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공자의 도를 받아들이지 않자, 공자가 개탄하는 말이다. 구이(九夷)에 가 살려고 했다는 말은 고향이고 고국인 중국을 떠나 "구이가 사는 동쪽으로 갈까 보다"라고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논어의 또 한 군데서도 "뗏목이라도 타고 동이(東夷)의 나라로 갈까"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를 살펴볼 때, 공자가 동쪽으로 바다를 건너 우리나라 땅으로 오려고 한 것이 사실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차마 실행하지는 못하였다. 공자가 구이로 가려 하자 옆에 있던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누추한 미개지인데 어찌 가려 하십니까?" 하며 걱정하...
"나물 먹고 물 마시며 팔을 베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도다!" 도에 뜻을 두고 안분낙도(安分樂道)하는 선비의 모습! 대장부의 기상이 담긴 멋진 글인데, 논어의 이 장을 의역하여 유명해졌다. 공자는 말한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베개 삼더라도 즐거움이 또한 이 가운데 있다. 의롭지 못하게 부와 귀를 얻어 누리는 것은 나에게 뜬 구름과 같도다." 바로 앞에서 안회의 안빈낙도를 칭찬하는 광경을 소개했다. 이곳에서는 공자 본인의 인생관을 술회하였는데, 안회를 칭찬하는 말씀과 같은 입...
공자가 안회를 칭찬한 말씀인데, 논어가 지향하는 도덕적으로 훌륭히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대표적인 구절이다. 당시 중국의 거리는 상당히 깨끗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더구나 가난한 동네인 누항은 더욱 그러했다고 생각된다. 가난했던 안회는 빈민촌에서 살았다. 빈민촌에서의 삶은 어렵고 고달프다. 그리고 많이 불편하다. 그래서 이 가난한 거리의 사람들은 거의 걱정 속에 살아간다. 매일 먹을 것과 입을 것과 약값, 연료비, 양육비 등등 어려움 삶을 살아가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가난한 동네에 살면서도...
인생의 진정한 즐거움에 관하여 공자의 높은 제자인 자공子貢이 묻고 공자가 대답하는 광경이다. 자공은 위나라 사람으로 공자보다 31살 아래인데, 매우 총명하고 영특하였다. 세상에는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부자를 부러워하고 빈자를 측은하게 여긴다. 그러나 행복은 금전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으며, 누구의 마음이 더 편안하고 당당한가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총명한 자공은 "가난하면서도 부자에게 아부하지 않고 부유하면서도 가난한 자에게 교만하지 않다면 상당히 인격이 높은 편이지요?" 라고 물었던 것이다. 그러자...
도(道)에 뜻을 둔 군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대목이다. 도는 진리요 우주와 인간의 근본이치이다. 세상 모든 존재는 도를 벗어날 수 없다. 도에 어긋나는 생활은 마음이 편안하지 않고 양심에 걸린다. 진리에 어긋나지 않는 올바른 행동은 마음을 뿌듯하고 편안하게 한다. 군자는 세상을 살아감에 자신의 욕망보다는 바른 도를 추구한다. 보통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은 먹는 것과 편안함이다. 맛있는 것을 먹으려 하고 좋은 집에서 게으름 피우며 안락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그러나 군자는 그 뜻이 높으므로 배부름과 편안함을 추...
부모님의 나이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두렵다." 역시 공자님 말씀이다. 연로한 부모께서 여전히 살아계심이 기쁘고 또 한 살 나이를 잡수시므로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이다. 혹시 어떻게 되시는 건 아닌가 두려워진다. 부모님의 사랑과 은혜는 참으로 지중하다. 태중에 회임함에 열 달간 보호하며 길러주셨고 죽음을 무릅쓰고 자식을 낳으매 고통을 잊고 기뻐하셨다. 젖 먹이고 깨끗지 못한 것을 씻어주고 빨래하고 밥 해주시며 나를 기르셨다. 나이가 들면서 여러 선생님과 학교에 보내어 학업을 열어주고 어려움을 참으면서...
자유子游는 공자의 뛰어난 제자인데, 공자보다 45세 연하로서 자하, 자장, 증삼과 비슷한 나이의 어린 제자였다. 성은 언言, 이름은 언偃, 자가 자유이다. 성격이 온순하고 매사에 신중했으며 배움을 좋아했고 자하와 더불어 문학에 조예가 깊었다. 효는 유교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행실이다. 사람은 무엇보다 근본을 알아야 하고 은혜를 갚을 줄 알아야 한다. 어려운 시절 음식도 해주고 생활비도 주고 했는데, 출세한 뒤에 그 은인을 모른 체한다면, 이는 어떻게 된 인간일까? 세상에 가장 비열한 자는 배은망덕한 자일 것이다. 이것은 ...
한 몸의 주인공은 마음이다. 마음을 잘 닦으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고, 마음을 잘 쓰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 그런데 마음은 폭류와 같이 잠시도 쉬지 않고 흐른다. 고요하고 넓은 호수가 되어야 그 맑은 물 위에 하늘도 구름도 비추어지고 많은 물고기가 헤엄치며 살아가고 사람들도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 폭류와 같은 마음을 마음 가는 대로 놔두어서는 안 된다. 이리 흐르고 저리 흘러 정처 없이 헤맬 뿐, 도무지 소득이 없고 마음은 더욱 어지러워진다. 공자는 종일 방안에 누워 배불리 먹으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개탄하여 "참...
총명한 수재인 자공이 어느 날 궁금하던 것을 스승에게 물었다. "자장(子張)과 자하(子夏) 둘 가운데 누가 더 현명합니까?"라고. 왜냐하면 두 명은 나이도 비슷하고 덕행과 재능이 뛰어나 제자들 가운데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공자는 누가 낫다는 대답 대신 자장은 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한다고 하였다. 그러자 자공이 "그럼 자장이 낫다는 말입니까?" 하고 확인하니, 공자는 "넘치는 것과 미치지 못하는 것은 같다"라 하였다. 지나치는 것과 미치지 못하는 것은 같다는 말을 한문으로 표현하면 '과유불급(過猶...
도에 뜻을 둔 선비가 나쁜 옷과 나쁜 음식을 부끄러워한다면 더 이야기할 가치가 없다. 도는 절대적인 가치이자 우주의 근본원리이므로 숭고하며 깊고 크다. 이를 구하고 터득하기 위해 공부함에는 그야말로 발분망식發憤忘食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발분망식이란 공자의 이야기로서 소년시절 도를 알기 위하여 분발하여 밥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잊었다는 고사에서 나왔다. 도란, 책을 많이 읽는다고 알아지거나 명상을 오래 하였다고 깨달아지는 게 아니다. 도에 뜻을 두고 노력하는 사람을 선비라고 부르거니와, 도에 뜻을 두고서도 자신의 옷이 ...
대지에 물과 불기운이 충만한 여름에는 녹음이 무르익고 백화가 방창하다. 모든 풀과 나무가 화려함을 뽐내고 열정을 태우며 생명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이 시절 과연 어떤 나무가 더욱 굳센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어느덧 서리가 내리고 쌀쌀한 서녘 바람이 불면, 짙푸르던 잎새는 어느새 불그레한 단풍이 되어가며 하나둘 지기 시작한다. 낙엽이 깔린 가을길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정열을 불태우던 청춘기가 지나간 것은 사실이다. 이어서 첫눈이 내리고 겨울이 깊어지면, 그 곱던 단풍잎도 어느새 사라지고 풀은 마르고 나무는 맨살을 드러낸다. 북...
앞서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라고 하였음을 배웠다. 이 말씀도 또한 같은 취지이다. 공자는 말한다. "자리가 없다고 걱정하지 말고 그 자리에 설 자격이 없음을 걱정하고,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걱정 말고 알아줄 만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라!"라고. 여기엔 공자가 늘 말씀하시는 반구저기'의 정신이 가득하다. 반구저기의 원문은 反求諸己인데 반대로 자기에게 그것을 찾아 구한다', 즉 어떤 일이 잘못 되었을 때 남을 탓하지 않고 그 일이 잘못된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 고쳐 ...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어떤 일을 달성하려고 할 때, 그 해답을 자신에게 구하는 사람과 남에게서 구하는 사람이다. 자신에게서 답을 구하는 사람은 뜻을 굳게 세우고 희망과 자신감을 가지고 참을성 있게 그 일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만약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그 원인을 자신에게 구한다. 한편, 답을 타인에게 구하는 사람은 자신의 노력보다는 타인의 도움을 받으려 하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그 일을 성취하고자 한다. 그리고 인내심이 없어서 몇 번 시도하다 안 되면 포기하거나 불평을 늘어놓는다. 불평의 대상은 주로 하늘이나 조상,...
군자가 경계할 것을 평생을 통하여 달관해 보면 세 가지가 있으니, 나이가 듦에 따라 혈기를 중심으로 크게 나눈 격언이다. 먼저 소싯적에는 혈기가 안정되지 않았으니 색을 경계해야 한다. 여기서 소시(少時)란 요즘의 청소년기에 해당한다. 이 시기에는 혈기가 안정되지 않아 성급하고 잘 흥분하며 감성이 풍부하여 늘 설레고 유혹에 빠지려 하며 감정의 이입도 잘된다. 따라서 남의 꾐에도 잘 넘어가는 위험한 시기요 질풍노고의 격동기다. 그리고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넘치는 사춘기다. 따라서 무엇보다 색정, 즉 성적인 욕구를 잘 ...
자로가 군자에 관하여 질문하고 공자가 답하는 대화편인데, 자로의 물음은 당돌하고 공자의 답변은 간략하면서도 깊은 뜻을 지니고 있다. 첫째, 군자란 매사에 경건히 하면서 수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경스러움으로써 자기 몸을 닦으라는 말씀은 자로에게는 너무나 단순하고 평범한 답이었기에, "군자의 자격요건이 겨우 이것뿐입니까" 하고 되물었던 것이다. 이 당돌한 제자의 물음에, 공자는 친절하게도 "자기 몸을 닦고 남을 평안하게 해주느니라"라며 답해주었다. 수기안인! 이 얼마나 아름답고 풍부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말인가?...
자로는 공자님의 가르침을 듣고 아직 그것을 잘 해내지 못하면, 다른 가르침을 또 듣게 될까 봐 진정으로 두려워했다. 여기에서 자로의 성격이 드러난다.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라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자로의 자세다. 대체로 사람들은 자꾸 새로운 지식을 알려 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한다. 그러나 자로는 하나라도 제대로 잘하여야 한다는 정신이니, 공부하는 이의 모범이라 할만하다. 또한 유학은 하나라도 알뜰히 실천하는 실제에 쓰이는 학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를 실학實學이라 한다. ...
공자는 어릴 적부터 학문에 힘써 마침내 우주의 대도를 관통하였다. 그 표현이 바로 "나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고 하나로 꿰뚫은 사람이니라"라는 말씀이다. 이는 자공의 질문에 답한 것인데, 여기서도 다시 자공과의 문답이 있다. 공자가 "나를 알아주는 이가 없구나" 하니, 자공이 "어찌 선생님을 알아주는 이가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 않으며 아래에서 배워 높이 도달하였다. 나를 알아주는 것은 저 하늘뿐이구나!" 하며 자탄하였다. 자공으로서는 자신이 공자를 안다고 생...
자공이 공자에게 "공문자(孔文子)는 어찌하여 문文이라는 시호를 얻었습니까?" 하고 물었다. 공문자는 춘추시대 위나라 대부 공어를 말하는데, 집안의 복잡한 분쟁에 휘말려 사위를 공격하려 했던 사람이다. 따라서 그렇게 훌륭한 인물이라고는 할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 자공의 속생각인지 모른다. 당시 공로가 높은 신하가 죽으면 나라에서 시호를 내리는데, 가장 좋은 시호는 바로 문文이었다. 문은 한 시대의 문화를 총칭하기도 하며 흔히 훌륭한 학문으로 이룩한 현인의 문덕文德을 일컫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공자의 시호가 문선왕(文宣王)이며 주...
군자는 언제 어디에서든 배우며 어떤 사람에게서도 배운다. 선비도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공자는 세 사람이 함께 걸어간다면, 그 가운데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고 했다. 좋은 사람이라면 그 좋은 점을 본받으려 노력하고, 만약 좋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돌이켜 자신은 그러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면 된다. 이처럼 군자는 늘 배우려는 사람이다. 푸른 산의 우람함을 보고는 태연자약함을 배우고, 흐르는 시냇물을 보면 쉬지 않고 노력하는 것을 배운다. 넓은 호수에서는 사람들을 포용하는 도량을 배우고, 바윗돌에...
군자불기君子不器라! 군자는 그릇이 되어선 안 된다. 여기서 말하는 그릇이란 무언가를 담는 용도이다. 솥이 있고 밥그릇, 국그릇이 있으며 음식을 담는 쟁반이 있다. 물 끓이는 주전자가 있고 찻잔과 술잔도 있으며 변두나 호련과 같이 제사에 쓰이는 제기(祭器)도 있다. 그런데 밥그릇과 국그릇이 엄연히 다를 뿐 아니라, 비슷한 것 같은 커피 잔과 녹차 잔도 전혀 다르다. 다시 말해 그릇마다 각자 용도가 있어 다른 소용에 넘나들지 못한다. 그런데 군자는 재능보다는 덕성을 높이 여긴다. 군자를 이야기할 때 그 덕을 가지고 논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