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의 나라 네덜란드. ASML 노광장비 없이는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다.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황제 지위를 누리고 있다. 미·중 반도체 갈등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말 재벌 회장들과 네덜란드로 급히 달려가 손을 잡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최근 들어 네덜란드의 첨단 기계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그러면 네덜란드는 최첨단 산업 국가인가. 놀랍게도 GDP에서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기준으로 무려 81.8%였다. 농산물 수출액이 세계 2위다. 농산물을 수출해 먹고 사는, 엄연한
후한(後漢) 수도 낙양(洛陽)을 코앞에 둔 사수관(汜水關). 강물이 굽이쳐 흐르는 사수관은 전략적 요충지다. 황실을 손에 쥐고 폭정을 휘두르는 동탁을 토벌하려고 제후들이 연합군을 결성해 사수관에 집결한다. 하지만 동탁의 장수 화웅이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내로라하는 연합군 장수들이 사수관 돌파를 시도했지만, 목만 잃고 말았다. 화웅은 한술 더 떠 연합군 진채 앞까지 진출해 싸움을 걸어왔다. 뛰쳐나간 장수들은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맹주 원소가 긴 한숨을 지었다.“화웅의 목을 내가 베 오겠소.” 유비와 의형제를 맺은 관우였다. 벼슬
국민의힘이 ‘국회의원 정원 축소’를 네 번째 정치개혁안으로 제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제일 먼저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현행 공직선거법은 국회 의석을 총 300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역구 253명, 비례대표 47명이다. 한 위원장은 “국민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답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문제는 실천할 의지와 결의가 있는 정당이냐, 그렇지 않으냐의 차이”라고 했다. 지난해 3월 한국갤
2005년 3월 미국 펜타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예방했다. 그는 책상 유리 밑에 깔린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다. CIA가 몇 달 전 촬영한 한반도 야간 위성사진이었다. 불빛이 밝은 대한민국이 마치 섬처럼 떠 있었다. 중국 대련 쪽도 밝았지만, 그 사이에 자리한 북한은 암흑천지였다.‘네오콘’ 대표 주자였던 그는 자신을 찾아오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이 사진을 선물한다고 했다. 사진 한 장이 자유민주주의 우수성을 웅변으로 이야기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밝은 한쪽은 풍요롭고 자유로운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데 비해 어
타이완 신베이시(新北市) 한 고등학교. 투표소 직원이 투표용지를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리며 “라이칭더”라고 크게 외친다. 타이완이 부정선거를 방지하기 위한 아날로그 방식의 수개표 작업을 하는 장면이다. 타이완에선 투표가 끝난 투표소는 10분 만에 개표소로 변한다. 투표함 바꿔치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투표함을 옮겨 한데 모으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그 자리에서 손으로 한 장씩 접힌 투표지를 펼쳐 들고, 기표 된 후보의 이름을 외치고, 바를 정(正)자로 칠판에 결과를 적어나간다.이미 투표에서 수개표 방식을 도입한 독일의
“한국 민주주의에는 정치가 없다.” 민주주의가 숨 쉬는 원천은 정치다. 정치는 권력 배분이고 그 바탕은 관용과 타협이다. 이 바탕이 무너지면 정치가 죽고 통치만이 작동된다. 민주주의는 자연히 거푸집으로 전락한다. 군사정권을 통해 익히 체험했었다. 문제는 정치 실종이나 변질이 여, 야 모두가 끊어내지 못한 현실이라는 것이다.특히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탈당을 둘러싼 민주당 내 움직임이 우려스럽다. 분위기가 매카시즘적이다. 당 대표에다 총리까지 지낸 인사가 자신을 키워 준 당을 등지고 탈당한다는 사실이 당원들에게 충격일 수 있다. ‘온
“제1야당 지도부의 협량한 정치력, 강고한 기득권, 철저한 무책임이 민심 이반을 부르고 있다. 이런 지도부가 민주당을 이끄는 것은 비극이자 수치다.”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2015년 12월 한 일간지에 문재인 민주당을 호되게 질책하는 기고문을 실었다.이후 민주당 탈당이 이어진다. 다음 해 2월 안철수 국민의당이 탈당파를 품고 출범한다. 그리고 곧바로 치러진 20대 총선. 호남 맹주 민주당이 호남에서 참패한다. 28석 중 3석만 건지고 국민의당이 23석을 쓸어 담았다.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분열
한(漢)나라를 세운 ‘유방’은 개고기 요리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그의 고향인 장수성 쉬저우(徐州)에서는 그 전통이 이어져 수십 종의 개고기요리가 개발돼 있다. 그중에서 개고기 구운 빵, 샤오빙(燒餠)은 지금도 최고 인기를 끌고 있다. 밀가루빵을 화덕에 구워 그 속에 개고기를 넣은 ‘중국식 개 햄버거’다. 빵에 넣는 개고기는 칼로 썰면 맛이 없다며 손으로 찢어 넣는다. 쉬저우 사람들은 이것을 ‘세계적인 요리’라며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 무제 때 편찬된 ‘예기(禮記)’에도 왕이 더위 때 시절 음식으로 보리밥에 개고기를 먹었다
해오름달, 1월에는 마음이 바쁘다. 서 있으면 뒤쳐질 것 같고 쫓기 듯 달려가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안개로 혼란스럽다. 1월, January의 어원 야누스(Janus)처럼 앞뒤를 번갈아 보며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는 달이다.‘바쁘다 바빠.’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여왕의 전령사, 흰토끼는 회중시계를 연신 보면서 이리저리 뛰어 다닌다. ‘바쁘다 바빠’를 외치지만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또 왜 가는지도 모른다. 그냥 분주히 뛰어 다닐 뿐이다.기업인의 영어표기가 ‘비즈니스맨(Businessman)이다. 바쁜(Busy) 사
지난 2021년 대구 수성구의 한 주택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아버지를 간병하던 아들이 아버지를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었다. 당시 22살이던 청년은 10년 전부터 아버지와 단둘이 생활했다. 2020년 9월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치료를 받아왔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부친은 혼자서 용변을 보는 것은 물론 식사도 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청년은 2021년 4월 아버지를 퇴원시켰다.퇴원 다음 날 청년은 아버지가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청년은 더 이상 간병하기 힘들다고 생각해 아버지에
“항우를 몰락시켜서는 안 됩니다. 천하를 삼분(三分)할 수 있도록 살려 줘야 합니다.” 유방(劉邦)을 도와 초나라 항우(項羽)를 치던 한신(韓信)에게 책사 괴통이 귓속말을 했다. 이른바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다. 나라를 세워 유방, 항우와 함께 3국 체제를 만들고 추후 천하를 통일해 황제가 되는 밑그림이었다. 하지만 한신이 ‘사면초가’에 빠진 항우를 몰아붙여 자결하도록 해 이 그림이 무산되고 만다.“하늘이 주는데 받지 않으면 도리어 허물을 쓰고, 때가 왔는데도 행동하지 않으면 재앙을 맞습니다.” 괴통이 한신에게 두 번째 주문
1971년 2월 제주도 한 한정식 식당. 초도 순시 차 온 박정희 대통령이 반주를 곁들인 만찬을 하고 있었다.“김 실장부터 멋지게 한 곡 뽑아 봐.” 김정렴 비서실장을 지목했다. 잠시 멈칫하다 일어선 그는 두 손을 귀에 대고 깡충깡충 뛰면서 동요 ‘산토끼’를 불렀다. ‘이 사람이…’ 다시 한 곡 부르라고 대통령이 채근했다. ‘따르릉 따르릉’ 동요 ‘자전거’였다.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박 대통령이 나섰다. ‘황성옛터’를 젓가락 장단에 맞춰 구성지게 불러 박수를 받았다.9년 2개월, 역대 비서실장 59명 중 최장수를 기록한 김정렴.
피습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간 것은 지역의료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 대표는 2일 오전 10시 27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에서 6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습격당했다. 목 부위에 약 1.5㎝의 열상(피부가 찢어져서 생긴 상처)을 입고 쓰러졌다.이 대표는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곧장 이송됐다. 의료진이 응급 처치를 거쳐 경동맥 손상이 의심돼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 이 대표는 당초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을 계획이었다.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논의를 거쳐 수
“유권자가 능동적인 주권자 역할보다 정치적 쟁점과 이미지에 반응하는 수동적 ‘청중’이 돼 가고 있다.”미국 정치학자 버나드 마넹(Bernard Manin)은 정당 민주주의에 대비 되는 ‘청중 민주주의(Audience Democracy)’ 개념을 제시했다. 유권자들이 정당이나 후보의 메시지보다 이미지에 쉽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특히 미디어시대를 맞아 유권자들의 이미지에 대한 수동적 반응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종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진영과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것이다.22대 총선을 석
용띠 해가 밝았다. 용은 경북의 제1 도시 포항시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륙작전과 포항시 방위가 임무인 해병대 1사단이 주둔해 있는 포항은 정예 해병대원을 양성하는 훈련소가 있다. 1사단의 상징은 ‘해룡’이고 해병대의 상징은 ‘청룡’이다.청룡은 해병대 제1 사단 제2연대를 기간으로 창설한 파월(월남전 파병) 청룡부대를 상징한다. ‘청룡부대’는 1965년 박정희 정권 당시 공정식 해병대사령관(6대)이 붙인 부대 이름이다. 공 사령관은 회고록 ‘바다의 사나이 영원한 해병’(2009년)에서 ‘청룡’은 동쪽의 기운을 관장하는 태
“철학적 사고로 얻은 이론을 금융시장에 적용하면서 거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투자 귀재 ‘조지 소로스’는 성공 비결을 인문학이라고 소개했다.‘노벨상의 왕국’ 시카고 대학은 ‘로버트 허친스’ 총장에서 시작됐다. 그는 1929년 취임 후 ‘시카고 플랜’을 통해 모든 학생이 인문고전 100권을 외우다시피 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평범한 대학이었던 시카고 대학이 노벨상 수상자 97명을 배출하며 명문으로 자리를 굳힌 원동력이 됐다.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태인이 노벨상 수상자의 22%를 차지한 것도 조기 인문학교육 덕분이란
1940년 5월 26일 2차대전 당시 영국 전시내각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은 독일 나치군이 파죽지세로 밀려들면서 프랑스 북부 작은 항구인 덩케르크에 있는 연합군이 전멸 위기에 놓이자 ‘다이나모 작전’으로 명명한 덩케르크 철수 명령을 내린다. 처칠은 어선과 유람선, 화물선은 물론 구명정에 이르기까지 860척의 민간 선박을 총동원해 덩케르크에 집결돼 있던 33만8000여 명의 병력을 구출해 낸다. 이 작전은 연합군이 대 반격에 나서게 되는 계기가 됐다.처칠이 덩케르크 철수 작전 직후인 6월 4일 하원에서 한 연설은 명문장으로 유명하다.
“강을 건너는 방법은 강을 건너는 것이다.”미국 인디언 아파치 추장 제로니모. 최후의 전사였던 그는 직진본능이었다. 목적에만 집중했다. 강 속에 웅크린 채 그를 노리는 죽음의 신은 장애물이 아니었다. 정면 돌파뿐이었다. 그게 제로니모 아파치의 생존방식이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가 출범했다. 법무부 장관에서 여당 대표인 비대위원장으로 직행했다. 그의 노선은 취임 전 발언에서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여의도 사투리를 쓰지 않겠다.” 기성 정치와 차별화 선언이었다. 국민이 바라는 지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의도에서는 그 ‘사투리’가
“고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 내 배에 태우지 않겠다(I will have no man in my boat said Starbuck, who is not afraid of a whale)” 이 구절은 허만 멜빌의 소설 ‘모비딕(Moby Dick)’에 나오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의 외침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신임 검사들 앞에서 한 강연에서 모비딕에서의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신임 검사들에게 자기 소신을 갖추고 살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언제나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비대위원 선임
치과 임플란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임플란트 광고가 넘쳐 난다. 그야말로 ‘임플란트 권하는 사회’다.올해 국내 임플란트 시장이 1조 원을 넘어 설 전망이다. 이미 인구 당 치과 임플란트 시술 건수가 세계 최상위권이어서 곧 하강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걱정하는 치과 의사는 없다. 정부가 고령자에 대한 임플란트 시술을 일부 지원해주고 있어 당분간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임플란트는 이를 뽑은 뒤 그 자리에 티타늄 등으로 된 인공 치아 보철물을 심는 것을 말한다. 1965년 스웨덴에서 첫 개발된 뒤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