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의 광시좡족자치구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하다. ‘계림산수갑천하(桂林山水甲天下·하늘 아래 계림이 최고)’니 ‘신이 그린 산수화’니 흥감을 떠는 구이린(桂林)이 펼쳐져 있다. 연중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 구이린의 백미는 리장이다. 이 리장 관광에서 특별히 눈길을 끄는 것이 ‘가마우지 낚시’다. 날개깃이 까맣게 젖은 가마우지가 물속으로 뛰어들어 물고기를 물어 올린다. 뱃전에 앉았다가 연신 물속으로 뛰어드는 가마우지와 쪽배 위에서 긴 작대기 하나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고기를 잡는 모습이 흐르는 강물과 어우러져 멋진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기독교에서 부활절은 성탄절에 버금가는 축일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었다 다시 살아난 날을 기념한다. 교회는 이날을 뜻깊게 맞기 위해 부활절 전 40일부터 사순절을 지낸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지난 14일)에 가톨릭교회는 신자의 이마에 재로 십자가를 긋거나 머리에 재를 얹는 의식을 갖는다. 이때 사제는 ‘사람은 먼지로 돌아간다’는 점을 환기하며 회개를 통한 자기 정화를 권한다.신자들은 이 기간에 사제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고해성사를 한다.
“이승만은 3·15 부정선거에 따른 4·19의거로 하야한 독재자”우리 국민 가운데 기초교육을 받은 사람은 물론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 대부분이 갖고 있는 이승만(1875~1965) 대통령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에게는 좀 더 많은 부정적 수식어들이 붙기도 한다. ‘미국 앞잡이’, ‘양민 학살의 주범’, ‘부정선거 방조자’, ‘막대한 비자금 조성자’ 등이다. 과거 정권의 이승만 위상 지우기가 얼마나 악랄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식어들이다.대한민국 건국과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생애에 대한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은
“자유주의가 꽃피는 대한민국을 개혁신당의 당원과 지지자에게 약속하겠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제3지대 통합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발이 거세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통합 이후에 ‘보수정당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그에 대한 답을 ‘자유주의’ 한마디로 대신한 것이다.‘자유주의’가 무슨 뜻인가. 우리 헌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학자들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자유민주주의’로 인식한다. 우리 정체성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
1910년 10월 27일 밤. 한 노인이 러시아 야스나야 폴랴나 집을 나선다. 기차에 야윈 몸을 싣는다. 어둠에 잠긴 자작나무 숲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길이다.대문호 톨스토이. 명성 뒤에 가려진 그의 삶은 비극이었다. 과도한 물질 소유는 죄악이라 생각한 그는 신발을 만들어 신었고 땔감과 건초를 직접 구했다. 하지만 아내는 물질욕이 강했고 사치를 좋아했다. 톨스토이의 판권 포기 움직임에 갈등이 폭발했다.아내로부터의 탈출 시도였다. 끝내 성공한다. 열흘 뒤 그는 시골 기차역의 한 작은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안보 무임승차’를 주장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집단방위 원칙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트럼프는 특정하지 않은 한 국가의 대통령이 자신에게 “돈을 안 내더라도 러시아가 침공한다면 우리를 보호할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자신은 “아니, 나는 당신들을 보호하지 않겠다”라 답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사실 나는 그들(러시아)에 어떤 일이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독려할 것”이라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는 재임 기간 동맹국을 상대로 주둔군에 대한 막대한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며
“정치인에게 권력 본능은 죄악이 아니라 정상적인 자질이고 일을 위해 꼭 필요한 도구이다.”독일의 사상가 막스 베버는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인의 권력 본능을 정치의 원동력으로 인정했다. 오히려 ‘객관성과 책임성 결여’를 정치인의 치명적인 ‘죄악’으로 보았다.개혁신당 빅텐트가 쳐졌다. 이준석과 이낙연을 공동 대표로 하는 제3지대가 ‘기득권 양당제 타파’를 내걸고 지난 9일 통합을 전격 선언했다.공동 대표 모두 신당의 타도 대상인 거대 양당의 수장을 지냈다. 동거에 들어간 다른 세력들도 정치적 지향점이 판이하다. 이념 스펙트럼이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바닷길을 걷다가 만난 박경섭 할아버지(75·청림동)는 ‘포항초’ 자랑에 침이 마른다. “포항초는 서울 가락시장에서 한 금 더 쳐 주니더” 말하고는 뒷짐을 지고 영일만 해풍을 맞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의기양양하다. 포항 시금치, 포항초가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보다 달고 맛이 좋아서 한 가격 더 받는다는 것이다.포항 청림, 도구, 일월동에는 시금치 농사를 짓는 수백 동의 비닐하우스가 들판에 가득하다. 이곳이 포항초의 본산이다. 포항초는 영일만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적당한 염분, 통기성이 뛰어난 모래와 점토가 섞
삼성그룹 창업자 호암 이병철은 1938년 3월 1일 대구시 중구 인교동 61의 1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삼성상회 문을 연다. 호암은 이곳에서 삼성그룹이 태동하는 힘의 기반을 마련한다. 호암은 대구 근교의 청과물과 포항 등 동해안 수산물을 수집해 중국과 만주로 중개무역을 한다. 한편으로는 제분기와 제면기를 들여 ‘별표 국수’를 팔기 시작한다.삼성상회는 제면기로 강아지풀 대 굵기만 한 가느다란 건면을 뽑았다. 이걸 종이 띠로 어른 팔목 굵기만 하게 포장해 ‘별표 국수’라는 이름으로 상점과 식당에 팔았다. 건면은 불티나게 팔렸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영화 ‘벤허’ 광팬이었다. 수십 번 보았다.주인공 벤허와 라이벌 멧살라의 숨 막히는 전차 경주가 그를 압도했다. 그가 눈여겨 본 것은 경주마를 부리는 두 사람의 방식. 멧살라는 채찍을 연신 휘두르며 경주마를 몰아쳤다. 하지만 벤허는 고삐만 간혹 흔들 뿐 경주마를 믿고 맡겼다. 초반에는 멧살라의 우세. 종반에 벤허가 멧살라를 추월하려 한다. 충돌로 부서진 마차 잔해가 벤허 앞길을 가로막는다. 절체절명의 위기, 모든 게 끝나는 순간이다. 하지만 경주마들이 장애물을 뛰어넘는다. 벤허도 추락의 위기를 간신히 모면
지난해 12월 포항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포항체인지업그라운드에서 열린 2023 비즈니스도시 포럼. 김성근 포스텍 총장이 기조 강연자로 나섰다. 김 총장은 지역사회와 포스텍의 역할에 대해 자신에 찬 어조로 강연해 박수를 받았다. 김 총장은 포항시와 포스코, 포스텍을 ‘포씨 삼형제’라 명명하고, 자치단체와 기업, 대학이 힘을 합치면 한국전 당시 최후의 보루였던 포항이 지방 붕괴의 저지선이 될 것이란 희망을 전했다.김 총장은 우리나라 경제지도를 보면 국내 5대 기업 중 삼성과 현대, LG, SK 등 4대 기업 본사가 서울에 있지만 유일하
페르세포네는 아름다웠다. 곡식과 풍요의 여신, 어머니 데메테르는 딸 페르세포네를 지키기 위해 그녀를 시칠리아 섬에 숨겼다. 그녀는 아름다운 꽃들로 수 놓인 꽃밭을 거닐며 행복을 노래했다. 지하의 신 하데스가 그녀를 노렸다. 수선화에 흠뻑 빠진 그녀를 납치해 지하 세계로 데려갔다. 어머니 데메테르는 절망했다. 풍요의 여신이 깊은 슬픔에 잠기자 세상이 황폐화됐다.결국 제우스신의 중재로 페르세포네는 1년에 8개월은 지상에서 살지만 4개월은 지하 세계, 하데스에게로 가야만 했다. 그녀가 지하세계로 떠나면 세상은 황량한 겨울로 들어가지만,
출근 시간. 회사 출입 게이트가 분주하다. 한 중역이 게이트를 통과한다. “김 이사 오늘 일 하겠습니까? 부부싸움하고 이혼을 생각한다면…” 게이트 통과 때 그의 생각을 읽은 사장이 보낸 텔레파시였다. 그도 텔레파시로 답한다. “일은 잘 챙기겠습니다.”뇌파는 뇌 신경세포, 뉴런이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다. 영국 생리학자 케이튼이 1875년 동물 대뇌피질에서 처음 관측했다. 뇌파를 만드는 뉴런의 신호는 매우 약하지만 증폭하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뉴로 토크(Neuro Talk), 텔레파시 토크(Telepathy
울릉도 산삼은 조선시대부터도 효험이 알려졌던 모양이다. 조정에서 울릉도에 파견한 검찰사(檢察使)가 약초꾼들로부터 싸게 산삼을 매수하거나 강제로 수탈해 임금에게 진상해 승진하거나, 파면당했다고 전한다. 영조 45년(1769년) 10월에 인삼 상인이 울릉도에 잠입했는데 이로 인해 삼척 부사가 처벌받았다. 실록에 정조 19년(1795년) 6월, 이조 판서가 품질이 좋기로 유명한 울릉도 산삼 캐는 달을 3~4월에서 약효가 더 좋은 6~7월로 바꿔 채취할 것을 왕에게 건의해 윤허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울릉도 학포와 마암 중간에 삼막골이란 곳
‘정치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정치는 국가가 작동하는 근본이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개혁의 대상이 된다. 군부 정권 시절 정치는 청산의 대상인 ‘악’이었고 집권자에 의한 조작이 일상화됐다. 민주정부 들어서도 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반대 진영은 공존의 대상이 아니라 ‘적폐 그룹’으로 내몰리고 청산의 대상이 돼야 했다. 이런 악순환 구조 속에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이 확장되면서 ‘반정치(反政治)’ 기류가 증폭돼 왔다. 관용과 포용,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기본 덕목이 숨 쉴 수 없는 토양은 반정치가 싹을 틔우기에 더없이 좋은, 비옥한 토양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다. 신화에 따르면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아티카의 강도로 아테네 교외의 언덕에 집을 짓고 살면서 구월산 임꺽정처럼 강도질을 했다. 그의 집에는 쇠로 만든 침대가 있는데 프로크루스테스는 행인을 붙잡아 자신의 침대에 뉘고는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그만큼 잘라내고,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억지로 침대 길이에 맞춰 늘여서 죽였다고 전해진다. 그의 침대에는 침대의 길이를 조절하는 보이지 않는 장치가 있어 어느 누구도 침대에 키가 딱 들어맞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P
‘손자병법’에 버금가는 ‘오자병법’을 쓴 오기(吳起). 춘추전국시대 위(魏)나라 장군이었던 그의 전적은 76전 64승 12무. 패배가 없었다. 항상 승리하는 장군, ‘상승장군(常勝將軍)’으로 불릴 만했다. 뛰어난 용병술과 지휘 능력을 인정받았다.다리에 종기가 난 병사가 힘들어했다. 그는 입으로 병사의 고름을 빨아 내 치료해 주었다. 오기의 부하 사랑이 병사 집에 전해졌다. 병사의 어머니가 통곡했다. 이웃이 이유를 물었다. “그애 아버지도 오기 장군 밑에 있었다오. 그런데 등에 종기가 나자 장군이 직접 고름을 빨아 치료해 줬소. 남편
밥상에 놓인 밥그릇은 하나. 둘러앉은 선비는 열 명, 모두 배가 고프다. 서로 눈치를 살핀다.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그들의 숟가락이 일제히 밥그릇을 향한다. 난장판이 된다. 결국 주먹다짐이 벌어지고 비명이 터진다.지나던 사람이 달려 와 물었다.“왜 이렇게 싸우시는지.”“누가 기분 나쁜 소리를 해서…”다음날도 싸움판이 벌어졌다.“누가 기분 나쁜 표정을 지어서…”그 다음날도 난장판은 이어졌다.“누가 도리에 어긋난 행동을 해서…”배가 고픈 선비들의 처절한 ‘밥그릇 싸움’이었지만 누구도 ‘밥그릇’이란 말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세상 도
“한 마리 깰까?” 고등학교 동기 모임 총무의 커뮤니티 밴드 문자가 왔다. “뭘 깬다는 말인가?” 했더니 대방어가 제철이란다. ‘맛있는 음식’은 개인 취향과 식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겨울 한 철 먹을 수 있는 회의 진수가 ‘대방어 회’다. 대방어는 무게 8~10㎏ 정도의 큰 방어다. 워낙 몸집이 크고 값도 비싸서 총무 말대로 한 마리를 깨 회 맛을 즐기려면 인원이 15~20명은 돼야 한다.방어는 연중 잡히지만, 맛이 가장 좋은 때는 겨울 이맘때다. 몸에 기름이 바짝 오르고 쌀이 야물어져서 회 맛이 가장 좋을 때가 12월 중순부터 1월
한자 ‘운(運)’을 풀어 보면 재미있다. 수레 거(車)와 군사 군(軍)이 중심이다. 거(車)는 바퀴다. 곧 운은 바퀴처럼 돌고 돈다는 풀이다. 명리학에서는 천운, 지운, 인운 3운(運)이 돌고 돌며 길흉화복을 만들어 낸다고 본다. 또 군대는 앞으로 돌진하기도 하지만 전략전술 상 멈추기도 하고 때로는 물러서기도 한다. 따라서 운은 돌고 돌며 전진하는 성취와 후퇴하는 고통을 준다는 것이다. 일이 잘 풀린 것은 본인의 노력에다 전진하는 운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본다.노무현 대통령은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울산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