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문화가 활성화되고 지방자치단체별로 다양한 형태의 지방축제가 열리는 현상은 1995년 지방자치제의 전면적 실시와 더불어 나타난 바람직한 현상 중의 하나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나, 그 동안 중앙집권체제 하에서 국가문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의 변방에 놓여있던 지방문화가 지방축제의 활성화를 통하여 그 기반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다. 최근 문화관광부의 발표에 의하면, 보령 머드축제, 함평 나비축제 등 문화부가 선정한 전국 45개 문화관광축제의 지난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1조171억7천500만 원에...
우리 성인은 하루에 2.5ℓ의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대개 음식을 통한 물을 제외한 음료로 마셔야 할 물의 양은 1~1.5ℓ이다. 이 물을 냉수나 커피, 차 및 청량음료 등과 같은 음료로 마신다. 커피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는 커피를 즐겨 마시고 있다. 사람을 만나거나 집에 손님이 오게 되면 손님 접대용으로 차 한 잔 나누자고 하면 주로 값싸고 손쉽게 마실 수 있는 커피가 이용되고 있다. 염소를 치는 에티오피아의 ‘칼디’라는 소년이 숫염소 한 마리가 어떤 열매(커피 콩)를 뜯어먹고 춤을 추며 울어대는 것을 보고...
유엔이 리우 환경개발회의의 건의를 받아들여 ‘물의 날’을 선포한지도 15년째 접어들었다. 1992년 유엔 총회는 수자원 보호와 수질 오염 방지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물의 날을 3월 22일로 정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물 관리가 개선되고 있다기보다는 ‘물 전쟁이 시한폭탄처럼 다가오고 있다’든지, 혹은 ‘전 세계의 우물이 마르고 있다’는 참담한 소식만 전해진다. 지구 온난화로 곳곳에서 사막화가 진행됨에 따라 앞으로 20-30년 안에 국가간 물을 둘러싼 폭력적인 충돌이 발생케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른다. 실제로 수단 남부 다르푸...
지난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기지표에 따르면, 연초부터 불안조짐을 보여온 경기지표들이 일제히 하향세로 돌아서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28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의 파업은 우리 노사관계의 고질병인 4월 춘투의 악몽을 떠오르게 만든다. 우리나라 노사는 해마다 ‘봄’(春)만 되면 ‘싸움’(鬪), 즉 ‘춘투(春鬪)’를 벌여 많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한다. 기업경쟁력은 물론 국가경쟁력 마저 갉아먹는 주범인 ‘춘투’는 원조인 일본에서조차 모습을 감춘 지 오래임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봄마다 어김없이 재발하는 것일까? 그 주...
청와대 비서실이‘청와대브리핑’2월 15일자 특집, ‘비정한 사회, 따듯한 사회: 양극화 시한폭탄, 이대로 둘 것인가’에서 ‘기적과 전망, 두개의 대한민국’이란 글과 21일에는 ‘압축성장과 양극화는 불균형성장이 낳은 이란성 쌍둥이’라는 글을 발표하였다. 앞으로 10여편의 글들이 더 연재될 것이라지만 이미 양극화 주장은 첨예한 반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서실의 글들이 주장하는 바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최대 문제는 빈부 양극화 심화이며, 그 핵심 원인은 과거 “서강학파 모델” 즉 압축성장과 불균형성장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대...
독일의 극작가 브레히트의 희곡 ‘갈릴레이의 생애’에는 다음과 같은 장면이 있다. 지동설을 주장하던 갈릴레이는 종교재판에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자신의 이론을 부정한다. 갈릴레이의 제자 안드레아는 “영웅이 없는 나라는 불행하다”고 외치며 스승의 변절을 안타까워한다. 그러자 갈릴레이는 “영웅을 필요로 하는 나라가 불행하다”며 자신을 변명한다. 영웅이 없는 나라가 불행할까, 아니면 영웅을 필요로 하는 나라가 불행할까? 안드레아는 뛰어난 지식과 용기를 갖고 세상의 무지에 맞서 싸우며 세상을 바꾸는 스승의 모습을 보고 싶었을 것이다. ...
지난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었다. 유엔은 날로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하여 제정하였다. 이렇듯 물은 인류의 생명에 절대적으로 소중하고 필요한 유형자산이지만 그 이상의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다. 전 세계인의 마음을 훔친 화제작 ‘물은 답을 알고 있다 2’라는 후속편에서 에모토마사루는 눈(雪) 결정 하나하나가 모두 다르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물(水)의 결정도 저마다 다른 얼굴을 지니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현미경을 이용 다양한 물 결정 사진을 찍어 본 결과 ‘사랑과 감사’라...
선거법을 잘 몰라서 저촉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요즘 휴대전화에는 심심찮게 ‘동문 누구누구가 입후보하였으니 적극 밀어줍시다’라는 문자가 뜬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남없이 겪는 풍경이리라. 여기 덧얹혀 아직 수면 위에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교육감 선거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고양이 걸음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야말로 인물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만 같다. 이럴 때일수록 서민들은 그들이 무엇이었느냐 보다 어떻게 살아왔느냐를 살펴보아야 한다. 삶의 흔적을 통해서 그들이 벌여나갈 행태들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 뿐 만의 일...
1763년 7년 전쟁이 끝난 뒤 프랑스의 루이 15세는 영국해군에게 뺏긴 가드푸르 섬을 반환 받는 대신 무려 5500배나 덩치가 큰 캐나다를 영국에 넘겨주었다. 이때 프랑스 국민들은 V자를 그리며 환호했다. 1867년 미국 16대 앤드류 존슨 대통령은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에 러시아로부터 사들였다. 이때 미국시민들은 ‘역사상 가장 비싼 냉장고를 사들인 멍청한 얼간이’로 대통령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두 가지 사안에서 우리들은 누가 오류였는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또한 잎사귀와 나무, 숲과 그 열매를 보는 ...
중국이 더 이상 한국기업에 성공을 보장하는 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 5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골고루 잘사는 사회 건설을 위해 근로자들의 수입 증대에 노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 무섭게 중국 전역에서 임금 인상 붐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개혁·개방 1호 도시인 광둥성 선전특구의 경우, 현재 690위안(약8만9700원)인 월 최저임금을 다음 달부터 850위안(약11만500원)으로 23%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는 작년 가을 근로자 최저임금 580위안과 비교하면 1년여만에 47%나...
어디까지 진실이어야 하느냐에 대한 혼란이 일어날 때가 있다. 명확한 답도 얻지 못하고, 조그만 일이라 남에게 물어 볼 수도 없는, 그래서 순간적으로 혼란스움에 빠지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 요즘 경찰관 시험 합격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님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해서 필자가 소속된 경찰행정학부 학생들의 학업 열은 ‘끓는다’는 말이 적절할 정도다. 며칠 전 필기 시험에 합격한 한 학생이 연구실을 찾아와서 느닷없이 자신의 질문에 진솔하게 답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답하자, “교수님은 혹 살아 오면서 자살 ...
꽃샘추위라고 하지만 겨울 못지않게 눈 발을 날리는 차가운 날씨가 3월 중 순까지도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서도 매마른 가지에 꽃부터 피우는 산수유 나무을 보면서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겹겹이 입었던 옷가지를 벗어 던져버리고 옷 색깔도 엷고 밝은 색으로 바꾸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매일 마주치는 나무들에게서 이번 겨울을 지나면서 큰 병을 앓은 사람처럼 무척 수척해 보이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느낌은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금년 겨울의 추위가 너무 혹독해서 ...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는 봄소식이 한이 없지만 나에게 있어 봄은 미나리의 추억과 함께 다가온다. 봄의 색깔은 파란 미나리색이고, 미나리 무침에서 나는 내음이다. 어머니는 해마다 밭이나 논두렁에 돋은 달래와 냉이를 뽑아와 삶고 무쳐서 이른 봄의 식탁을 마련하셨다. 어머니의 냉이에 꽃이 피고 뿌리가 억세어지면 집 앞의 미나리꽝에는 미나리가 파랗게 자란다. 미나리는 무침으로, 부침개로 변신을 거듭하면서 냉이가 채워주었던 배고픔을 이어주었다. 먼 산에는 아지랑이가 너울거리고, 가까운 보리밭에서는 종달새가 노래를 불렀다. 소년은 미나리...
골프는 신사 운동이어서 매너를 매우 중시하고 규칙 또한 엄격하다. 이를테면, 매너 면에서 교류 목적으로 타인을 초대하게 되면 초청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 그러나 초청된 사람은 언젠가 어김없이 되갚아야 한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그가 서양사회에서라면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한다. 내가 독일에서 일할 때 주로 일본지역에서만 근무했던 고위 외교관이 총영사로 부임한 적이 있었다. 우리 교민 골퍼중 예우 차원에서 총영사를 자기 골프 클럽에 초청한 사람들이 있었으나, 상당한 시일이 지나도록 그 총영사가 전혀 답례하지 않자 교민...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으로 우리나라의 과학연구에 대한 신인도가 국제적으로 떨어지고 관련 연구가 위축되는 현상이 있었다. 반면에 이번 일은 우리 국민들에게 과학적 연구에 있어서 윤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사건이 되었으며, 또한 난치병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에 대한 열망과 학습의 기회를 준 일대의 사건이었다. 이미 본 란을 통하여 줄기세포의 본질에 대하여 여러 번 언급한 바 있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줄기세포의 연구 방향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 것이 바람직할지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 이제는 국민들 사이에...
육체적·정신적 삶의 유기적 조화를 통해 건강한 심신을 유지함으로써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생활양식을 통틀어 웰빙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우리말은 ‘참살이’라고 한다. 원래 이 말은 ‘건강한(well) 삶(being)’을 뜻하는 영어단어 well-being에서 비롯되었다. 2000년 이후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국내에는 2002년 말 여성잡지 기사를 통해서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도심 공해와 현대인의 바쁜 생활에서 벗어나 몸의 평화를 추구하고, 패스트푸드보다는 유기농 야채와 곡식으로 만들어진 신선한 건강식을 ...
이해찬 총리가 사면초가에 몰리다 결국 낙마했다.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한 것은 당연해 보이며 공직자의 처신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조선조의 영의정과 국무총리는 ‘일인지상 만인지하’의 최고 관료다. 특히 이총리는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워 영의정에 버금갈만한 실세 총리다. 부드럽지 못한 그의 이미지로 하여 더욱 그런 연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조선조의 명재상은 결코 그런 칼날 같은 서슬이 없었다. 먼저 생각나는 분이 황희 정승이다. 새 왕조 조선이 들어서자 고려 충신들은 관직을 버리고 두문동 골짜기로 숨는다. 훗날 ‘두문불출’이란 ...
참여 정부는 출범당시 핵심정책과제로 빈부격차 해소와 중산층 육성이라는 ‘공약(公約’을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이 공약은 당분간 ‘헛된 약속’즉, ‘공약(空約)’으로 끝날 공산이 높아 보인다. 왜냐하면 국민들은 지난 3년 동안 참여정부가 입안하여 시행해 온 여러 경제정책의 성과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는 경제적 양극화(economic polarization) 현상이 심화되었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금년 들어 내수경기의 회복 기미가 일부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리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것이 ...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좋다’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된다. 좋은 사람, 좋은 기업, 좋은 학교, 좋은 병원, 좋은 교회, 좋은 동사무소 등등. 사전적 의미의 좋다(good)는 안정되고 희망적이고 아름다운 선의 상태를 일컫는다. 하지만 경영학적 의미로는 한 순간 아니면 한 때, 한 시절 안정되고 번영하는 상태로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한 때가 아닌 영원히 안정되면서 영속적으로 번창하게 될 기업은 존재하는가. 한 시절을 넘어서 영원한 세계로 도달했을 때 우리는 위대하다(great)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CE...
한 생명이 잉태되기 위해서는 정자 하나가 난자 하나와 만나 수정이 돼야 한다. 수정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수많은 정자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한 정자 하나가 난자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보다는 덜 알려진 가설을 좋아한다. 그것은 자궁이라는 험난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아 수정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정자들이 서로 협력하며 난자에 이르는 길을 개척한다는 가설이다. 나는 수많은 정자가 오직 자신만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향해 서로 협력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