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다. 신화에 따르면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아티카의 강도로 아테네 교외의 언덕에 집을 짓고 살면서 구월산 임꺽정처럼 강도질을 했다. 그의 집에는 쇠로 만든 침대가 있는데 프로크루스테스는 행인을 붙잡아 자신의 침대에 뉘고는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크면 그만큼 잘라내고, 행인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억지로 침대 길이에 맞춰 늘여서 죽였다고 전해진다. 그의 침대에는 침대의 길이를 조절하는 보이지 않는 장치가 있어 어느 누구도 침대에 키가 딱 들어맞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P
‘손자병법’에 버금가는 ‘오자병법’을 쓴 오기(吳起). 춘추전국시대 위(魏)나라 장군이었던 그의 전적은 76전 64승 12무. 패배가 없었다. 항상 승리하는 장군, ‘상승장군(常勝將軍)’으로 불릴 만했다. 뛰어난 용병술과 지휘 능력을 인정받았다.다리에 종기가 난 병사가 힘들어했다. 그는 입으로 병사의 고름을 빨아 내 치료해 주었다. 오기의 부하 사랑이 병사 집에 전해졌다. 병사의 어머니가 통곡했다. 이웃이 이유를 물었다. “그애 아버지도 오기 장군 밑에 있었다오. 그런데 등에 종기가 나자 장군이 직접 고름을 빨아 치료해 줬소. 남편
밥상에 놓인 밥그릇은 하나. 둘러앉은 선비는 열 명, 모두 배가 고프다. 서로 눈치를 살핀다.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그들의 숟가락이 일제히 밥그릇을 향한다. 난장판이 된다. 결국 주먹다짐이 벌어지고 비명이 터진다.지나던 사람이 달려 와 물었다.“왜 이렇게 싸우시는지.”“누가 기분 나쁜 소리를 해서…”다음날도 싸움판이 벌어졌다.“누가 기분 나쁜 표정을 지어서…”그 다음날도 난장판은 이어졌다.“누가 도리에 어긋난 행동을 해서…”배가 고픈 선비들의 처절한 ‘밥그릇 싸움’이었지만 누구도 ‘밥그릇’이란 말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세상 도
“한 마리 깰까?” 고등학교 동기 모임 총무의 커뮤니티 밴드 문자가 왔다. “뭘 깬다는 말인가?” 했더니 대방어가 제철이란다. ‘맛있는 음식’은 개인 취향과 식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겨울 한 철 먹을 수 있는 회의 진수가 ‘대방어 회’다. 대방어는 무게 8~10㎏ 정도의 큰 방어다. 워낙 몸집이 크고 값도 비싸서 총무 말대로 한 마리를 깨 회 맛을 즐기려면 인원이 15~20명은 돼야 한다.방어는 연중 잡히지만, 맛이 가장 좋은 때는 겨울 이맘때다. 몸에 기름이 바짝 오르고 쌀이 야물어져서 회 맛이 가장 좋을 때가 12월 중순부터 1월
한자 ‘운(運)’을 풀어 보면 재미있다. 수레 거(車)와 군사 군(軍)이 중심이다. 거(車)는 바퀴다. 곧 운은 바퀴처럼 돌고 돈다는 풀이다. 명리학에서는 천운, 지운, 인운 3운(運)이 돌고 돌며 길흉화복을 만들어 낸다고 본다. 또 군대는 앞으로 돌진하기도 하지만 전략전술 상 멈추기도 하고 때로는 물러서기도 한다. 따라서 운은 돌고 돌며 전진하는 성취와 후퇴하는 고통을 준다는 것이다. 일이 잘 풀린 것은 본인의 노력에다 전진하는 운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본다.노무현 대통령은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울산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했다.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2004년 공공·금융 부문과 1000명 이상 사업체에 시범 실시 된 ‘토요 휴무제’를 두고 한 일부 워커홀릭 직장상사들의 우려였다. 2005년부터는 학교를 대상으로 매월 넷째 주 토요일을 휴일로 지정, 이른바 ‘놀토’가 시행됐다. 2011년까지 2·4주 격주로 휴일을 늘렸고, 2012년 들어서야 매주 토요일 휴무제가 보편화 됐다.젊은 직장인들은 취미 생활과 동아리 활동 등으로 ‘놀토’의 여유를 즐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꼰대 층들은 집에서 맞는 토요일이 낯설어 갑자기 실업자가 된 기분이었다고도 했다.
ASML의 나라 네덜란드. ASML 노광장비 없이는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다.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황제 지위를 누리고 있다. 미·중 반도체 갈등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말 재벌 회장들과 네덜란드로 급히 달려가 손을 잡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최근 들어 네덜란드의 첨단 기계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그러면 네덜란드는 최첨단 산업 국가인가. 놀랍게도 GDP에서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기준으로 무려 81.8%였다. 농산물 수출액이 세계 2위다. 농산물을 수출해 먹고 사는, 엄연한
후한(後漢) 수도 낙양(洛陽)을 코앞에 둔 사수관(汜水關). 강물이 굽이쳐 흐르는 사수관은 전략적 요충지다. 황실을 손에 쥐고 폭정을 휘두르는 동탁을 토벌하려고 제후들이 연합군을 결성해 사수관에 집결한다. 하지만 동탁의 장수 화웅이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내로라하는 연합군 장수들이 사수관 돌파를 시도했지만, 목만 잃고 말았다. 화웅은 한술 더 떠 연합군 진채 앞까지 진출해 싸움을 걸어왔다. 뛰쳐나간 장수들은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맹주 원소가 긴 한숨을 지었다.“화웅의 목을 내가 베 오겠소.” 유비와 의형제를 맺은 관우였다. 벼슬
국민의힘이 ‘국회의원 정원 축소’를 네 번째 정치개혁안으로 제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제일 먼저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현행 공직선거법은 국회 의석을 총 300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역구 253명, 비례대표 47명이다. 한 위원장은 “국민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답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문제는 실천할 의지와 결의가 있는 정당이냐, 그렇지 않으냐의 차이”라고 했다. 지난해 3월 한국갤
2005년 3월 미국 펜타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예방했다. 그는 책상 유리 밑에 깔린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다. CIA가 몇 달 전 촬영한 한반도 야간 위성사진이었다. 불빛이 밝은 대한민국이 마치 섬처럼 떠 있었다. 중국 대련 쪽도 밝았지만, 그 사이에 자리한 북한은 암흑천지였다.‘네오콘’ 대표 주자였던 그는 자신을 찾아오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이 사진을 선물한다고 했다. 사진 한 장이 자유민주주의 우수성을 웅변으로 이야기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밝은 한쪽은 풍요롭고 자유로운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데 비해 어
타이완 신베이시(新北市) 한 고등학교. 투표소 직원이 투표용지를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리며 “라이칭더”라고 크게 외친다. 타이완이 부정선거를 방지하기 위한 아날로그 방식의 수개표 작업을 하는 장면이다. 타이완에선 투표가 끝난 투표소는 10분 만에 개표소로 변한다. 투표함 바꿔치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투표함을 옮겨 한데 모으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그 자리에서 손으로 한 장씩 접힌 투표지를 펼쳐 들고, 기표 된 후보의 이름을 외치고, 바를 정(正)자로 칠판에 결과를 적어나간다.이미 투표에서 수개표 방식을 도입한 독일의
“한국 민주주의에는 정치가 없다.” 민주주의가 숨 쉬는 원천은 정치다. 정치는 권력 배분이고 그 바탕은 관용과 타협이다. 이 바탕이 무너지면 정치가 죽고 통치만이 작동된다. 민주주의는 자연히 거푸집으로 전락한다. 군사정권을 통해 익히 체험했었다. 문제는 정치 실종이나 변질이 여, 야 모두가 끊어내지 못한 현실이라는 것이다.특히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탈당을 둘러싼 민주당 내 움직임이 우려스럽다. 분위기가 매카시즘적이다. 당 대표에다 총리까지 지낸 인사가 자신을 키워 준 당을 등지고 탈당한다는 사실이 당원들에게 충격일 수 있다. ‘온
“제1야당 지도부의 협량한 정치력, 강고한 기득권, 철저한 무책임이 민심 이반을 부르고 있다. 이런 지도부가 민주당을 이끄는 것은 비극이자 수치다.”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2015년 12월 한 일간지에 문재인 민주당을 호되게 질책하는 기고문을 실었다.이후 민주당 탈당이 이어진다. 다음 해 2월 안철수 국민의당이 탈당파를 품고 출범한다. 그리고 곧바로 치러진 20대 총선. 호남 맹주 민주당이 호남에서 참패한다. 28석 중 3석만 건지고 국민의당이 23석을 쓸어 담았다.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분열
한(漢)나라를 세운 ‘유방’은 개고기 요리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그의 고향인 장수성 쉬저우(徐州)에서는 그 전통이 이어져 수십 종의 개고기요리가 개발돼 있다. 그중에서 개고기 구운 빵, 샤오빙(燒餠)은 지금도 최고 인기를 끌고 있다. 밀가루빵을 화덕에 구워 그 속에 개고기를 넣은 ‘중국식 개 햄버거’다. 빵에 넣는 개고기는 칼로 썰면 맛이 없다며 손으로 찢어 넣는다. 쉬저우 사람들은 이것을 ‘세계적인 요리’라며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 무제 때 편찬된 ‘예기(禮記)’에도 왕이 더위 때 시절 음식으로 보리밥에 개고기를 먹었다
해오름달, 1월에는 마음이 바쁘다. 서 있으면 뒤쳐질 것 같고 쫓기 듯 달려가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안개로 혼란스럽다. 1월, January의 어원 야누스(Janus)처럼 앞뒤를 번갈아 보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는 달이다.‘바쁘다 바빠.’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여왕의 전령사, 흰토끼는 회중시계를 연신 보면서 이리저리 뛰어 다닌다. ‘바쁘다 바빠’를 외치지만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또 왜 가는지도 모른다. 그냥 분주히 뛰어 다닐 뿐이다.기업인의 영어표기가 ‘비즈니스맨(Businessman)이다. 바쁜(Busy) 사
지난 2021년 대구 수성구의 한 주택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아버지를 간병하던 아들이 아버지를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었다. 당시 22살이던 청년은 10년 전부터 아버지와 단둘이 생활했다. 2020년 9월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치료를 받아왔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부친은 혼자서 용변을 보는 것은 물론 식사도 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청년은 2021년 4월 아버지를 퇴원시켰다.퇴원 다음 날 청년은 아버지가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청년은 더 이상 간병하기 힘들다고 생각해 아버지에
“항우를 몰락시켜서는 안 됩니다. 천하를 삼분(三分)할 수 있도록 살려 줘야 합니다.” 유방(劉邦)을 도와 초나라 항우(項羽)를 치던 한신(韓信)에게 책사 괴통이 귓속말을 했다. 이른바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다. 나라를 세워 유방, 항우와 함께 3국 체제를 만들고 추후 천하를 통일해 황제가 되는 밑그림이었다. 하지만 한신이 ‘사면초가’에 빠진 항우를 몰아붙여 자결하도록 해 이 그림이 무산되고 만다.“하늘이 주는데 받지 않으면 도리어 허물을 쓰고, 때가 왔는데도 행동하지 않으면 재앙을 맞습니다.” 괴통이 한신에게 두 번째 주문
1971년 2월 제주도 한 한정식 식당. 초도 순시 차 온 박정희 대통령이 반주를 곁들인 만찬을 하고 있었다.“김 실장부터 멋지게 한 곡 뽑아 봐.” 김정렴 비서실장을 지목했다. 잠시 멈칫하다 일어선 그는 두 손을 귀에 대고 깡충깡충 뛰면서 동요 ‘산토끼’를 불렀다. ‘이 사람이…’ 다시 한 곡 부르라고 대통령이 채근했다. ‘따르릉 따르릉’ 동요 ‘자전거’였다.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박 대통령이 나섰다. ‘황성옛터’를 젓가락 장단에 맞춰 구성지게 불러 박수를 받았다.9년 2개월, 역대 비서실장 59명 중 최장수를 기록한 김정렴.
피습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간 것은 지역의료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 대표는 2일 오전 10시 27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에서 6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습격당했다. 목 부위에 약 1.5㎝의 열상(피부가 찢어져서 생긴 상처)을 입고 쓰러졌다.이 대표는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곧장 이송됐다. 의료진이 응급 처치를 거쳐 경동맥 손상이 의심돼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 이 대표는 당초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을 계획이었다.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논의를 거쳐 수
“유권자가 능동적인 주권자 역할보다 정치적 쟁점과 이미지에 반응하는 수동적 ‘청중’이 돼 가고 있다.”미국 정치학자 버나드 마넹(Bernard Manin)은 정당 민주주의에 대비 되는 ‘청중 민주주의(Audience Democracy)’ 개념을 제시했다. 유권자들이 정당이나 후보의 메시지보다 이미지에 쉽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특히 미디어시대를 맞아 유권자들의 이미지에 대한 수동적 반응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종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진영과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것이다.22대 총선을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