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이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라고 설파한 이후 사람들은 그야말로 생각의 존재로 살아오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는 사람은 생각의 존재였다. 하지만 인간이란 존재의 특수성을 이렇게 단적이고 직선적으로 정의를 내린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파스칼의 말 한 마디는 사람들 개인마다에게 많은 의미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없는 사람은 단순무지함의 대명사로 일컬음을 받게 되고, 생각이 깊은 사람은 그 생각의 깊이에 따라 삶을 영위해 가고 있다. 만약 사람에게 생각이 없다고 가정해 본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떤 모습으로 ...
‘말아톤’이라는영화를 관람했다. 영화의 여자 주인공을 좋아하다보니 그 영화를 선택했다. 그녀가 낭독한 시와 동화도 좋아하고, 그녀가 진행하는 FM방송도 즐겨듣는다. 그녀는 한없이 차분한 여자다. 아무리 급한 일을 만나도 큰소리치거나, 서둘지 않을 것같이 생긴 여자다. 차분하기로 소문난 그 여주인공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자폐증 아들이 주는 평범하지 않은 삶의 상황을 어떻게 뛰어넘어갈 수 있을까?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영화가 시작되면서 나의 관심사는 여자 주인공에서 다른 각도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자폐증’ 장애우...
언제쯤 노래인지 기억이 정확하게는 나지 않는다. 어렴풋이 이라는 대중가요가 있었다는 것만 기억이 날 뿐이다. 그 노래의 시작도 끝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불현듯 이라는 대중가요의 한 구절이 떠오르는 것은 왜 일까? 누군가가 지나가듯, 속삭이듯 이야기했다. 고 말이다. 솔직히 세상이 겁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겁나는 것이리라고 나름대로 해석했었다. 그런데 그 해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요지경 세상이라는 무대에 올려진 네 가지 사건의 감상법의 주제는 사랑이다. 우선적으로 이성간의 사랑이다. 남자의 아이...
세월의 흐름은 신속하다. 1월의 중순을 지나는 시점에서 작심삼일의 모습이 되어버리지 않았는가? 돌아보게 된다. 항상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으로 살수 있다면 좋으련만 왜 인간이란 존재는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렇게도 쉬운 것일까? 변화를 원하면서도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지 못하고, 성장을 원하면서도 성장을 위해는 부지런하지 못하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원하면서도 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 우리네 사는 모습들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러다 불현듯 남보다 성공출세 해 보기 위해서 ‘빨리’의 유혹에 빠질 때가 있...
책과 함께 하는 일을 하다 보니 신년 벽두에도 역시 책 이야기를 먼저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책이란 사람에게는 많은 유익과 가치를 준다는데 있어서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자는 문제, 즉 독서에 대한 문제로 접근해 들어가면 유익과 가치보다는 현실적으로 숨어들어가 버리는 것이 사람들이다. 독서가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부가가치를 창출해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사람들은 내면의 성숙함보다는 외면의 치장에 더 무게를 많이 두다보니 독서를 통해서 외면의 치장을 하기에는 시간과 물질적인 투자가 ...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모두가 부푼 꿈과 희망을 안고 시작했을 것이다. 그 꿈과 희망을 이루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각종 매스컴들은 앞 다투어 희망을 가질 것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 마디로 신년 벽두의 화두는 당연히 ‘희망’이다.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지금 우리 주변상황들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의미일 것이다. 지난 한 해는 참으로 힘들었던 것만 사실이었다. 전국 유치원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 중에 유치원 아이들이 발표회를 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된 멘트 중 한 가지가 ‘...
한 해가 꼬리를 내리고 있다. 이 맘 때가 되면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가장 많이 가진다. 열심히 살아 온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이다. 지금 쯤 지난 시간동안 무엇을 하면서 살아왔던가? 에 대해서 자문자답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남겨야 할 것이 무엇이며, 무엇을 남겨야 시간을 잘 사용했노라고 자부할 수 있겠는가? 어린아이들이 즐겨읽는 이야기 책 중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이 쓴 ‘8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책이 있다. 주인공 필리어스 포그는 그의 친구들에...
12월의 중반을 지나고 있다. 지금쯤이면 과거지향적인 사람들은 ‘나’자신을 후회와 한 숨으로 시간을 보낼 것이고, 미래지향적인 사람들은 지금 쯤 ‘나’자신을 새해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골몰해야 할 시점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있는 또 다른 자신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다. 사실 숨겨진 ‘나’자신은 굉장한 용기와 의지를 가지고 있다. 즉 ‘무엇을 해 보고 싶다’ 또는 ‘그렇게 한 번 해 보았으면….’ 하는 생각들이다. 그런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나’자신에 의해서 약해져 버릴 때가 많다. ‘네가...
길거리에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하고, 불우 이웃돕기 캠페인의 목소리가 더욱 더 커져가는 한 해의 중순, 성탄의 계절이 다가왔다.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과거처럼 사람들의 표정이나 마음에는 여유로움이나 넉넉함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처한 이웃들을 돌아보려는 사람들의 모습과 마음가짐이 한없이 곱게만 보인다. 어렵고 힘들 때 조금씩 나누어주고 받는다면 그것 또한 사람 사는 세상에 따뜻한 하나의 난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은 자신의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 설 때만이 ...
언제부터 그 곳에 거미가 살고 있었는지 기억은 없다. 어느 날인가부터 승용차 오른쪽 후면경과 조수석 차창에 걸려있는 거미줄을 보기 시작한 기억뿐이다. 그냥 편하게 생각했었다. ‘지난밤에 거미가 거미줄을 쳤나보다’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벌써 열흘이 넘었는데 그 거미줄은 사라지지 않고 아침만 되면 보기 흉하게 우측 후면경 앞에 걸려있었다. 그래도 못 본 척 하고 그냥 두었다. 운전하기에 그렇게 지장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그런데 집게손톱만한 이 놈은 벌써 열흘이 넘도록 나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내가 가는 곳곳을 따라다녔...
늦가을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초겨울이고, 초겨울이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낮 기온이 늦가을 분위기를 자아내는 11월 끝자락에 서 있다. 완전겨울 아니기에 겨울 옷 입고 외출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완전 가을이 아니기에 가을 옷 입고 다니기도 뭐한 묘한 계절을 지나고 있다. 책 한권을 통한 깊은 사색의 심연으로 빠져 들어갈 수 있다면 이 양면성의 계절이 주는 혼란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서점엘 갔다. -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온 책이 나를 유혹한다. 흘러간 대중가요의 제목이 언뜻 스쳐 지나갔다.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고 남는...
이런 질문을 해 본다. “지금 우리 사회에 대화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는가?” 말은 무성하게 많은데 과연 대화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 회의감을 가질 때가 있다.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사회 각계각층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연 건전한 토론 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는가?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을 해 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각자 자기 말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론이든 대화든 상대방을 인정함에서 출발하는 것인데, 지금 우리 주변은 온통 말하는 화자話者만 있을 뿐 상대가 없다. 혹 있다고 가정한다 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우리 사회에는 옳고 그름의 논리적인 분별보다는 목소리 큰 쪽으로 옳고 그름이 갈라지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익 단체들 마다 목소리를 높이면서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이 되다보니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문제조차도 목소리에 묻혀버리고 있다. 이런 현상이 하루 먹고 살기 바쁜 서민들에게서 나오는 것이라면 살기위한 몸부림이라고 백보 양보하여 이해할 수 있다할지라도 문제는 힘과 권력을 가진 정치인들이 민생복리를 위해 정책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목소리 크기로 싸움을 한다면 이것은 참으로 안...
서울을 다녀왔다. 공식 모임도 있었지만 사실 공식 모임보다는 포항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포항으로 오가는 길목의 만추를 보고 싶어서 더 서둘렀다. 특히 불현듯 밤 기차를 타고 싶다는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공식 모임 날짜보다 하루 일찍 서울로 올랐다. 밤이라 바깥 풍경을 보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마음은 넉넉했고 여유로웠다. 그리고 내려오는 시간은 오전 시간을 택해서 가장 화려한 시간의 만추를 보았다. 서울에 머무는 시간동안 잠시 청량리 역 광장에 나가 보았다. 가을 마지막 단풍구경을 위해 떠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쉼 없이 흐...
수능 준비를 하는 고3 아이들은 지금 걱정과 두려움과 혼란 속에 하루하루를 생활하고 있음을 사회적인 여러 흐름으로 보아 직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어른들이라는 존재들이 아이들 교육적인 뒷바라지를 매끄럽게 해 주지 못해 아직도 제대로 교통정리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무수한 말들만 많고 자기주장들만 많다. 이런 상황에서 고3아이들에게 무엇이 진정 위로가 될 것이며 힘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하고 나역시 고3 학부모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원함과 상관없이 자신의 일생에 있어 가장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
이란 말은 생각만 해도 설렘으로 다가온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만남은 어떤 경우에든 행복한 일이다. 만남의 결과를 생각하기 전에 만남 그 자체만 생각할 때 그렇다는 말이다. 대중가요 중에 라는 가사의 노래가 있다. 참으로 세상의 모든 만남은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 나름대로 확신한다. 우연이 아니라면 이라는 말이다. 특히 뜻밖의 공간에서 마주치는 만남을 필연이라고 확신하는 나를 향해 부정할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 본다면 분명 뜻밖의 만남 역시 이미 정해진 필연적인 만남임을 부정하기만은 어려울 것이다. 가...
국가의 경제가 어려워지면 서민들은 살기가 힘들어진다. 지금 피부에 와 닿는 경제적인 여건이 심상치 않다는 것은 대부분의 서민들이 공감하는 바다. 왜 이 지경이 되었느냐?고 누구를 향해 항변할 용기도 없는 존재들이 바로 서민들이다. 하지만 분명 지금 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들려오는 신음소리는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예전 같지 않음으로 인해 크고 작은 을 지고 있던 사람들은 더 큰 낭패를 겪고 있다. 때문에 파탄 나는 기업도 있지만, 더 큰 아픔은 개인이 파탄 나고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라는 것은 ...
일찍이 독일의 관계학자 마틴 부버는 라는 책에서 이 시대의 를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즉 인격과 비인격의 관계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가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는 만 있고 는 없는 시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의아스러울 때가 있다. 마틴 부버의 지적이 실감난다. 그리스 델포이 신전에 남아있는 소크라테스의 는 말은 아직도 우리들에게 유효한 명언으로 전해내려 오고 있다. 설사 그 말이 자아를 냉철하게 살펴보라는 권유의 말이라 할지라도 를 묻지 않으면 는 말도 의미가 없어지는 말이다. 이전에...
일전에 목욕탕에 갔을 때, 중3 남학생 6명이 목욕을 하러 들어왔다. 그들은 친구사이였고, 장난을 지나치게 하는 사이처럼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냉탕 속에서 장난을 치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그냥 물장난이겠거니 하고, 그들만의 시절의 놀이가 부러워보였고, 지나간 시절의 내 모습도 잠시 떠올려 보았다. 그들 중에 유독 키가 작고 야윈 아이 두 명이 있었다. 그 아이들은 덩치가 큰 아이들의 힘에 눌러 물 속에서 나오지를 못했다. 주변에 있는 다른 친구들은 그것을 보면서 재미있다고 손뼉을 치고 함성을 지르고 난리였다. 아무도 만류하...
책 읽기 그냥 좋은 계절에 배수아 님의 소설 를 읽었다.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정치적, 사회적, 교육적 상황이 그렇게 여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학문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화자인 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S라는 친구는 융통성이 없고, 임기응변에 약한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주변에 친구도 없고, 관심을 가져주는 이도 없다. 그는 단지 자기 할 일만 묵묵히 할 뿐이다. 학내 문제로 다수가 수업을 거부하는 상황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강의실에 앉아 교수들의 강의를 듣는, 시대의 감을 읽지 못하는 앞뒤가 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