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머무는 숙소에서 대학 교정 사이에는 임하댐에서 내려오는 낙동강이 흐른다. 요즘은 수량이 많이 주는 바람에 그 수효가 줄었지만 수 백 마리의 잉어들이 떼를 지어 헤엄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수업 시간이 좀 여유 있는 날이면 일부러 9시에서 10시 사이에 다리를 건너며 도열한 잉어들의 수영 퍼레이드를 넋을 놓고 관람을 한다. 그 시간에는 햇빛의 각도가 빗겨져 강바닥의 작은 자갈들 위를 헤엄쳐 다니는 놈들의 지느러미까지도 영롱하게 관찰할 수가 있다. 잉어들이 한 번씩 흰 뱃집을 휫떡 휫떡 뒤집으며 군무를 벌이는 춤판에서 눈길을...
2016년 10월 9일, 포항여객선터미널 광장에서는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훈민정음 반포 570돌 한글날 기념'우리땅 독도사랑 우리말 글짓기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 대회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글로 독도사랑을 표현하는 기회를 가져 독도수호의 결연한 의지를 다져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전국규모 대회. 특히 독도로 가는 길목인 포항에서 행사가 열리는데 대해 각계의 관심도 고조됐고 한글학회 임원들도 심사위원으로 대거 참석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주최측의 나대로 운영위원장은 대회 심사위원으로 초대되어 서울서 내려온 한글학회 소속 김바...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에서 나온 평가로 '한국은 어두운 밤거리에서도 마음 놓고 활보할 수 있는 치안이 잘 된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는 보도를 몇 년 전에 보았다. 그런데 요즘은 대낮에도 내가 사는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 들어가는 게 겁날 정도가 됐다. 무고한 여성을 주차장에서 납치해 살해한 사건이 얼마 전에 있었는데, 유사한 강도, 납치, 살인, 성폭력 등 끔직한 범죄 소식이 사흘이 멀다 하고 들려 그렇게 됐다. 이번 사건의 범인을 검거하는 것을 보니 경찰이 맨손으로 격투를 벌이는 게 아닌가. 범인은 칼을 들고 ...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는 크고 작은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여러 사람이 관련된 집단민원 혹은 다수인 민원으로 행정이 큰 어려움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는 매년 300건 이상의 집단민원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되고 각급 기관에 제기되는 집단 민원도 연간 4천200여건에 달한다고 한다. 이에 관한 법률은 '민원사무 처리에 관한 법률'(2006년 3월 제정)이 있고, 국민권익위에서 입법 추진중인 '집단민원 조정에 관한 법률'이 있으나 일반 행정절차와 조정에 관한 규정으로 큰 실효성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 같다. 집단민원을...
필자가 살고 있는 인근 지역인 포항시 북구 두호동에는 한 대형마트 건물이 지어진 채로 방치되고 있다. 두호동 일대 주민들은 죽도시장과 중앙상가는 이 대형마트 건물과 상당히 떨어져 있고 주 소비층도 다르다면서 소비자 편의와 권리 보호를 외치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두호동 인근 주민들은 그동안 지역에 대형마트가 없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남구의 대형마트를 이용해 왔다. 만약 이 대형마트가 입점하게 되면 그간의 불편함과 장거리 쇼핑으로 인한 가계지출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고 늘어난 대형마트 간 경쟁으로 더 다양하고 저렴한 상품을...
최근 세계금융시장은 중국경제 둔화 및 중국정부의 정책능력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주가가 큰 폭 하락하는 등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 금년 들어 중국경제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경제는 1978년 개혁·개방정책 이후 고도성장을 달성해 왔으나 지난 해에는 24년만의 최저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금년 들어서는 성장세 둔화가 심화되고 있다. 금년 초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중국경제는 부양책에 힘입어 일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3/4분기 들어 성장세가 다시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중 수...
일반적으로 건축이란 세운다는 뜻의 건(建)과 쌓는다는 뜻의 축(築)이 만나 완성된 개념을 의미한다. 그런데 단순히 나무와 돌, 콘크리트, 유리 등을 하나로 묶어서 세우는 건물이기 전에 하나의 터전 위에 인간의 의지와 생각을 깔고 그 바탕에 앞에서 언급한 물리적 재료를 얹고 마지막으로 시간과 이야기를 제대로 덮어야 건물이 완성되는 것이다. '베네치아에 대한 수십 권의 책을 읽는 것 보다 산마르코 광장과 리알토 다리를 걸으면서 베네치아를 더 깊이 알 수 있었다'는 한 건축가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건축과 도시는 인간의 역사를 증...
얼마 전, 어리게만 보았던 손자가 해병대 신병교육을 수료한다기에 오천에 있는 해병교육훈련단을 찾았다. 50여 년 전 해병대에 입대했던 필자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달라진 현재의 해병들 모습도 궁금하고 가깝게 살면서 한 번도 갈 기회가 없었던 터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다. 교육훈련단에 도착해서 우선 놀란 것은 엄청난 수의 인파였다. 족히 5천명이 넘을 정도의 해병 가족들이 전국 각지에서 찾아와 절도있게 움직이는 자식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박수치며 소리 지르고 열광하는 광경은 좀처럼 볼 수 없는 우리 지역의 또 다른 볼거리 인 것 ...
안분지족. 처서를 앞두고 무슨 말인가 하겠다. 안분지족은 '편한 마음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안다' 또는 '자기 분수에 맞게 무리하지 않고 만족하면서 편안히 지낸다'는 뜻이다. 중용에 "분수를 지키면 욕됨이 없고 마음이 편안해 진다"는 안분지족의 처세를 강조하고 있다. '지족자 빈천역락(知足者 貧賤亦樂), 부지족자 부귀역우(不知足者 富貴亦憂)' 즉 '만족함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천하여도 또한 즐거울 것이요, 만족함을 모르는 사람은 부하고 귀하여도 역시 근심한다' '지족상족 종신불욕(知足常足 終身不辱), 지지상지 종...
지역기업과 포항시민들에게 지금 포항경제를 말하라면 '최악 중의 최악'이며 더 이상 나쁠 수 없다는데 대부분 동의한다. 포항의 산업분포 중 80%를 웃도는 주력 철강산업이 글로벌철강위기로 내리막이 가속되어 철강공단 대형사업장의 생산라인 폐쇄와 대량실직, 잇따른 조업감축의 악순환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철강불황과 더불어 포스코 출자사 구조조정, 동국제강 후판공장과 현대제철 철근라인 폐쇄 등으로 생산량과 인원이 감소되고 있다. 그나마 상승세에 있던 강관업체마저도 유가하락에 따른 가스개발사업 둔화로 생산량과 근로자 감축...
오는 7월 27일은 6·25전쟁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로 6·25전쟁에서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90만 국군과 195만 유엔군 참전용사, 그리고 정전협정 이후 우리의 안보를 굳건히 지켜낸 1천만 제대군인과 350만 주한미군 근무장병 등의 희생과 공헌에 감사하는 날이다. 대한민국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과 함께 한·미 군사동맹을 통해 지난 60여 년 간 나북 대치상황에서 평화를 유지하면서 기적의 경제발전을 이뤄내 OECD 진입에 성공했다. 지금은 개발도상국가들에게 한국의 경제 성장 비법을 전수해 주는 세...
일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본에 대한 칭찬 한마디씩은 한다. 사람관계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일본인은 격식과 예의를 차려서 잘 대접한다. 설령 그 사람을 다시 볼 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태도는 같다. 특히 일본의 준법정신은 교통사고 사망률과 같은 통계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세계에서도 아주 높기로 유명하다. 이렇듯 일본의 높은 시민의식을 우리는 언제까지 칭찬만 해야 할까? 우리도 남들로부터 그런 칭찬과 부러움을 살 수는 없을까? "묻노니 여러분이시여, 오늘 한국에 주인 되는 이가 몇 분이나 되십니까?"라는 도산...
며칠 전, 오는 10월에 옮겨 갈 경북도청사의 웅장한 모습이 신문에 보도된 것을 보고 포항을 비롯한 경주, 영덕, 울진, 울릉 등 100만 동해안 지역민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졌다. 도청이 대구에 있을 때는 1시간이면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리 멀다고 느껴지지 않았지만 막상 안동·예천 경계로 옮겨 간다니 답답한 마음이 앞서는 게 나만의 심정이 아닐 것 같다. 어디로 가든 2시간 반은 족히 걸릴 거리라 도청이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시간과 거리가 먼 것은 넓은 경상북도의 지리적 여건상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도정(道政)마저...
'친하다'는 말이 왜 이상한가. 친구, 친애, 친밀, 친절…처럼 '친(親)' 자가 들어간 말에 거부 반응을 느낄 사람은 없다. 그런데 이 '친' 자가 유독 이웃나라 일본의 '일(日)' 자 앞에만 붙으면 사달 난다. 우리 기억속에 일본은 임진왜란, 일제강점의 치욕으로 해서 불편한 대상이다. 독도나 위안부를 둘러싼 일본의 태도에 수시로 국민감정은 들끓는다. 하여 우리에게 일본은 아직도 상처와 아픔만 주는 불운의 존재이다. 일본의 우경화와 혐한 세력의 득세는 일본에 대한 우리의 친밀감은 수시로 지워진다. 그럴수록 '친일'이란 말에 ...
포항제철소의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 계획이 알려지면서 포항지역에서는 지역경제 회복의 계기라는 측면에서 대체로 환영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환경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화력발전'의 개념 자체가 화석연료를 연소시켜 전기를 얻는 방식이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일부 환경단체의 우려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환경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함께 환경 감시시스템이 가동되고 있고, 지난 수십년동안 지켜보아 온 포항제철소의 환경관리 능력을 대다수 시민들이 신뢰하고 있다. 그래서 포항제철소의 청정화력설비교체 계획이 알려진 후 지역사회 각...
"마스크 착용은 결코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되었다가 완치되어 퇴원한 의사 A씨가 기자들과 만나 그간 투병기를 말하며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스크는 외부균으로부터 자기를 방어하는 기능도 있지만 실은 타인을 위한 배려의 도구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발생하는 침방울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예방법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재채기를 하면 4만개의 침방울이 시속 160㎞ 속도로 9m나 날아간다. 마스크 착용만 잘 해도 바이러스 전파를...
고열을 부작용 없이 신속히 해결하는 방법이 메르스의 해법이 될 것이다. 메르스는 2003년 아시아를 강타한 사스와 사촌 격인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중증 급성호흡기 질환이다.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과 같은 중증급성호흡기 질환 증상과 함께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신부전증을 동반하는 질환으로 아직까지 치료제와 예방 백신이 없다. 때문에 치사율이 30~40%에 이른다. 열이 38℃ 심지어 40℃에 이르면 흔히 36.5℃로 내려 올 때까지 해열제를 쓴다. 이것은 대증요법인데 임시방편은 늘 문제를 확대하기 십상이다. 메르스의 경우...
6월 6일은 제60회 현충일이다.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고 추모하는 날이다. 6월 6일을 현충일로 정한 것은 24절기 가운데 하나인 망종(芒種)에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던 풍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푸른 6월 조국의 산하 - 무성한 나뭇잎과 싱그러운 녹음이 우거지며 일 년 중에 가장 왕성한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계절 6월. 그러나 가슴 한 구석엔 뭔지 모를 슬픔과 그리움이 묻어나는 6월이 오면 남다른 감회에 젖는다. 군대생활을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 영현부대에서 보낸 필자...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수학공부를 왜하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 수학전공 교수에게 물어봐도 명확한 답을 듣기가 어렵고 여러 가지 수학교재들을 봐도 왜 수학을 해야 하는지와 어느 정도 수준까지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없다. 이 질문에 대한 당사자는 학생, 교사, 학부모 등이며 이들은 최종 목표는 없이 단지 대학입시라는 중간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수준의 수학을 고등학교에서 미리 알고 공부를 한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무기체계 수업 중에 탄도를 설명...
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들 2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공부에 방해를 받았고, 스마트폰 사용을 멈추지 못했으며, 스마트폰이 없을 때 불안감을 느꼈다. 또한 10대 아이들이 스마트폰·TV 등의 화면에 4시간 이상 노출될 경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베르겐대 연구진은 16~19세 1만여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이 밝혀졌다고 지난 달 2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지난 달 13일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0~19세의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