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산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축복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전쟁 도발의 낌새가 보이거나 사회가 불안해지면 태평양 너머에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 가졌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타민족들이 목숨을 걸고 미국 국경을 넘는 걸 보면 미국에 사는 건 죽지 않고 천국을 경험하는 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특히 교육을 생각한다면 미국이 단연 으뜸이다. 미국에서 갖는 학위는 ‘성공’이라는 아이콘을 충족시켜준다. 그렇다고 김 여사의 아메리칸드림을 누구나 이루는 것도 아니다. 남편 없이 남매를 키웠던 김 여사에게 재봉틀은
“대통령은 딱 한 사람에게 감정이 있다.” 2011년 1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여당인 한나라당 최고위가 ‘부적격’ 결정을 내린다. 이 ‘반란’으로 정 후보는 낙마한다. 청와대가 안상수 대표를 겨냥해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예정된 만찬이 전격 취소된다.민주주의의 절차적 본질은 주권자인 국민의 뜻이 효율적으로 정치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어떤 경로가 가장 효율적일까. 수 세기에 걸친 실험 끝에 ‘정당’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정당은 심판받는 조직이다. 국민의 뜻을 제대로 수렴하고 실행하고 있는
‘수도권 공화국’으로 불리는 경제력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 심해졌다. 경제성장률에 대한 수도권 기여율이 70%를 넘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가 생산과 소비에서 모두 심화했다. 역대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모두 실패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수도권 집중투자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입법 권력의 향배를 가르는 총선 정국에도 이를 완화할 여야의 공약은 보이지 않는다. 이미
나날이, 아침저녁으로 손을 닦는다. 깨끗하고 고운 것 골라 만지고, 따뜻이 베풀며 살려고 손을 닦는다. 나날이, 아침저녁으로 낯을 씻는다. 머리 감으면 모자 털고, 목욕하면 옷 갈아입고, 맑은 정신으로 살려고 낯을 씻는다. 나날이, 아침저녁으로 입을 씻는다. 입 냄새가 난단다. 입이 보살이란다.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향기롭게 살려고 입을 씻는다. 나날이, 아침저녁으로 마음을 씻는다. 세상에 밉다 곱다 해도 쓸모없는 사람은 없단다. 나날이 미워하지 않고 살려고, 곱다 곱다 하면서 살려고 마음을 씻는다.나날이 씻는다. 낯도 씻고,
매년 선거철이 되면 곪아있던 지역감정이라는 병이 터지곤 한다.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금 마치 용암이 분출하듯 곳곳에서 지역감정이라는 마그마가 터져 나오고 있다. 아마도 지역감정이라는 고질병이 우리나라가 진일보하는 데 가장 걸림돌이 되어 왔음은 한국 국민이라면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지역감정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다음 기회에 논하기로 하고, 오늘은 동서로 나뉘어 서로를 적대시하는 한국의 현대사 이전에는 각 지역의 특성을 어떻게 규정하였는지를 살펴보자.약 600여 년 전 태조 이성계가
청년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회빙환’이라는 단어가 있다. 회귀, 빙의, 환생을 주제로 하는 웹툰이나 웹소설 등의 작품을 칭할 때 사용되는 단어다. ‘회빙환’ 작품은 한동안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전 같지는 않으나 지금도 그 인기는 시들지 않고 있다. 소재가 재미있어서인지 뻔한 결말로 인해 웬만큼 이색적인 내용이 아닌 이상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도 받고는 있음에도 시간을 넘나들고 몸이 바뀌고 다시 태어나는 장치를 가운데 둔 ‘회빙환’은 여전히 청년들이 즐겨 찾는 콘텐츠의 중심에 놓여 있다.결말을 예상할 수 없는 게
청소년건강실태조사(2022년)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주5일 이상 아침 식사 결식률은 남학생 37.4%, 여학생 40.7%로 지난 10년간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였으며, 주 3회 이상 열량이 높은 즉석식품 섭취율은 남학생 29.0%, 여학생 25.5%로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중학생보다 고등학생이 더 많이 섭취하고 있었다.게다가 텔레비전에선 오감을 자극하는 소위 ‘먹방’을 시도 때도 없이 내보내고 있으니 영양소의 균형이 갖춰지지 않고 열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여 머지않아 과체중, 비만으로 갈 확률은 아주 높다.초·중·고 12년간의 생
도저히 믿기지 않는 정치인의 언행이 또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지원 유세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 안보 정책을 비판했다.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야당이 정부를 공격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손을 연거푸 비비는 행동을 곁들인 이 날 발언은 야당 대표의 것인지를 의심케 할 정도다.이 대표는 “중국인들이 한국이 싫다고 한국 물건을 사질 않는다.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謝謝·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는 뜻)’,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되지”라고 했다. 심지어 이 대표는 중국과 대만의 양안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스킨십 소통이 돋보인다.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21일 취임식에서 미래 비전으로 제시한 장 회장은 다음날 곧바로 포스코 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100일간의 현장 경영에 들어갔다. 장 회장은 포스코그룹의 모태이자 본사가 있는 포항시와의 상생 협력 의지도 보여 주고 있다.장 회장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22일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을 찾았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 연간 생산량의 33%, 500만t을 처리하는 핵심 공장이자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침수 당시 직원들의 헌신적
고대 그리스 미술은 크레타와 미케네의 선사시대 미술 이후, 기원전 650년부터 시작되는 아르카이크 시대에서 헬레니즘 시대까지를 통칭하는 말이다. 서구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와 함께 그리스 미술이 언급될 만큼 서양 미술사를 조망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항이라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미술은 양식 변화에 따라 일반적으로 아르카이크 시대(고졸기), 클래식 시대(고전기), 헬레니즘 시대인 3기로 나눈다.독일의 미술사가이자 고고학자인 요한 빙켈만(1717~1768)은 〈그리스의 회화와 조각에 대한 의견>이란 자신의 논문에서 “우리가 위
지난해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래 가장 높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연평균 기온 13.7도로 관측 이래 가장 무더웠다. 폭염일수와 열대야일 수도 평년보다 많았으며, 역대급 더위에 이어 북극 한파도 찾아와 이상기후를 체감하게 했다.이처럼 폭염과 한파가 이어지는 시기엔 냉난방기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전으로 냉난방기가 멈춰버린다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아파트 단지 정전의 주된 원인은 고객 구내 변압기 고장이다. 아파트 내에 설치된 변압기는 아파트에서 소유·관리한다. 선풍기 1~2대로 여름을 나던 과거와는
오래전, 지역에 자리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의 일이다. 한 시민단체의 인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용은 지자체가 해안가에 새로이 조성하는 공공 조형물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그 조형물로 발생할 수 있는 경관이나 안전 문제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자료를 검토하고 예상 가능한 몇 가지 우려를 정리해 그에게 전해 주었다.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역의 시사 방송을 물색해 놓았으니, 출연해서 내 의견을 말해 달라고 그가 다시 요청해 온 것이다. 이후 방송사 측에서 실제로 연락이 왔고, 방송작가는
1950년대 초 미국에 소아마비가 창궐했다. 한 해 5만 명이 넘는 어린이가 걸려 3000여 명이 죽어 갔다. 루즈벨트 대통령도 걸렸다. 공포였다. 백신 개발이 절실했다.조너스 소크도 연구에 매달렸다. 하지만 길이 보이지 않았다. 진전이 없었다. 그는 배낭을 메고 무작정 유럽 여행길에 올랐다. 어느 날 천장이 높은 한 수도원 성당을 찾았다. 아이디어와 공식이 준비된 듯 떠올랐다. 미국으로 돌아와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 그리고 백신 특허를 무상으로 공개해 소아마비 정복 길을 활짝 열었다. 소크는 자신의 이름을 딴 연구소를 건립한다.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EU) 주요 국가가 원자력발전(원전)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21일 EU 의장국인 벨기에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미국과 유럽, 한국 등 34개국이 참석한 ‘원자력 정상회의’를 열어 원전의 봉인 해제를 공식 선언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10여 년 만에 ‘친원전’으로 돌아섰다. 이들 국가는 원전이 넷제로(탄소중립·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를 가장 저렴하게 달성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는데 뜻을 함께하고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이날 원자력 정상회의에서 34개국은 기존 원자로의 수명 연장과
허위사실은 진실한 사실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단순한 개념인 ‘허위’도 실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적시된 내용이 ‘허위’인지 여부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되고 다투어진다. 대법원은 “적시된 사실이 허위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세부적인 내용에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면 이를 허위라고 볼 수 없으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지 않는다면 이를 허위라고 보아야 한다.”고 하여(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도12430 판결),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여권 분열에 자신감을 얻자 벌써 당내서 이번 총선에 과반 승리를 언급하며 ‘대통령 탄핵’과 임기 단축 개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부터라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의 갈등 실마리를 완전히 풀고 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민주당의 이런 주장이 현실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어 보인다. 국민의 많은 사람이 유죄 선고를 받고도 당을 만들어 윤 정부를 심판하겠다며 보복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조국혁신당과 윤 정부에 절치부심하는 이재명 민주당을 왜 지지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현
프랑스의 문학가 앙드레 지드는 일기장에 이런 글을 남겼다 ‘질병은 우리에게 어떤 문을 열어주는 열쇠와 같다.’ 의미심장한 말이다. 건강하면 인생의 양지인 앞면만 보이며 편한 생활로 인생의 음지인 시련과 질병의 고통을 너무 쉽게 생각해 극복하지 못하고 평생 힘들게 헤매며 심지어 세상과 하직한다. 괴테도 ‘배울 수 없었던 것을 질병을 앓으면서 배울 수 있다’고 했다.헬렌 켈리는 ‘저는 신발이 없다는 이유로 울었다. 그러나 한쪽 발이 없는 사람보고는 신발이 없다는 이유로 울 수가 없다’는 말도 있듯이 고통인 질병은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지난 주말 2024 서울마라톤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3만8천 명의 러너들이 열기를 내뿜으며 도심 속 레이스를 한껏 펼쳤다. 필자 또한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 동문까지 이어지는 42.195km 풀코스에 호기롭게 도전했다. 그리고 2시간 57분 17초에 완주하여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꿈의 기록이라 할 수 있는 서브3(3시간 내 풀코스 완주)를 달성했다.요즘 국내 마라톤 인기가 한층 높아졌다. 운동장 트랙뿐만 아니라, 강변과 공원 등에서 혼자 또는 무리 지어 달리는 광경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마라톤 인구
알베르토 자코메티 조각은 사실 부담스럽다. 철사처럼 메마른 다리와 팔. 생각할 수 있는 뇌를 담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작은 머리. 바람이 불면 날아가 버릴 것 같은 몸이다. 피카소가 재능을 질시했다는 그는 20세기 최고 조각가로 손꼽힌다. 작품 최고 가격이 2000억 원을 넘는다. 그는 왜 더 이상 건조될 수 없을 만큼 건조된, 미라 같은 형상으로 인간을 만들었을까.그는 청년기에 기차여행을 하다 한 노인을 만난다. 예술에 깊은 영감을 갖고 있는 자코메티에게 노인은 매료됐다. 헤어진 뒤 아쉬움이 남은 그는 자코메티를 찾는 신문광고
정부가 20일 올해 입시부터 늘어나는 의과대학 입학 정원 2000명을 비수도권 대학 중심으로 배정했다. 이에 따라 경북·대구권 의대 정원도 2배 가까이 늘게 됐다. 동국대(경주)가 49명에서 120명으로 가장 많이 늘어난다. 경북대는 110명에서 200명, 계명대와 영남대는 각각 76명에서 120명, 대구가톨릭대는 40명에서 80명으로 정원이 증가했다. 경북대는 정원 200명으로 매머드급 지방의대가 된다.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진작에 이뤄졌어야 할 증원이다. 정부가 정치적 손익이나