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일직선’이 아닌 ‘둥근 원’이어야 한다.길게 뻗은 ‘일직선’은 앞으로만 나아가려는 항상성(恒常性)을 갖고 있다. 때로는 되돌아오는 때도 있다전진과 후퇴만 거듭하다 보니 ‘좌우’를 살필 수 없다. 그것은 이해와 배려의 미덕을 품지 못하게 한다.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좌’와 ‘우’의 균형추가 안정돼야 수월하다. 정치 세계에서는 ‘좌’와 ‘우’ 서로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그렇다 보니 늘 균형추가 기울어 언제 넘어질 몰라 불안할 수밖에 없다. ‘좌’만 있고, ‘우’만 있으면 나아 갈 수 없다.겨울 철새도 좌우 날개가 튼튼하지
지난 11월 초 참 감동적인 선물을 받았다.지난 2015년 경영 부실로 인해 워크아웃에 들어간 A사의 소액주주 몇몇 분이 내가 쓴 기사에 고맙다는 표시로 피자를 보내온 것이다.포스코가 모기업인 A사는 지난 2010년 울산 소재 발전설비·해양플랜트업체를 인수합병한 뒤 경영난을 겪다 결국 2015년 워크아웃과 함께 상장폐지로까지 이어졌고, A사에 투자했던 많은 소액주주들의 작은 꿈도 무너졌다.그리고 5년.A사는 각고의 노력 끝에 이익이 생기기 시작했고, 올 들어 부실의 원인이 됐던 울산 공장을 처분하는 등 올해 말 워크아웃 졸업을 위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어떤 직위를 갖게 되면 그에 어울리게 변하게 마련이다. 자리 때문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도 있고, 천생 적임자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매끄럽게 일 처리를 해나가는 경우도 있다.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자리’를 놓고 걱정스러운 생각이 드는 곳이 있다. 10월 31일 박인건 새 대표가 취임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다.4급 팀장 이하 직원은 재단법인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정규직인데, 대표는 3년, 예술감독을 겸한 공연예술본부장은 2년 임기제 계약직 신분이다. 총무
그동안 국내 최고의 종합휴양지로 명성을 이어온 경주 보문관광단지가 어수선하다.보문호 일원에 내려앉아 장관을 연출하는 붉은 단풍이 물끄러미 바라볼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한때 아름다운 건축물로 보문단지를 대표하는 추억의 장소였던 보문상가 매각문제 때문이다. 찬반 논란이 가열되면서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이 우려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논란의 발단은 보문단지를 관리하는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수년간 방치돼 슬럼화된 보문상가에 민간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매각을 추진하면서다.사실 보문상가는 보문단지가 개장할 때부터 많은 이들의
올해도 2개월여 남짓 남은 가운데 대구시의 향후 미래를 걸머질 3대 프로젝트가 시시각각 분초를 다투며 다가오고 있다.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지 결정과 취수원 이전, 대구시 신청사 건립이 연말을 D-데이로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최소한 십수 년의 장기 미해결 숙원 과제였던 이들 사업은 모두 경북대구 지역민들의 상생과 맞물려 있다.대구공항(K-2) 공항 이전 작업은 지난 2005년부터 공식적으로 나선 지 20년째. 이제 그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주민투표 방법을 남겨 둔 채 마지막을 향해 숨을 헐떡이며 올라가고 있다. 이
가을은 자연의 위대함에 경배하는 계절이다.추수를 마친 부부가 석양이 지는 들판에서 기도를 올리는 밀레의 만종이 떠오르는 가을이다. 지나간 봄과 여름은 위대했노라고 가을은 말한다. 봄과 여름이 있었기에 가을이 존재하는 것이다.그러기에 가을엔 경건한 촛불을 밝혀야 한다.올해는 유난한 태풍이 가을을 할퀴고 지나갔다. 가을 상처는 인간의 가슴에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빛과 바람, 인간의 수고로움이 결실을 맺는 가을이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결실에 경건한 마음으로 일용할 양식들을 거둔다.환희보다는 엄숙함이 찾아
지금 우리나라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두고, 2개월째 난리법석이다.문재인 대통령은 고압적인 검찰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최적임자로 조국 법무부장관을 내세웠다.그러나 야당은 장관으로 임명도 되기 전부터 자녀 입시비리 문제와 사모펀드 문제 등에 의혹을 제기하며 임용에 반대했고, 고발장을 접수한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대통령은 장관 임명권을 갖고 있고,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적임자 여부를 따질 수 있으며, 검찰은 범죄적 의혹에 대한 수사권을 갖고 있으니 여기까지는 누구나 공감하는 상식적인 일이다.그러
삼삼오오 동네 이웃들끼리 모여 앉자 주변의 관심거리를 이야기 해 오던 반상회가 언제부턴가 우리들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 반상회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 일부 마을에서 열리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 그 현황 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도시에서는 아파트 계단에 놓인 채 주민이 찾아가기만을 기다리는 반상 회보가 현 주소를 대변해 준다.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 왔던 반상회는 1970년대에 이르러 주민 간 친목과 상호 부조는 물론 마을의 실태 및 주민들의 요망 사항을 파악해 행정에 반영하기도 했다.정부 통계에 따르면 반
요즘 ‘색출’이란 말이 부쩍 눈에 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과정에서도 그렇다.민주당 원내대표가 야당에 수사정보를 흘리고 내통하는 검사를 색출해 사법 처리하라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공식적으로 요구하는가 하면, 색출하지 못한다면 윤석열 검찰총장도 직위 유지가 힘들 것이라는 민주당 내부의 강경발언도 나온다. ‘조국 퇴진’과 ‘검찰 개혁’이라는 두 갈래 줄기에서 국민도 극심하게 양분되고 있다. 샅샅이 뒤져서 찾아낸다는 뜻을 담은 ‘색출’이란 말이 더 무섭게 다가온다.‘색출’이란 단어가 그리 낯설지는 않은 편이다. 출입처가
천년고도 경주의 최근 ‘핫 플레이스’를 꼽자면 단연 황리단길이다.황리단길은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개성 넘치는 가게가 들어서면서, 경주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과거 낙후된 골목길을 트렌디한 콘텐츠로 조화롭게 꾸며, 기존 유적지 위주의 관광에 식상한 젊은이와 기성세대까지 불러모았다.한마디로 황리단길은 글로벌 관광도시 경주에서 가장 ‘핫’한 새로운 명물 거리로 이름을 떨치게 된 것이다. 이처럼 황리단길이 경주 관광 열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하지만 연일 몰려드는 관광객과 끝없이 치솟는 임대료로 인한 부작
추석이 왔지만, 추석 같지 않다(秋夕來不似秋夕).들녘엔 누렇게 익은 벼가 지난여름을 견뎌온 세월을 자랑하듯 황금 들판을 이룬다. 자랑스레 고개를 쳐든 벼들은 손에 손에 선물을 들고 귀향하는 자식들을 마치 내 일처럼 반긴다. 한곳에서 태어나 자란 자식들은 부모 품을 떠나 광야와 같은 도시 객지 생활의 성공담을 부모들에게 자랑스럽게 늘어놓는다. 형제들은 또다시 한곳에 모여 추억을 소환하며 보름달과 함께 밤새도록 정담이 익어간다. 부모들의 흐뭇한 눈길이 자식들을 향하며 주름진 얼굴에 한가득 미소가 피어오른다.황금 들녘의 벼들도 초가와 함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가장 허망한 죽음 중 하나는 장비였다.장비는 관우가 오나라에 의해 죽자 술에 절어 살다 이를 복수하겠다며 출병을 결심했고, 사흘 안에 모든 병사가 흰 갑옷에 흰 깃발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이때 범강과 장달이 사흘 안에 준비가 어렵다고 하자 장비는 이들을 나무에 매달고 사정없이 매질한 뒤 이튿날까지 준비하지 못하면 목을 베겠다고 으름장을 놨다.장비의 서슬 퍼런 명령을 받고 겁에 질린 범강과 장달은 그날 밤 술 취해 잠든 장비를 죽이고 오나라 손권에게 달아났다.관우에 이어 장비마저 허망하게 잃은 유비는 중국 통일의
대학 4년 때 수업 도중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여러분 중에 언론사에 가는 사람이 있으면, 기술에 대해 좀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다뤘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그 교수는 금속공학, 말하자면 지금의 소재 부품 분야의 밑바탕을 가르쳤다. 일본의 수출규제 압박이 우리의 목을 조여오고 있는 이즈음 소재 부품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교수님의 촌철살인이 새삼 떠오른다.첨단소재를 개발해 제품을 만들고 상품화하기까지 최소한 몇 년에서부터 수십 년이 걸린다. 더욱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내놓기까지 결코
얼마 전 대구의 한 기초단체장을 만났는데, 대구시 신청사 유치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 후보지로 내세운 입지를 다녀간 언론인들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는 이야기도 보탰고, 신청사 후보지에 대해 새롭게 떠오르는 ‘다크호스’라고 극찬한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신청사 유치에 푹 빠져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신청사 유치’ 외에는 다른 이슈가 끼어들 틈이 아예 없어 보였다.신청사 존치와 유치를 놓고 벌이는 대구 4개 지자체의 경쟁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전쟁’이 됐다. 허용한 기준을 넘어선 현수막에서부터 약속한 방법을 넘어 엘리베
노기경 월성원자력본부장은 지난 2월부터 원전 주변지역 62개 자매결연마을 순회방문 간담회를 가졌다.이 간담회는 원전본부장이 3개월 동안 매주 마을 회관, 경로당을 직접 찾아가면서 진행했다. 본부장을 만난 주민들은 원전본부가 생긴 이래 처음이라며 크게 환영했다.노 본부장은 여세를 몰아 6월부터 자매마을 순회방문 2차 간담회를 시작했다.1차 순회방문은 자매마을 주민들이 본부 운영과 마을 현안에 대해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진 반면, 2차 방문은 주민들의 관심 사항이자 본부 현안인 맥스터 증설에 대한 설명과 질의로 진행하고 있다.월성본부
반도 국가 한국이 주위 국가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북한 미사일 발사와 일본의 백색 국가 리스트 한국 제외, 러시아와 중국 폭격기 한국 방공식별구역 비행, 중국 사드 보복, 미국 한미훈련 방위비 증액 요구 등이다.이것은 반도 국가로서 겪어야 할 필연이다. 해결책은 힘을 기르는 방법 밖에 없다.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잇는 길목이다.지구촌은 대륙과 해양으로 이뤄져 있어서 두 곳을 이어주는 반도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지중해와 유럽대륙을 잇는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일찍이 찬란한 인류의 문명을 꽃피웠다.그리스·로마 문명이 그것이다.
지난 25일 2발의 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했던 북한이 한국에 대해 ‘남조선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지난해 4월과 9월과 같은 바른 자세를 되찾기 바란다’며 아예 대놓고 협박을 가했다.이에 앞서 6월 30일 트럼프 미 대통령과 판문점 회담을 가졌던 북한은 이후 “한국과는 대화를 해 봐야 아무 소득이 없다”며 대화 상대가 아니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문제는 미국의 태도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을 최근 ‘북한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회담 이후 12개 정도의 핵무기를 추가로 만든 것으로
경북·대구가 본격적으로 상생 협력에 들어간 지 7개월째 접어들고 있다.지난해 민선 7기가 출범하자 구상에 들어갔던 각종 프로젝트가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초부터 실제로 액션에 돌입했다. 시·도지사 1일 교환근무, 국·과장 간부 교류, 워크숍도 동행했다.경북도와 대구시의 상생 협력은 어느 날 갑자기,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중앙무대에서 뛰어본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은 그 필요성을 누구보다 느꼈을 테다. 그래서 선거 공약에도 포함돼 있었다. 누이 좋고 매부도 좋은 ‘상생’은 결코 쉽고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조직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경주 바다시대’ 개막을 선포한 경주시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지난해 여름 경주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청정해역과 해안선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활용한 피서객 유치에 적잖이 신경을 썼지만, 결과는 허사가 되고 말았다.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해양관광도시가 무색하게 된 것이다.경주시는 폭염과 피서 유형 변화 등을 감소 원인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올해도 어김없이 31번 국도를 따라 해안도로로 이어지는 5개 해수욕장이 지난 12일
유월의 마지막 날 오후, 남북 분단의 상징 비무장지대(DMZ)에는 평화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했다.긴장과 대결의 장소인 DMZ에서 남북과 미국이 함께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기 때문이다.이날 남·북·미의 깜짝 DMZ 만남으로 북한과 미국의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힘겨루기에 들어갔던 한반도 비핵화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따라서 비핵화에 이어 한반도 통일이라는 염원을 이뤄야 하는 남과 북은 이제부터 서로를 알아가고 인정해주는 소통의 길을 활짝 열어야 한다.분단 이후 한반도에서 ‘남’과 ‘북’은 ‘선’과 ‘악’으로 존재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