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대학교가 2023년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최종 선정되었다. 예비 선정된 15개의 학교 중 10개 대학이 최종적으로 선정되었는데 그 안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준비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지난달 23일 이미 경북도립대학교와의 대학통합신청서를 제출했고, 대학구조 혁파를 위한 규정 신설 및 변경, 지역상생을 위해 문화·바이오·백신 분야를 특화하는 작업 등이 계속 이루어졌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엄청난 위기를 경험했던 안동대학교는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을 계기로 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로맨스(romance)’라고 하면 보통은 연애나 연애담을 가리키는 말로 받아들입니다. 그런 뜻 말고도 로맨스란 말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아주 과장된 모험담’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우리 식으로는 근대소설이 나오기 이전의 고대소설들이 거기에 포함됩니다. 로맨스에는 당연히 선남선녀의 연애 이야기도 많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그쪽으로 그 말뜻이 흘러간 것이기도 하고요. 서양에서는 근대소설은 노벨(novel)이라는 이름으로 다르게 부릅니다.현대소설에서는 로맨스와 노벨이 공존합니다. 현실을 왜곡 없이 반듯하게 반영하고 인간사의 디테일을
교육부와 지방시대위원회는 지난 2일 지역 공교육 발전을 통해 저출산 문제에 기여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교육발전특구’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주요 내용은 지자체, 교육청, 대학, 지역 기업, 지역 공공기관 등이 협력해 지역발전의 큰 틀에서 교육혁신과 지역인재 양성 및 정주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즉, 지역의 학생들에게 수도권만큼 양질의 교육환경을 조성하여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들이 자란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과 대학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 대학에서
탄소중립을 향한 움직임은 더는 피할 수 없는 뉴노멀 시대의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과 저개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37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하였고 동시에 이행을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중간목표인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상향 조정하는 등 그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탄소중립이 비영리 환경단체 구호를 넘어 국가 간 혹은 기업 간 경쟁 구도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으로도 무역통상 측면에서도 탄소중립 여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른 아침 수업을 준비하면서 라디오 뉴스를 듣는데 눈살을 찌푸려진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이준석 전(前) 당대표의 불편한 만남에 대한 소식이었다. 마침 준비하던 수업 내용이 계약법의 상호성(reciprocity)이라는 관념이었는데, 순간 참으로 절묘한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전의 칼럼에서도 인권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관점은 인간을 객체가 아닌 권리의 주체로 승인하는 상호주관성이라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독백이 아닌 대화가 가능하기 위한 전제 조건 역시 대화의 상대방을 타자로 대상화하
저는 ‘팥쥐’를 인생 상징, 혹은 제 삶을 감싸는 상징으로 여깁니다. 여기저기서 그런 의미로 사용합니다. 이를테면 저는 ‘팥쥐’ 정체성 소유자입니다. 그 내막은 이렇습니다. 저는 팥을 좋아합니다. 단팥죽, 팥빙수, 단팥빵, 팥밥 마니아입니다. 그중에서도 팥밥을 제일 좋아합니다. 어릴 때 자주 먹던 자줏빛 팥밥의 풍미를 여태 잊지 못합니다(팥을 싫어하는 콩쥐 아내와 살면서 평생 제대로 먹어보질 못합니다). 그다음 내막은 변덕스럽고 불안하고 천방지축이고 의존적이고 이기적이고 쾌락추구적인 제 성격입니다. 변덕이 팥죽 끓듯 합니다. 아무리
지난 10월 29일이 이태원 참사 1주기였다. 159명의 희생자를 애도하는 추모식이 있었다. 신문마다 관련 기사를 다루었으나, 논조는 크게 달랐다. 경향신문은 ‘국가는 없었다’고 직격 했고, 한겨레는 ‘진상규명 외침 1년째, 바뀐 게 없다’고 성토했다. 세계일보는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특별법의 현실을 꼬집었고, 한국일보는 국민 45% 트라우마 경험으로 우회했다. 동아일보는 기사 없이 추모 현장 사진만 내보냈고, 중앙일보는 추모 집회 소식만 짧게 다뤘다.생존자와 유가족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온다. ‘패스트트랙’에 태웠지만,
지금은 감성시대다. 전통 가치와 이성적 기준만 따라 움직이는 세상이 아니다. 사람들은 정해진 틀에 얽매이거나 외부 간섭에 시달리는 걸 극도로 꺼린다. 덜 부담스럽고 가벼운 관계를 선호한다. 청년세대는 그런 트렌드의 선도집단이다. 사회적 기대를 뒤좇기보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정서적인 것에 에너지를 쏟는다.다수 기성세대는 새로운 세태와 청년세대를 썩 못 미더워 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로 본다. 자유분방한 사고와 종잡을 수 없는 행동에 불안을 느낀다. 그러다 보니 청년의 개성을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와 지역 발전에
수확의 계절이 찾아오면서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 생산자가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대구MBC 주차장에서도 얼마 전에 ‘욱수마켓’이라는 행사가 있었다. 경상북도와 대구 MBC가 공동으로 주최한 욱수마켓은 농민과 지역 소비자들이 경북 지역의 각종 농산물을 직거래함으로써 도농상생을 모색하였다. 이런 이벤트성 행사는 안 하는 것보다는 분명 낫지만 도농상생에 크게 도움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이날 나와 동행한 지인 한 분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쿠팡에 들어가면 직거래 장터보다 더 싸게 농
지난주 화요일 안동대학교는 글로컬대학30 사업 대면평가를 마쳤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글로컬대학30 사업과 무관하게 안동대학교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삶의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제기되는 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학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파격적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필자가 속한 국어국문학과도 마찬가지다. 가라타니 고진이 이미 2000년에 ‘문학의 종언’을 선언했듯이 문학이 가지고 있던 사회적·문화적 위상은 무
필록테테스(Philoktētēs)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이다. 본래 헤라클레스의 제자였는데, 헤라클레스가 네소스(Nessus)의 꾀에 빠져(헤라클레스의 아내를 겁탈하려다 헤라클레스에게 죽임을 당하지만, 죽는 순간의 간교한 거짓말로 훗날 헤라클레스가 독으로 오염된 자신의 피에 죽임을 당하게 한다) 결국 스스로 불에 타 죽게 될 때 울면서 장작더미에 불을 붙여준 사람이 필록테테스다. 그 덕에 헤라클레스로부터 독사 히드라의 독이 묻은 화살과 활을 물려받아 불패의 무기를 가진 용사가 된다. 파리스(Paris)의 황금사과로 유명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인원을 증원하겠다는 발표를 하자 온 사회가 들썩거릴 정도로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의대가 소재하고 있지 않은 지역의 국회의원들은 출신지역에 의대를 설치해야 한다며 특별법을 발의하는가 하면 삭발까지 하면서 당위성을 강조한다. 어떤 광역지자체장은 자신의 관할 지역에 국립의대가 신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부장관은 자율전공·무전공으로 대학입학 후 의대진학을 제안하였다가 6시간 만에 대통령실로부터 “전혀 검토되지 않았다”는 공개 질책을 받고 다음날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러한 이상 현상은
2000년대 초반, ‘시민’과 ‘참여’는 그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였고, 기존의 정치 공론에서 주변부로 비켜서 있었던 다양한 사회적 약자의 인권 주장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권이란 말 그대로 ‘인간의 권리(human rights)’이기에 인권의 한정된 목록(list)은 존재할 수 없다. 가장 보편적이고 핵심적인 인권은 헌법상 기본권으로 승인되었으며, 이를 구체화한 법적 권리를 통해 그 실질적인 보장이 이루어지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아직 법적 권리로 승인되지 않은 인권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법적 권리라 할지라도 보장의
묵수(墨守)라는 말은 본디 묵적지수(墨翟之守)의 준말이다. 묵적(묵자)이 성을 굳게 지켰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인데 자기의 주장이나 의견을 굳게 지킨다는 뜻으로 전용되어 쓰인다. 흔히 전통이나 관습을 지나치게 존중하여 낡은 틀에 얽매여 있다는 뜻으로 많이 사용된다. 좋은 뜻보다는 자기 안에 갇혀있는 고집불통 상태나 공연한 것에 집착하여 쓸데없는 것을 고수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원래 묵자(묵가 사람들)가 성을 잘 지켰기에 난공불락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다가 ‘언어의 역사성’이 그렇게 상반되게 발현되었다. 아무리 좋은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란 개인의 능력치가 차고 차오르다가 어느 순간 빵 하고 터지는 순간을 말한다. 영국 출신의 작가이자 강연가로 활동하는 말콤 글래드웰의 주장이다. ‘10,000시간 정도 해야 한다.’ 뭔가 성공하려면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그의 주장이다. 그게 쌓이고 쌓이다가 만나는 지점이 ‘티핑 포인트’라는 얘기다. 20년 전의 주장이니 오늘날은 사뭇 다른 상황과 맥락을 반영한 ‘리:티핑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포스트모던이라는 새로운 트랜드와 시대상을 반영한 새로운 전략이어야 한다는 것이다.리:티
정치와 권력을 바라보는 시각은 역사적 시공간에 따라 엇갈린다. 사회문화적 토양에 따라서도 마찬가지다.동서양은 이상적 정치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서구에서는 사람들의 의지 실현과 갈등 해결에 초점을 맞추면서 민주주의를 지향한다. 하지만 동양적인 관점으로 볼 때 그런 서구인들의 정치관에는 뭔가 허전한 게 있다. 한계가 분명한 것 같다. 철저하게 자유로운 인간의 경지를 추구하는 동양에 비하면 그렇다는 얘기다.특히 노자가 말한 정치와 권력은 서구의 그것과 분명하게 차이 난다. 노자는 인위의 정치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무위의 정치를 앞세웠다
며칠 전에 올 상반기 장기요양보험 급여에 지출된 금액이 7조403억 원으로 작년에 비해 15.6%가 늘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다시 한 번 우리 사회 고령화의 어두운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주로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장기요양보험 급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8년 이후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16.3%에 이를 정도로 장기요양보험 급여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우리 사회는 인구 고령화에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인구절벽이라고 할 수 있는 역삼각형 인구구조를 갖게 되었다, 고령화는 보건의료 서비스와 돌
안동대학교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준비하면서 네 가지의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공공대학’, ‘인문혁명’, ‘장벽파괴’, ‘지역상생’이 그것이다. 공공대학은 경북도립대학교와의 통합을 이룬 후 2025년 3월에 출범할 예정이며 현재 순조롭게 필요한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장벽파괴는 대학구조를 혁파함으로써 유연한 학사 운영을 통해 학생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학제 간 장벽을 허무는 데 목적을 둔다. 지역상생은 지역특화 문화·바이오·;백신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교-대학-기업-지자체’의 상생·발전 구조를 구축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
초등학교 졸업 무렵 대구에서 마산으로 이사를 갔다. 마산역에 내려서 인근에 새집을 구하고 세간 정리가 끝나갈 무렵, 어린 마음에도 “여긴 다른 세상이구나!”라는 느낌을 들었다. 난생처음으로 이방(異邦)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그런 느낌의 선두에 자리 잡은 것이,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한꺼번에 달려드는 낯선 단어들(지명, 사건명)이었다. 그때 어렴풋이 세상에는 ‘땅의 주인임을 과시하는 단어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를테면 마산에서는 합포(만), 무학(산), 월영(대), 몽고(정), 3·15(기념탑), 양덕(동북종점), 석전(서
흔히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이야기한다. 그만큼 미래를 내다보는 큰 계획 아래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교육은 그 성과가 바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장기적인 기간을 통해 서서히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눈앞의 성과를 추구하는 근시안적 안목보다는 장기적으로 변화의 가능성을 기대하는 거시적 사고의 필요를 포함한다, 그런데 과연 오늘날 한국의 교육은 미래를 내다보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안타까운 사실은 오늘날 한국의 교육은 일일지대계(一日之大計)로 변한 지가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오늘 배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