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가 한창이던 2020년 당시 김헌주 당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한 “의사는 공공재” 발언은 상당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전공의 파업 격화에 일조했습니다. 그런데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 및 의료 서비스는 정말 공공재일까요?저명한 경제학자 맨큐가 쓴 ‘경제학 원리’에 따르면 공공재는 누구나 그 재화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배제성이 없음), 소비에 있어서 경합성(어떤 사람이 재화를 사용할 때 다른 사람은 그 재화 사용에 제약을 받음)도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의료기관 당연 지정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의료 서
예방접종의 원리는 세균 또는 바이러스의 일부분 또는 약독화 시킨 생바이러스를 인체에 주입해서 체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항체를 만드는 기전이다. 예방접종의 내용물에는 미생물의 항원물질 외에도 부유액(일부 계란단백 포함), 보존제, 안정제, 항균제, 면역증강제 등이 함유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인체에 이물질이 들어가서 여러가지 이상반응(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예방접종 약(백신)이 시판되기 전에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실험실, 동물 그리고 자원 지원자(volunteer)를 대상으로 제품 허가 전 세 번의 임상시험을 거쳐 백신의 독성과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재해 중에서 화재는 빈번하고 손실이 크지만 예방 조치를 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처럼, 근대에 와서 개발된 예방접종은 질병 예방의 방법 중에서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이다.스페인 독감(A형 인플루엔자)은 1918년 전 세계를 강타하여 그 당시 세계 인구 16억 명 중 5,000만 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대재앙이었으며(한국 인구 1,678만 명 중 13.9만여 명 사망), 3년 전 시작된 코비드-19(일명 코로나) 확진자 수는 6.9억 명이고 사망자 6.9백만 명(한국 3.1천만 명 진단, 3.4만 명
요추 추간판 탈출증과 척추관 협착증의 치료 방법으로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크게 분류해 보자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와 통증치료 같은 비수술적인 치료방법과 척추내시경 수술과 척추고정술 같은 수술적인 치료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최근 수술 받지 않고 시술받는다는 표현으로 많은 환자가 이해하는 치료법이 있는데 경피적 신경성형술과 고주파 추간판성형술이 그러한 방법들이다. 시술이라는 표현이 이 치료법들에 대한 명확한 의학적 용어도 아니지만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며 수술을 대신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함께 환자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을 정리하면 의과대학생으로 장래 전문의 진료과를 선택함에 있어서 소아청소년과는 뭐 하나 매력적인 게 없다는 결론이다. 소아청소년과가 아닌 과를 정하든지 아니면 전공의를 안 하든지 한다는 것이다. 경쟁이 없어도, 자리가 비워져도 소아청소년과는 선택하기 싫다는 것이다. 어떠한 직업군이라도 현재는 힘들어도 미래가 밝으면 감수하지만, 미래가 보장되지 않으면 후순위로 밀려 난다. 다시 말하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월급을 올려 준다고 해도 문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방에서는 수년 전부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
필자가 의과대학 4년 동안 다닐 때 수업 시간은 주 44시간이었다. 시간당 학점으로 환산하면 일반 대학의 2배를 훨씬 넘는다. 방대한 의학을 주어진 시간 내에 가르치다 보면 이렇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학문도 마찬가지지만 가르친다고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시험을 거치면서 복습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된다. 심지어 5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당시 시험 문제를 기억하는 부분도 있을 정도이다. 이렇게 4년이 지나면 입학 때 동료들의 30% 정도는 선배들로 바뀌게 된다. 다른 학과
미세먼지는 최근 들어 지속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몽골, 중국 북부, 카자흐스탄 사막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를 포함한 오염물질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과 폐 질환과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연구에서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과 같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많이 나오고 있다.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최대 30%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2019년 세계대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
고속도로 주행차선은 차량의 성능과 크기 그리고 효용도에 따라 차선을 다르게 규정하고 어기면 범칙금이 부과된다. 즉 생명을 우선시 하여 사고 시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도 있다. 국가 주도로 전문의 제도가 정착됐는지 60년이 지났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의학이 생명 살리기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 소아청소년의 진료는 국가 자격을 갖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맡는 것이 당연하고 미래 지향적인 양질의 전문 진료 방향이며 국가가 그렇게 유도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행 의료법으로는 규제할 수가 없다. 의사면허증 소지자는 모든 질환을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전문의 자격은 의과대학 졸업 후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하고 전문의 과정4~5년(인턴 포함)의 교육을 받고 전문의 자격시험에 합격한 자에게 한하여 수여하는 제도이다. 그래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타과 전문의는 교육이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다. 어린이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진료하기 위해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자격을 갖춘 교수에 의해서 전문의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가정의학과 전문의제도는 오래되었지만 실상 교육내용을 살펴보면 그렇지가 않다. 수련기간 동안 가정의학과 수련의가 소아청소년과에 파견되어 교육받는 것
“습관이란 무섭죠. 생각처럼 안 돼요…”2000년대 초반 가수 이수영은 떨쳐내기 어려운 사랑의 습관에 대한 노래 “라라라”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이 노랫말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습관이 되어버린 것은 사랑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단숨에 떨쳐내기 쉽지 않습니다.‘의사의 말은 듣고, 의사의 행동은 따라하지 마라’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많은 의사들의 언행 불일치를 지적하는 말이라 저도 좀 찔립니다. 아마 의사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술·담배 끊고 면이나 탄수화물 섭취 줄이고 운동 열심히 하면서 체중조절을 하라는 것일 것 같습니
우리나라 어린이병원은 서울대병원(1985년)에 이어 국가 주도로 2013년 개원한 경북대병원을 비롯하여 전국에 모두 8개 대학병원에 있다. 19세기부터 유럽에 설립된 이후 미국으로 확산되었다. 어린이병원 설립의 개념은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서 나이에 상관없이 질병별로 진료과를 분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먼저 어른과 어린이(18세까지의 청소년)로 나누고 그다음에 질병 별(소아청소년과, 소아외과, 소아안과 등)로 나눈다는 것이다. 둘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아하게 생각하겠지만, 어린이는 어른이 되기까지 육체적 성장과 정서적 발달이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으로 치료받는 환자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심장 질환 역시 증가하는 추세인데, 우리나라에서 심장 질환에 의한 사망은 암 다음으로 많은 사망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심장 내과 외래 진료를 보다 보면 많은 환자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한다. 물론 그런 환자들이 전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들의 병력을 자세히 물어보고 문진하다 보면 어느 정도 심장병 (특히, 협심증) 인지 아닌지에 대한 감별이 별다른 검사 없이도 가능할 수 있다.우선 협심증이 무엇인지 간단
당시 필자가 근무했던 경북대학교 병원의 어린이병동은 36개 병상으로 대부분이 장기 입원이 필요한 혈액 및 종양 환아들이었다. 오래전부터 이 분야의 의학지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병동 간호사 13명을 대상으로 소아종양학 지지치료(supportive care)에 관한 영어 원본 책으로 주 1회씩 강의를 하여 왔었기 때문에 필자와 사제지간은 아니었지만 평소 분위기는 화기애애하였다. 주제별로 순환 발표를 하게 하였고 보충 설명으로 미국에서의 암 전문 간호사(nurse practitioner)의 역할을 이야기하면서 평소 하던 업무에 도움을 줄
눈꺼풀 떨림증은 살면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증상이다. 증상이 잠시 있다가 사라지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겠지만, 수일 동안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경우 걱정이 되기도 한다. 눈꺼풀 떨림증의 원인 및 치료,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 등에 대해 알아보자.눈꺼풀 떨림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눈꺼풀 떨림증은 특정 질환이 아니라 내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원인 중에 하나로 마그네슘 부족이 있지만 이 역시 수많은 원인 중 하나일 뿐이다. 잠을 못 자 컨디션이 떨어져도 눈꺼풀이 떨릴
환자 진료는 교수의 세 가지 업무 중 하나에 해당한다.진료 이외의 업무는 강의와 연구이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영역이다. 지금도 강의 도중에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병실로 달려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최악의 상태에서 하나를 소홀히 또는 포기해야 한다면 연구 영역일 것이다. 매년 국내외 학회에 참석해서 그동안 진행해 온 연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자기의 연구업적을 증진시키고 대학의 위상을 높이는 귀중한 영역이며, 교수진급에 필수적인 사항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이 분야는 어려워져서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다
최근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모집에서 지원자 수는 정원의 78.5%(2020년), 37.3%(2021년), 27.5%(2022년) 그리고 16.4%(2023년)로 해마다 급격히 무너졌다. 이에 따라 대구 지역 5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숫자는 정원이 매년 15명씩으로 전체 60명이지만 현재, 4년차 11명, 3년차 2명, 2년차 2명, 1년차 0명으로 전체 정원의 25%만 충원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5년에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련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어 3년차와 4년차가 같이 수료하게 되므로 동시에 사라지게 된
어제 한잔 하셨습니까?2021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에 선정된 가수 정밀아의 앨범인 ‘청파 소나타’ 3번 트랙 ‘어른’에서 가수는 젊은 시절을 훌쩍 지나 어른이 되어 비 오는 날 밤의 울적하고 이상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막걸리를 마십니다.대다수의 어른들은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으실까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술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유행이 거의 끝나가면서 요즘 저도 술자리 모임 참석이 조금 잦아졌습니다. 2015년을 정점으로 우리나라의 주류 소비량은 하락하고 있고 코로나19 대유행기를 거치
필자가 대학병원에 근무할 때 일어난 일이다. 류마티스 심장병의 예방을 위해서 매달 1회씩 페니실린 주사를 맞던 환자가 ‘아나필락시스(전격적인 심·호흡정지)’로 사망하는 매우 가슴 아픈 일이 발생되었다. 다음날 아침 ‘의료과실에 의한 사망사건이니 담당의사와 간호사를 구속 수사하겠다’고 경찰관이 원장실을 찾아왔다. 당시 다른 일로 병원장실에 있던 필자는 ‘대통령 발령의 국립대학병원 교수를 구속하기 위해서는 법무부장관의 동의서가 필요하며, 우리도 국립대학병원으로 공무수행 중이니 조사를 할 것이 있으면 병원에 와서 해야 된다’고 버텼다.
척수종양은 흔하지는 않지만, 사지의 감각 및 운동기능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는 질환이다.최근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진단 기술이 발전해 무증상인 상태에서 우연히 척수종양을 진단해 밝혀내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이러면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가에 대한 환자의 걱정과 관심이 커진다.종양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강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척추체(뼈)에 보호받는 척수(중추신경계의 일부분으로 뇌와 내장, 신체 사이에서 정보를 보내거나 받아들이는 신경통로)나 척수 주변에서 발생해 사지의 감각 및 운동기능에 영향을 준다.척수는 척추강내에 위
소아 환자들이 병의원을 가장 많이 찾게 되는 질환은 상기도 호흡기감염(일명 감기, 비염)이다. 어린이들은 1년에 3~8회 정도 걸린다. 이 질환은 해당 바이러스가 호흡기 즉, 코와 입을 통하여 흡입되어 발병한다. 면역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점막세포로 바이러스가 침투, 증식해서 세포를 궤멸시키고 혈중으로 퍼져 전신에 확산된다. 심하면 전신 증상과 함께 면역저하를 일으켜 2차 세균감염에 의한 기관지염, 폐렴, 부비동염, 중이염 등 합병증을 유발하며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키는 질환이다. 물론 모든 환자가 이렇게 중증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