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띠 해가 밝았다. 용은 경북의 제1 도시 포항시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륙작전과 포항시 방위가 임무인 해병대 1사단이 주둔해 있는 포항은 정예 해병대원을 양성하는 훈련소가 있다. 1사단의 상징은 ‘해룡’이고 해병대의 상징은 ‘청룡’이다.청룡은 해병대 제1 사단 제2연대를 기간으로 창설한 파월(월남전 파병) 청룡부대를 상징한다. ‘청룡부대’는 1965년 박정희 정권 당시 공정식 해병대사령관(6대)이 붙인 부대 이름이다. 공 사령관은 회고록 ‘바다의 사나이 영원한 해병’(2009년)에서 ‘청룡’은 동쪽의 기운을 관장하는 태
“철학적 사고로 얻은 이론을 금융시장에 적용하면서 거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투자 귀재 ‘조지 소로스’는 성공 비결을 인문학이라고 소개했다.‘노벨상의 왕국’ 시카고 대학은 ‘로버트 허친스’ 총장에서 시작됐다. 그는 1929년 취임 후 ‘시카고 플랜’을 통해 모든 학생이 인문고전 100권을 외우다시피 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평범한 대학이었던 시카고 대학이 노벨상 수상자 97명을 배출하며 명문으로 자리를 굳힌 원동력이 됐다.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태인이 노벨상 수상자의 22%를 차지한 것도 조기 인문학교육 덕분이란
1940년 5월 26일 2차대전 당시 영국 전시내각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은 독일 나치군이 파죽지세로 밀려들면서 프랑스 북부 작은 항구인 덩케르크에 있는 연합군이 전멸 위기에 놓이자 ‘다이나모 작전’으로 명명한 덩케르크 철수 명령을 내린다. 처칠은 어선과 유람선, 화물선은 물론 구명정에 이르기까지 860척의 민간 선박을 총동원해 덩케르크에 집결돼 있던 33만8000여 명의 병력을 구출해 낸다. 이 작전은 연합군이 대 반격에 나서게 되는 계기가 됐다.처칠이 덩케르크 철수 작전 직후인 6월 4일 하원에서 한 연설은 명문장으로 유명하다.
“강을 건너는 방법은 강을 건너는 것이다.”미국 인디언 아파치 추장 제로니모. 최후의 전사였던 그는 직진본능이었다. 목적에만 집중했다. 강 속에 웅크린 채 그를 노리는 죽음의 신은 장애물이 아니었다. 정면 돌파뿐이었다. 그게 제로니모 아파치의 생존방식이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가 출범했다. 법무부 장관에서 여당 대표인 비대위원장으로 직행했다. 그의 노선은 취임 전 발언에서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여의도 사투리를 쓰지 않겠다.” 기성 정치와 차별화 선언이었다. 국민이 바라는 지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의도에서는 그 ‘사투리’가
“고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 내 배에 태우지 않겠다(I will have no man in my boat said Starbuck, who is not afraid of a whale)” 이 구절은 허만 멜빌의 소설 ‘모비딕(Moby Dick)’에 나오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의 외침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신임 검사들 앞에서 한 강연에서 모비딕에서의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신임 검사들에게 자기 소신을 갖추고 살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언제나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비대위원 선임
치과 임플란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임플란트 광고가 넘쳐 난다. 그야말로 ‘임플란트 권하는 사회’다.올해 국내 임플란트 시장이 1조 원을 넘어 설 전망이다. 이미 인구 당 치과 임플란트 시술 건수가 세계 최상위권이어서 곧 하강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걱정하는 치과 의사는 없다. 정부가 고령자에 대한 임플란트 시술을 일부 지원해주고 있어 당분간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임플란트는 이를 뽑은 뒤 그 자리에 티타늄 등으로 된 인공 치아 보철물을 심는 것을 말한다. 1965년 스웨덴에서 첫 개발된 뒤 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노인 빈곤율이 3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1위라 한다. OECD가 최근 공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 보고서에는 2020년 기준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이 40.4%로 회원국 평균 14.2%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왔다.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1년(46.5%) 이후 한국 노인 빈곤율은 줄곧 OECD 1위 불명예다.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노르웨이, 덴마크, 프랑스 등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소득수준이 우리나라의 절반도 안
‘성 안에 초가집 한 채 없고 집의 처마와 담이 서로 맞닿아 있었으며, 노랫소리와 피리 소리가 밤낮 끊이지 않았다.’ (삼국유사)비 맞지 않고 길을 갈 수 있었던 통일신라 계획도시 서라벌 경주. 밤낮없던 경주인들의 풍류는 신라의 풍요를 대변했다. 그들은 어떻게 즐겼을까.태자가 살았던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에서 1975년 발굴된 14면체 주사위, 주령구(酒令具)에서 일단을 읽을 수 있다. 물속에 1500년 세월을 잠겨 있었지만 온전했다. 각 면에는 술과 관련된 벌칙이 주로 새겨져 있었다. 삼잔일거(三盞一去), 술 석 잔 연거푸 마시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건강을 해칠 정도로 지방조직에 비정상적인 또는 과도한 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체지방률이 정상 기준치를 초과하면 비만’이라고도 한다. 체지방률 예측 수치를 체질량지수라 하는데 자신의 몸무게(kg)를 키의 제곱미터(㎡)로 나눈 값이다.서양인과 동양인의 비만 기준이 차이가 나지만 한국인은 보통 체질량지수가 25~29.9인 경우 과체중, 30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비만도가 높아질수록 질병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30 이상을 ‘고도비만’이라고 한다. 의료계는 비만 자체를 질병으로 인
여의도 정가의 최대 관심사는 여야 전직 당 대표들의 신당 창당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이달 말까지 당과 대통령실에 변화가 없으면 창당하겠다 선언했다. 이미 내친걸음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창당을 공식화하고 보폭을 넓히고 있다. 다급해진 민주당은 이낙연 전 대표를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꾼’이라 격하하며 창당 파장 차단에 들어갔다. 과연 이 전 대표가 ‘정치꾼’인가.“정치인은 양의 털을 깎고 정치꾼은 양의 껍질을 벗긴다.” 이준석 전 대표가 저서 ‘거부할 수 없는 미래’에서 명쾌하게 유권 해석을 했다. ‘양과 함께 살
“3선 개헌은 민주주의의 돌아오지 않는 다리이며 이 다리를 건너면 민주주의를 되찾을 길이 없습니다.”신민당은 1969년 5월부터 전국을 돌며 3선 개헌 반대 투쟁을 벌였다. 그런데 7월 말, 당 내에서 문제가 터졌다. 성낙현, 조홍만, 연주흠 의원이 개헌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급했다. 이들의 찬성 표결 참여를 막아야 했다. 헌법상 정당이 제명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당이 해산되면 의원직이 자동 상실됐다. 여기에 착안했다. 3명을 제외한 의원 44명이 ‘셀프 제명’을 의결하고 당을 해산했다. 특정 의원들의 배지를 떼기 위한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지난 20세기에 인류가 채소 생물 종 75%, 가축 종 33%를 잃었다. 슬로푸드생물다양성재단은 지구상에서 매일 78종, 1년에 2만8000종의 동식물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위기에 처한 지구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국제슬로푸드협회가 1996년부터 ‘맛의 방주(Ark of Taste)’ 등재 프로젝트를 펴고 있다.‘맛의 방주’ 등재 조건은 까다롭다. 우선 맛이 있어야 한다. 또 특정 지역의 문화에 깊숙이 뿌리박고 있어서 이야기, 즉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또한 소량 재배돼 멸종 위험에
“한국의 정당들은 공적 집단을 표방하지만 실은 사적 집단에 가깝다.”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가 저서 ‘부족국가 대한민국’에서 정당의 사당화를 짚었다. 부족주의로 이를 풀어냈다. 그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표본으로 꼽았다. 이들은 오로지 자기 부족의 이해만 따지는 ‘부족주의의 전사’라는 것이다. 자기 부족에 유리하면 극찬하고 불리하면 탄압한다는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의 ‘문빠’를 지칭했지만, 지금은 그 전통이 이재명 대표를 추종하는 ‘개딸’로 이어지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민주당은 최근 이 전사 그룹 ‘개딸’ 요구를 반영
국립중앙박물관 로비 가장 깊은 곳에 박물관의 상징이라 할 구조물 하나가 서 있다. 경천사지 10층 석탑이다. 이 탑은 높이가 건물 5층 높이에 가까운 13.5m나 되고 전체 무게가 110t에 이른다. 고려 충목왕 4년(1348년) 경기도 개풍군 부소산 경천사에 세워졌던 이 탑은 애환이 많다. 고려 멸망을 거치면서 반종교적 이유로 일부 탑신이 훼손됐다. 1902년에는 일본에 반출되기도 했다가 다시 반환돼 경복궁에 설치돼 있던 것을 2005년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실내로 옮겨져 특급 대우를 받고 있다.경천사지 10층 석탑처럼 유명 박물관
대법원장실에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었다. 대법관 방도 마찬가지였다. 군사정부 뿐 아니라 김영삼 정부 때까지 그랬다. 삼권분립이 희화화됐다. 1995년 윤관 대법원장이 이 사진들을 뗐다. 또 대통령 외국 순방 때 대법원장이 공항까지 나가 환송하던 관례도 없앴다. “그냥 밀어 드릴 테니 걱정 없이 하세요.” 김영삼 대통령은 윤 대법원장 임명 때 했던 약속을 지켰고 윤 대법원장은 사법권 독립을 이뤄냈다.“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는데 사표 수리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 듣겠냐 말이야.”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 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던 임성
햇살이 투명하다. 겨울 창가로 드는 햇살은 피할 수 없는 유혹이다. 허리를 봉긋 세우고 양지쪽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가 평화를 대변한다. 게으름이 허락되는 햇살 좋은 겨울 오후다.12월. 그렇게 선정적으로 몸을 태우던 가을 산도 생존을 위한 ‘비우기’에 들어갔다. 찬바람이 악역을 맡는다. 잔인하게 잎을 ‘우수수’ 훑어 내린 뒤 어디론가 몰아간다.부처님 설법이 겨울 햇살에 녹아든다.“나의 가르침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다음과 같다. ‘나’, ‘내 것’으로 시작하는 모든 것을 거부하라.” 법정 스님이 즐겨 사용해 익숙해진 ‘무소유’다. 스
이탈리아 동북부 베네토주가 급속하게 늘어나는 ‘푸른꽃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서양에서 주로 서식하는 푸른꽃게가 최근 기온 상승으로 지중해 연안으로 이동해 조개 양식장의 홍합과 굴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정부가 푸른꽃게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290만 유로(약 42억 원)의 퇴치 예산까지 배정했을 정도다. 유럽 최대 조개 양식협회 중 하나인 플레시네어업협회는 매일 12t의 푸른꽃게를 포획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개체 수를 줄이는 데 역부족이라 한다.이 소식이 우리나라에 알려지자 “버릴 거면 우리 줘”라
플라톤의 본질주의(Essentialism)는 이 세상이 영원불변의 완벽한 ‘이데아(Idea)’로 돼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이데아는 변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다윈은 자연계 생물 개체들 간에 변이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본질이 변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연선택 이론’에서 ‘환경에 잘 적응하는 개체들이 살아남아 자손을 더 번성시킨다’고 주장했다. ‘적자생존’이다.보수도 진화할 수 있을까. 2020년 4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앞으로 보수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보수의 틀에서 벗어나 변화하고
맨발걷기가 성인병 개선 효과가 있고 다이어트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겨울에도 맨발걷기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네이버에 개설된 카페만 수십 개에 이르고, 회원이 3만여 명인 카페도 있다. ‘어싱족(Earthing 族)’이라는 신조어도 나왔다. 어싱족은 맨발걷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어싱(earthing·접지) 효과’의 어싱과 집단을 뜻하는 ‘족(族)’의 합성어다. 어싱 효과는 땅을 맨발로 밟을 때 몸속으로 흘러드는 자유전자(음전하)가 염증과 만성질환의 원인인 활성산소(양전하)를 중화한다는 것이다.경북의 시·군이 맨발걷기 길을 경
헌법재판소 뒤쪽에 ‘백송’ 한 그루(천연기념물 제8호)가 있다. 수령이 600년을 넘었다. 이름대로 함박눈을 뒤집어쓴 듯 온통 희다. 우리나라 백송 중 나이가 가장 많다. 험난했던 조선 역사를 묵묵히 지켜봐 온 소나무다. 팔을 벌린 모습이 하늘을 향해 대한민국의 태평무사를 비는 듯하다.대심판정에도 소나무가 있다. 홍송이다. 백두산에서 왔다. 수령이 수백 년 됐다. 아름드리 기둥이 돼 대심판정의 높고 무거운 지붕을 떠받치고 있다. 세파에 탈색되지 않는다. 되레 붉게 물들어 간다. 소나무의 웅혼한 기상이 온전히 느껴진다.건물 외벽 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