. “저렇게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 그는 당시 유 의원이 입만 열면 의원들이 모두 고개를 내저었다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말이 거침없이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향해 공세 수위를 높여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는 ‘삼성왕조’다운 막강 전력이었다. 언제나 우승 후보였다. 2011년부터 2015년 시즌까지 내리 5년 간 KBO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을 빼 닮은 홈구장 ‘라이온즈파크’(라팍)가 문을 연 2016년 시즌에 10개 팀 중 9위로 추락했다.“프로구단이 어떻게 적자를 볼 수 있습니까?” 전폭적 지원에도 구단이 매년 100억 원 안팎의 적자를 내자 2015년 이재용 부회장이 의문을 던졌다. 이때부터 달라졌다. 2016년 1월 구단 소속이 범삼성가에서
지금의 경주 봉황대 바로 아래 경주 노서동에서 주막(酒幕)을 하고 있던 박문환이란 사람이 집을 증축하기 위해 뒤뜰을 확장하는 터파기를 하다가 우연히 유물이 발견됐다. 1921년 9월 23일의 일이었다. 이 소문이 퍼져 경주경찰서에 근무하던 일경(日警)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보고를 받은 서장은 당시 경주 주재 총독부박물관 촉탁으로 있던 모로시카 히로오와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발굴조사를 하기로 했다.모로시카와 당시 경주보통학교(현 계림초등학교) 교장으로 있던 오사카 긴타로, 고적보존회 촉탁 와타리 후미야 등은 그달 27일부터 유물 수습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능력을 평가하기에 취임 100일이 짧을 수 있다. 하지만 20%대로 떨어진 국정 지지율은 문제다. 외교와 안보를 비롯한 사회 각 분야의 성과가 묻히는 모양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언론사의 100일 분석은 지지율 하락 출발점을 윤 대통령으로 잡고 있다. 아마추어적이라는 지적이 많다.‘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사소한 문제가 본질을 흔들 수 있다는 이 경고가 적중하는 듯하다. 국민 감정선을 건드리는 것은 대형 정책이 아니라 디테일이다. “전 정권 장관 중에 이런 훌륭한 사람 봤어요?” 대통령은 후보를 감쌌
펜으로 직접 쓴 글을 ‘육필(肉筆)’이라 한다. 컴퓨터가 대중화 되면서 육필원고 보기가 어려워졌다. 가끔 글씨를 멋스럽게 쓴 작가들의 육필 원고를 보면 귀하게 느껴진다. 육필원고는 이제 유명 작가의 문학관에나 가야 볼 수 있게 됐다. 작고한 작가나 시인의 육필원고는 제법 대접을 받는다.이메일이나 SNS로 날려 보내는 문자보다 직접 쓴 손편지의 맛은 사뭇 다르다. 직접 쓴 글씨는 특별하게 마음이 가고 직접 대화를 하는듯한 기분도 든다. 아마도 그래서 살 냄새가 나는 글씨 ‘육필’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도 유명
정당의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표가 임기 전에 사퇴하거나 궐위가 돼 지도력에 공백이 생길 때 임시기구로 설치된다.현재 3대 정당이 모두 비대위로 운영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운영기간은 3개월 이내가 보통이지만 당 혁신 성격을 띨 경우 길어지기도 한다. 2020년 6월 출범한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는 10개월 간 운영되기도 했다.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가 본격 출범도 전에 시험대에 올랐다. 가장 먼저 부딪힌 문제가 ‘윤핵관’ 배제다. 주 위원장은 ‘윤핵관’은 안 된다 못 박았다. ‘윤핵관’ 권성동 원내대표가 걸린다. 당연
영어에서 경쟁자를 뜻하는 ‘라이벌(rival)’은 어원이 개울이나 강을 뜻하는 라틴어 ‘리부스(rivus)’에서 비롯됐다. 동양에서도 농경사회의 시작부터 ‘제 논에 물 대기’란 뜻의 ‘아전인수(我田引水)’라는 분쟁의 주문과도 같은 사자성어가 생겨났다. 이처럼 물은 인류 역사에서 대립과 갈등을 부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하나의 강을 여러 나라가 공유하는 지역에서는 거의 대부분 분쟁이 일어났고, 현재도 분쟁 중인 지역이 많다. 요르단강과 나일강, 갠지스강, 메콩강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세계적으로 물 분쟁이 치열한 곳은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